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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미치거나 혹은 사랑스럽거나, 연극 ‘러브스토리’의 ‘나광년’!

 

무인도에 혼자 떨어뜨려놔도 잘 살 것 같은 여자, 물에 빠졌을 때 입만 동동 뜰 것 같은 여자, 출처를 알 수 없는 자신감을 지닌 여자, 뻔뻔스러움이 하늘을 찌르다 못해 우주까지 날아갈 것 같은 여자가 여기 있다. 그녀는 바로 연극 ‘러브스토리’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나광년’이다.

‘나광년’은 등장부터 요란뻑쩍지근하다. 그녀는 작가인 ‘우진’과 연극배우 ‘대협’의 옆집에 이사 온 여자이다. 그리고 지금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간간히 번역일과 인터넷 소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런 그녀이기에,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생활패턴이 다르다. 즉, 남들이 한창 깨서 움직일 아침이나 낮에는 숙면을 취하고, 남들이 자는 밤에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잠자는 사자같은 그녀의 코털을 건드리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눈치 없는 연극배우 ‘대협’이 발성 연습한답시고 음치를 뽐내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 것이다. 곧이어 무서운 기세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들이닥쳤다. 분홍색 잠옷 바람에, 아무렇게나 묶은 흐트러진 머리, 그리고는 따발총처럼 무섭게 퍼붓는 그녀의 목소리는 등장인물인 ‘우진’과 ‘대협’뿐 아니라 관객들까지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더니 그녀, 뻔뻔하게 자신의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우진’과 ‘대협’의 집에 맘대로 눌러앉는 무례함을 선보인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다는듯 안경을 쓰더니 ‘대협’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알고 보니, ‘대협’은 그녀가 예전부터 좋아했던 연극배우였던 것이다. 관객들은 어느덧 180도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갑자기 겸손하고 정중한 태도를 보이던 그녀는 곧이어 참다못한 ‘우진’과 ‘대협’에 의해 쫓겨난다.

관객들은 여기서 그녀의 행동반경을 예측할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계속적으로 ‘대협’의 주위에 맴돌며 뻔뻔한 만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정답은 YES다. 그녀는 뻔뻔함의 최고봉을 보여주며 계속 ‘우진’과 ‘대협’의 집을 자유자재로 드나들면서 ‘대협’과의 사랑을 키워나간다. ‘대협’이 그녀를 싫어하건 그녀를 거부하건 상관하지 않고 말이다.

‘나광년’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관객들은 그녀가 어떤 캐릭터 인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뻔뻔함과 당당함,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는 무신경함, 그리고 하루 24시간 지치지 않는 건전지 같은 에너지와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우는 캔디 같은 지나치게 명랑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처음에 관객들은 그녀의 등장과 그녀의 모든 행동에 반응하며 당황해 할 것이다. 하지만 곧 이어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에너지와 흠뻑 빠지게 되는 무서운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왜냐하면 관객들은 그녀의 ‘대협’을 향한 일편단심 민들레같은 사랑과 저돌적이지만 그를 향한 열정, 그리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상 속에 살다 보면 참 가지각색의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난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정말 맑고 순수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관객들은 초반엔 미친 여자, 혹은 미저리처럼 보이던 ‘나광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어느덧 그녀가 내뿜는 순수한 열정과 에너지에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언제나 진심을 통하기 마련이다. 겉으로 포장하고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사람들에 비해 ‘나광년’은 순수하게 자신의 모든 마음과 생각을 드러낸다. 그리고 온 몸으로 ‘대협’을 향한 사랑을 표현해 낸다. ‘대협’의 마음을 얻기 위해 꿍꿍이 속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문제는 그게 다른 사람들 눈에 뻔히 보인다는 거다. ‘대협’ 스스로 자신이 어떻게 ‘나광년’과 이어진 건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한 것처럼 관객들 역시 그녀에게 언제 빠졌는지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 모두 결국엔 인정할 것이다. 연극 ‘러브스토리’의 마스코트이자 웃음 바이러스인 ‘나광년’은 참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는 것을 말이다. 미치거나 혹은 사랑스럽거나, 연극 ‘러브스토리’의 ‘나광년’은 ‘대협’과 관객들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간 톡톡 튀는 매력의 귀여운 캐릭터요, 연극 ‘러브스토리’에서 사랑을 하는 한 사람의 여자였다.

연극 ‘러브스토리’는 2008년 6월 29일까지 ‘미라클 씨어터’에서 공감 가는 사랑이야기로 관객몰이를 한다.


이종미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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