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제는 이처럼 서양인들의 체형에 맞춰진 ‘기본기’를 중요시한다는 것. 더 나아가 그것을 숭배하고 종교적으로 까지 믿고 있다는 것이다. 즉 기본기를 안 한다는 것이 터부시되는 한국의 무용실정이 과연 세계에서 얼마의 인정을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세계의 춤꾼들이 과연 한국 춤이 최고라고 찬사를 보낼 것인가? 혹은 그저 영원히 가능성 있고 열심히 하는 나라로만 인식될 것인가? ‘춤’이라는 것이 ‘체육’이 아니고 ‘예술’이라면 그들보다 앞설 뿐 아니라 우리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작금의 무용계는 ‘기본기’라는 것이 무용수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으며, 그것이 곧 ‘무용’은 ‘체육’이라고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의 현대무용은 발레에서 전해온 ‘바’라는 기본기 과정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그 ‘바’라는 과정은 몹시 힘들고 한국인의 체형을 괴롭힐 뿐 아니라, 체육적 인내를 요구하는 운동이며 대부분의 무용수들은 이것을 못하면 춤을 잘 출 수 없다는 인식마저 갖고 있다. 이처럼 제도화된 동작 속에서 무용수들은 자유로이 길들여진 예술가 보다는 ‘운동선수’로서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기본기에 너무 빠져 버리면, 그것에 얽매여 창조성을 잃게 되는 것인데 말이다. 처음에는 이로울지 모르나 나중에는 해가 되는 것, 그것이 ‘기본기’에 질식하는 것이다. 기본기라는 기능적인 면과 춤이라는 활동적인 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기본기를 잘 한다고 춤을 잘 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내려온 무용 움직임이 신체에 맞춰져가는 보편적 균형운동이지 기본기가 곧 춤을 잘 출 수 있는 유일한 연습법은 아니라는 말이다. 춤을 잘 추기 위해서는 춤추는 것을 연습해야지 왜 기본기가 안 되면 춤을 출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그러한 고정관념에 ‘바’를 던지고 싶다. 춤을 잘 추고 싶다면 춤추는 법을 연습하라! 춤을 추는 것을 보고 기본기가 안 돼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당신의 춤이 멋지지 않기 때문이다. 춤은 기본기가 아니라 춰서 멋있고 춤 같아야 춤이다. 기본적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그들과 다른 춤을 춰라. 현대 무용의 창시자인 이사도라 던컨도 기본기가 없었다. 그녀가 러시아에서 공연을 했을 때 당시 이런 비평을 받았다고 한다. ‘기본기도 되어있지 않는 막 춤꾼 같다’고 말이다! 기본기에 너무 빠져 헐떡이지 말고 자신의 춤을 만들어라. 정 기본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자신의 신체에 맞는 기본기를 만들어라. 그 정도로 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춤을 그만 둬야 한다. 혹은 추종자로서 영원히 위인 밑에서 춤을 추는 것 자체에 기쁨을 느끼고 만족 한다면 그렇게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진정 춤은 운동이나 체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가 되어라. 자신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춤을 만들어 춘다면 그는 정말 위대한 무용수일 것이다. ‘자유로운 인간은 한 사람의 전사(戰士)다’라고 니체가 말한 것처럼 기본기에 허우적거리는 제도적 인간 속에서 예술성을 잃는 것보다는 예술 속에 전사가 되어 자신의 창조적 사유와 춤을 무기로 전술을 펼쳐 자신의 것을 되찾든지, 빼앗든지, 창조하든지, 지키든지……. 그것이 진정한 예술가가 성취하고 싶은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진리는 추악한 것이다. 진리에 의해서 망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예술을 갖는 것이다.” ![]() 글_이우재 up_rockper@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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