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3.12.1 금 12:58
상단여백
HOME 댄스
[취재기] 국수호의 춤음악극 ‘사도세자이야기’, 무대에 펼쳐진 종합예술의 아름다운 조화

 

국수호의 춤음악극<思悼> ‘사도세자이야기’가 지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박물관 내(內) 극장 용에서 공연되었다. 국수호가 안무한 ‘사도세자이야기’는 지난 7월 16일 ‘2008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에 초청될 만큼 세계적인 작품이다.

익히 알다시피 영조의 둘째아들 사도세자는 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28살의 젊은 나이로 뒤주에 갇혀 죽게 되는 인물이다. 안무가 국수호는 이런 사도세자의 기구한 운명을 춤 음악극이란 새로운 형식으로 무대에 올렸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국수호 답게 전통 무용에 서양 악기를 접목시킨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

한국무용과 서양음악은 언뜻 어울리기 상극처럼 보일 수도 있다. 특히 그랜드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서양의 대표적인 악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사도세자이야기’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린 환상의 어울림이었다. 무대 위에 놓여진 2대의 그랜드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한국적인 선율과 음색이 가미되어 춤과 함께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더불어 이러한 춤과 음악에 소리까지 전해져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더욱 부각시켜주었다.


무대 위의 무용수들은 사도세자와 영조, 정조, 혜경궁홍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이다. 그들은 춤을 통해 각각 인물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주었다. 그 중 사도세자를 맡은 무용수는 안무 뿐 아니라 표정연기로 무대를 압도했다. 특히 아버지 영조를 향한 두려움과 분노는 작품이 클라이막스에 이르렀을 때 가장 정점이었다. 또한 그가 붉은색 줄에 매달려 고뇌 했을 때는 사도세자의 아픔과 처절한 몸부림이 표현됐고, 아들 정조를 들어 올리거나 함께 뛰면서 어울렸을 때는 극진한 아버지의 사랑이 잘 드러났다. 이 외에 영조는 강하고 역동적인 안무를 통해 냉철한 왕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었고,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죽음과 싸울 때, 공중에 몸을 날리면서 슬픔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더불어 혜경궁홍씨를 맡은 여자무용수는 손으로 눈을 가리거나 피루엣을 돌면서 남편을 향한 애도와 아들 정조를 향한 안타까움을 가냘픈 몸짓으로 잘 전달해주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작품을 가장 빛나게 한 부분은 사도세자가 죽는 장면이었다. 사도세자는 무대의 맨 앞에 설치된 물속에 빠지게 됨으로써 가장 슬프고도 가장 극적인 죽음을 안겨주었다. 이는 뒤주라는 공간을 물로 형상화시킴으로써 작품의 효과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또한 무대 중앙에 놓여진 계단을 통해 사도세자가 죽고 난 후 그 계단에 오르게 한 점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사도세자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단에 오르게 함으로써 그동안의 한과 아픔을 풀어내는 의미를 부여했다.

국수호는 명실공히 한국 춤의 대가다. 그러나 국수호이기 때문에 작품이 빛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이 국수호를 빛나게 한다. 이번 공연은 과연 국수호 답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무대였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