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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에 찾아온 뮤지컬 ‘애니’, 관객의 마음을 녹이다

 

뮤지컬 ‘애니’는 해롤드 그레이의 little orphan annie(고아 애니)을 원작으로 1976년 코네티컷의 굿 스피드 오페라 하우스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2006년 현재까지 30년을 롱런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 뮤지컬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애니’는 대본상, 각색상, 가사상, 안무상, 무대미술상, 여배우상 등 7개 부문의 토니상 수상 및 그래미상, 뉴욕 드라마 비평가들이 주는 최우수 뮤지컬상 등 뮤지컬계의 최고상들을 휩쓸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 뮤지컬 ‘애니’가 2006년에 한국에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고, 그 사랑에 힘입어 2007년 앙코르 공연에 돌입했다.

- 늘 고아원 친구들과 함께한 ‘애니’
‘애니’는 참 밝은 아이다. 늘 술에 취해 있는 고아원 원장 ‘해니건’이 아무리 행패를 부려도 ‘애니’는 고아원 친구들과 함께 꿋꿋이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비록 식은 옥수수죽을 주식으로 먹을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지만 아이들은 애교 섞인 투정을 할 뿐 운명처럼 잘 받아들인다. 그렇게 생활하고 있는 ‘애니’는 부모님이 언젠가 데리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희망을 ‘애니’역의 이지민은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로 이끌었다. 부모님의 편지 한 장과 낡은 목걸이를 간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지는 ‘애니’를 말이다. ‘애니’는 차가운 뉴욕거리에서 부랑자들을 만나도 늘 밝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을 마음속으로 늘 그리고 있지만 ‘애니’는 같은 고아원 동생을 항상 먼저 챙긴다. 그러한 ‘애니’의 모습은 이런 딸이 있었으면, 이런 언니(누나)가 있었으면, 이런 동생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 무대로 옮겨진 20년대의 뉴욕
뮤지컬 ‘애니’의 무대세트 또한 화려했다. 경제공황당시의 2,3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뮤지컬은 그 때 당시의 느낌을 무대에 옮겨놓았다. 고아원은 그야말로 춥고 어둡게 느껴졌다. 넓은 무대에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의 색깔은 썰렁하고 삭막한 고아원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 주었다. 그에 반해 억만장자 ‘워벅스’의 집은 화려하고 빛이 날 정도로 대조적이었다. 2층 공간에 여러 개의 방과 ‘워벅스’의 서재, 또한 전반적인 집의 느낌은 객석까지 눈부셨다. 화려한 뉴욕의 거리, 뉴욕의 뒷골목 등 여러 세트들이 씬마다 적절히 바뀌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 술에 절어있는 ‘해니건’과 그녀를 사랑하는 고아원 아이들
‘해니건’은 늘 술에 취해 있고, 아이들을 착취하고, 그러면서 늘 아이들에게 자기를 사랑하도록 강요한다. 가끔씩 집에 들르는 남자들이 치근대는 것을 조금은 즐기는 듯하다. 악덕 고아원원장이지만 그녀 또한 늘 사랑에 굶주려 있다. 그러면서도 ‘해니건’은 다른 이들에게 고상하고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천사 같은 원장님으로 비춰지길 원한다. 배우 전수경은 그런 ‘해니건’을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때로는 미치광이처럼 표현했고 가끔의 애드리브는 관객을 웃겨주었다. 천진난만한 어린 고아원 아이들의 연기도 보는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었을 것이다. 맑은 목소리를 가진 10여명 아이들의 합창은 여느 프로배우들 못지않았으며 각각의 캐릭터도 아이들의 특성을 잘 살려준 것 같다.

- 희망을 노래한 애니, Tomorrow
온 가족이, 연령대에 구분없이 볼 수 있는 뮤지컬이 거의 없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 ‘애니’이다. 이 뮤지컬은 그냥 우리가 흔히 아는 권선징악 스토리에 스펙터클함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전체적으로 내용도 훤히 보인다. 결국에는 애니가 행복해지는 것, 그 결말을 뻔히 알지만 이 공연을 본 어린아이부터 나이든 어른까지 그들은 많은 감동을 안고 공연장을 나섰을 것이다. 11살의 꼬마가 세상을 살아나가는 방법을 노래한 Tomorrow는 대통령을 감동시켰고, 그 꼬마의 순수함과 솔직함, 아이가 가진 아픔은 차갑디 차가운 억만장자의 가슴을 녹였다. 그렇듯이 2007년의 ‘애니’도 12월에 공연장을 찾은 얼어붙은 관객들의 마음을 녹였을 것이다. ‘애니’가 부른 노래에 감동을 받고, 어린아이들이지만 무대에서 보여준 프로다운 실력들은 객석의 어른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들고 불안한 요즘, 우리는 ‘애니’의 노래처럼 내일의 해가 뜨면 꿈꿨던 희망을 걸 수 있고 어려울 때 견뎌나갈 수 있는 한 자락의 희망을 안고 싶다. 이 뮤지컬 ‘애니’는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2008년에도 새롭고 더 나은 ‘애니’로 관객 곁을 찾아오길 희망한다.


뉴스테이지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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