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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멜로드라마, ‘사랑도 의무가 될 수 있을까?’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흥행몰이를 한 장유정 작가가 연극으로 다시 돌아왔다. 9월부터 시작한 공연이 성공리에 끝나고 11월 8일부터 연장공연에 들어갔다.

- 낯익으면서도 낯설은 주제, ‘사랑’
‘멜로드라마’는 제각기 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다섯 남녀의 다른 사랑을 그리고 있다.
미현은 어릴 때의 교통사고로 정신지체아가 되었지만 순수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냥 아이스크림이 마냥 좋은 순진한 어린아이 같다. 미현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성당을 가야하냐고 동생에게 떼를 쓴다. 재현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픔을 안은 채, 누나를 돌보며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키워간다. 그가 쓰는 시나리오 ‘멜로드라마’로 인해 유경과 찬일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이렇게 낯익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 연극을 낯설음으로 잘 풀어내었다. 또한 기승전결의 완벽한 플롯구조를 통해 관객들의 감정의 line을 극적으로 이끌어냈다.

- 사랑과 제3세계 음악과의 결합
장유정 연출이 각지로 다니면서 수집해온 제 3세계 음악은 관객에게 익숙한 음악이 아니다. 하지만 길지 않게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음악들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감미로운 Violin선율은 어딘가 귀에 익은 듯하고 쿵짝쿵짝 리듬은 단순하다. 하지만 그 음악들은 이 연극의 분위기를 대변해주었고, 관객들에게 그것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였다.

- 잊고 있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다섯 남녀
남매 중 누나인 ‘미현’ 은 순진무구함을 잘 표현했고, 배우 김지성은 인간 근원 속에 숨어있는 ‘순수의 진정’을 잘 끌어낸 연기를 보여주었다.
남매 중 동생인 ‘재현’은 심장이식수술로 인해 죽음에 대한 공포감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누나를 돌보면서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드러내는 작업들이 젊은 관객에게는 ‘성공 스토리’에 부합된 캐릭터로 각인시키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유경’은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서 완벽함의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완벽함 속에 내면의 갈등을 느끼고 있었다. 불륜이 비록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녀는 결국 이혼을 선택한다. 이렇듯 ‘유경’은 사랑이라는 마지막 선택에 있어서 ‘불확정속의 확정성’을 잘 드러냈다.
‘찬일’은 ‘유경’에게 괜찮은 남편까지 있다는 소리를 듣게 하기 위해 겨우 회사에 다니는 인물이다. 아내인 유경과 정반대인 ‘미현’을 만나면서 그녀의 순진함에 반한다. 이렇듯 ‘찬일’은 완벽한 여자 속에 상하역전관계가 되어가는 현대사회의 ‘남자의 자리’를 공감 있게 잘 이끌어냈다.
‘소이’는 ‘재현’을 숙명이라고 여기고 그와 함께 ‘미현’을 돌보며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재현’에게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서 소외받고 힘들어한다. 이런 그녀의 숙명이 앓이로 잘 표현되어 관객들에게 가슴 저민 사랑을 잘 전달했다.
이 각 5명의 캐릭터는 분명한 라인선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화롭게 어울려 전체 플롯 구조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즉, 전체적인 플롯도 좋았지만 플롯을 받치는 캐릭터의 라인선들이 공감과 분명함을 주었기 때문에 5개의 사랑이 엮어졌을 때 오는 공감, 감정의 증폭이 커졌다.

‘꼭 결혼 안에서만 사랑의 결실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라는 장유정 연출의 말처럼 연극 ‘멜로드라마’는 제도에 갇혀 지내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에 그 기준을 두고 거기에 맞춰 모든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이 연극은 지금 내 옆을 지켜주는 그(그녀)를 소중히 생각하고, 우리자신에 대해서 더 솔직하고 당당해지자고 소리치고 있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대학로문화공간[이다]2관에서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백수진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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