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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여신이 나에게 관대한 미소를 짓지 않는가? 나에게 삶이란 당장이라도 벗어던지고 싶은 짐일 뿐인가? 하지만 생각해 보라. 당신은 스스로를 웃게 하는 그 ‘방법’을 알고 있다. 여기 당당히 ‘휴먼’과 ‘코메디’라는 이름을 걸고 거의 10년째 한국 관객의 진정한 웃음을 사고 있는 연극 한 편이 있다. 바로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연극 ‘휴먼코메디’이다. 아, 그렇다고 이 작품이 결코 거창한 인생론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단지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너무나도 친근한 우리네 모습, 그 제목 그대로 ‘인간적인 코메디’일 뿐이다.
연극 ‘휴먼코메디’는 <가족>, <냉면>, <추적>의 3가지 에피소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독립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휴먼’이라는 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소통한다. 또한 이 세 가지의 이야기는 하나의 공통된 표현방법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호흡을 이용한 ‘움직임’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극 전달에 있어 대사를 앞서가며 매우 함축적이다.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없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화려하다. 배우들은 움직임과 움직임사이의 그 짧은 호흡을 여유롭게 이용한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에 오히려 관객들이 당황스럽다. 그 호흡이 익숙해 질 때쯤 이 작품은 다른 선물을 선사한다. 바로 눈물이 담긴 ‘웃음’이다.
‘휴먼코메디’는 오감을 감치는 웃음으로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의 웃음은 다른 작품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것은 앞서 말한 극의 표현 방식 즉,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 배우들의 ‘움직임’은 절묘한 타이밍으로 그들만의 무대언어가 된다.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을 ‘진정한 코미디’라고 하는 이유이다. 특별한 소품이나 대사 없이 오로지 움직임과 타이밍으로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관객에게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저절로 웃게 한다. 말장난이나 유행어, 과장된 몸개그로 이루어진 일부 다른 작품의 코미디와는 다르다.
또한 ‘휴먼코메디’의 웃음은 제목처럼 ‘인간적임’을 담고 있다. 눈물 나는 웃음부터 여운이 남는 웃음, 생각하게 하는 웃음, 순간적인 박장대소까지 다양한 인간사를 닮아 있다. 바로 이것이 ‘휴먼코메디’의 관객이 유난히도 가족이나 넥타이 부대가 많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이 작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세대와 계층을 넘어 공감된다. 21세기에서 ‘웃음’은 중요한 코드다. ‘휴먼코메디’는 격변하는 시대를 논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웃음’을 선사한다. 설사, 22세기가 당장 내일 온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작품의 주역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관객과의 호흡이다. ‘휴먼코메디’의 배우들은 관객을 오랜 친구 대하듯 한다. 마냥 친절하지도, 마냥 내외하지도 않는다. 이들의 과감한 관객과의 소통은 ‘우리가 뭘 보여줄게’가 아니라 ‘우리 함께 놀아보자’이다. 이 성숙된 노련미는 배우들의 피와 땀이 담긴 노력이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괜찮다. 왜냐하면 그것 하나로 객석과 무대의 벽이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배우들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관객, 그것으로 충분한 듯 보인다.
‘휴먼코메디’에서 보여주는 세 가지 에피소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내는 토종의 색과 향을 지녔다. 그런 삶의 ‘진정성’이 안단테(Andante)의 곡조로 흘러내린다. 마치,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숨을 것도 감출 것도 없던 ‘처음’말이다. 이런 ‘처음’에 많은 관객들이 울고 웃는 것을 보면, 우리 인생이 변한 것 같아도 실은 ‘변한 것이 없다’는 말이 맞나보다. 오늘 만난 진짜 ‘웃음’에 내 소중한 마음 한편을 비웠다. 인간은 웃을 수 있기에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인간적임에 여러 표를 얻은 작품, 좀처럼 단점을 찾기 힘든 작품, 바로 연극 ‘휴먼코메디’다.
관람일_12월 20일 틴틴아트홀 Cast_백원길, 권재원, 조재윤, 이은주, 이지선 , 방현숙 연출_임도완 제작_사다리움직임연구소
뉴스테이지 공정임 기자 kong24@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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