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시끄러웠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다. 가난했고 고아와 과부들이 생겨났다. 대포알이 떨어질 때마다 여자와 아이들은 공포에 두려워했다. 어떤 말로도 위로되지 않는 전란의 때, 그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연극 ‘웃음의 대학’은 그런 시대적 배경을 뒤로한다. 극 중 작가는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검열을 신청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검열하는 검열관은 이런 시대에 희극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냉철인. 이 작품은 시종일관 ‘웃음’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는 검열관과 무슨 일이 있어도 ‘웃음’을 사수해야만 하는 작가의 대립으로 채워진다.

대립이라지만, 포스터 속 두 남자는 웃는다. 권위가 느껴지는 검정색 제복에 불허가 도장을 들고 있는 검열관은 가볍고 능청스러워 보인다. 잘깍인 연필을 손에 쥔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얼굴엔 미소. 곧장이라도 자신이 쓴 대본을 읽다가 배를 잡고 구를 것 같다. 일본의 극작가이자 코미디의 황제 미타니 고키가 쓴 연극 ‘웃음의 대학’은 웃음이 가진 힘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포스터는 거리 곳곳에 붙어서 때마침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속삭인다. 유머만이, 지친 우리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고.

지난 해 황정민, 송영창 주연으로 초연돼 2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연극 ‘웃음의 대학’은 올해 봉태규, 안석환, 송영창 주연으로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오는 2010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에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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