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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95] 뮤지컬 ‘이프덴’2023년 2월 26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1.2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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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나 사건, 때로는 모든 사회적인 환경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정. 지금, 이 순간의 선택으로 내 인생이 바뀐다면? 뮤지컬 ‘이프덴’은 순간의 선택으로 달라진 결과를 통해 순간의 소중함과 어떠한 선택, 결정에 대한 책임, 결과에 대한 모든 상태와 환경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는 다소 오싹하면서도 특이한 작품 중의 하나다. 

작품은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선보였고 국내에서 2011년 초연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과 토니상 최고 음악상, 최고 오케스트레이션상과 여우주연상을 석권한 바 있는 극작의 ‘브라이언 요키’와 작곡의 ‘톰 킷’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만든 뮤지컬이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이혼 후 10년 만에 뉴욕에 돌아와 도시계획국에서 일하게 되는 39세의 캐리어 우먼이다. 10년 만에 메디슨 스퀘아 가든에서 만난 친구 케이트는 그녀를 ‘리즈’로, 대학 동창 루카스는 그녀를 ‘베스’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엘리자베스는 케이트와 만나자마자 브루클린에서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을지, 뉴욕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거리 행동에 루카스를 따라나설지 선택해야만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그 결정에 따라 엘리자베스의 인생은 ‘리즈’와 ‘베스’로 나뉜다. 

작품은 잘 짜인 퍼즐처럼 치밀한 구조 안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각 캐릭터의 감정과 고민, 선택과 결정으로 달라진 작금의 상태를 완벽하리만치 탄탄하게 풀어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한국 전자제품의 카피 문구처럼 한순간의 선택일지라도 인생의 향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삶의 변화와 운명, 그로 인해 빚어진 삶의 상태와 상황들과 환경의 변화, 그리고 거기에 비례한 ‘리즈의 삶’과 또 다른 ‘베스의 삶’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순간이 선택으로 달라지는 인생과 사랑의 관해 이야기한다.  

뮤지컬 ‘이프덴’은 제대로 된 옷을 맞춤으로 입혀 낸 듯한 음악적 스케일과 BGM, 리듬과 템포의 강약 변화와 변주, 산뜻하거나 다급하듯 생경하다가 이내 감미로운 멜로디를 선보인다. 각 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다양한 관계 속에서 부딪힘과 흩어짐으로 인한 개연성을 또다시 얽히게 하거나 풀어 낸 듯 엮어 내기도 하며 당면한 상황과 직면한 상태에서의 감정과 생활의 변화를, 탄식하듯 저절로 인정하고 감탄할 만한 다양한 음악적 활용으로 어느새 우리는 뉴욕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이 극사실적이면서도 세련되고 감각적인 도회적 삶의 모습과 순간들을 저절로 누비며 만끽하게 된다.

조수현 무대디자이너의 영상과 무대, 마선영의 조명과 홍문기의 의상, 최영은의 소품, 김민경의 분장 디자이너들과 김수빈 번역과 우리말 가사, 구소영 음악감독과 지휘, 이현정 안무가, 김방근 기술감독과 이지안 무대감독, 그 중심에 선 성종완 연출과 제작사 쇼노트 프로덕션의 제대로 된 협업이다. 더불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여실히 증명한 국내 내노라하는 명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세련되고 감동적인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냈다.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무대에 동화되며 뉴욕과 동시대 여느 대도시에서의 자신과 주변 삶의 모습들이 오버랩하게 된다. 

리자베스 역할로 제대로 복귀한 배우 정선아는 최고의 기량을 갖춘 뮤지컬 배우로서 시원하고 맛깔스러운 가창과 열연을 선보였다. 자존감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것은 이 작품을 선택하고 관람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와 더불어 기분 좋은 에너지를 향유할 수 있게 된다. 그녀의 매력을 무대에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선택 중 최고의 축복일 정도다.

루카스 역의 배우 에녹의 다정다감하고 포근한 보이스의 기막힌 가창과 물 흐르는듯한 자연스러운 연기와 매력적인 비주얼, 조쉬 역의 배우 조형군의 진정성 있는 꿀보이스는 정선아 배우와 더불어 최고의 음악적 브랜딩의 정점을 찍은듯한 달콤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였다. 케이트 역의 배우 최현선의 당차고 시원시원하며 믿음직한 극태와 가창, 스티븐 역 배우 조휘의 다소 느끼한 듯 듬직하고 안정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매 순간 움직임 자체가 시가 되는듯한 아름다운 몸태의 매력적인 앤 역의 배우 정영아 등의 조연과 더불어 생기발랄하고 매 순간 정성과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며, 극의 깨알 생기를 불어넣는 앙상블들의 열연은 다시 한번 이 작품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비장의 비타민들이다. 

뮤지컬 ‘이프덴’은 미국의 유명한 시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넘어, 순간의 선택과 결과들을 마치 웹툰이나 영화처럼, 무대 위에 사실적으로 그려 내 공감대와 더불어 작금의 자신과 주변의 상태를 돌아보게 한다. 오는 2023년 2월 26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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