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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황정민 1년 만에 무대 복귀…연극 ‘오이디푸스’2019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극 ‘오이디푸스’가 11일 오후 2시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연출 서재형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과 배해선, 받은석, 남명렬, 최수형, 정은혜가 참석해 포토타임과 간담회가 진행됐다.

작품은 배우 황정민이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10년 만의 무대 복귀작 연극 ‘리차드3세’ 이후 1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는 연출 서재형과 작가 한아름을 주축으로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김영빈 조명디자이너, 조윤형 소품디자이너, 김미정 의상디자이너, 김유선 분장디자이너, 김상훈 무대감독 등이 ‘리차드3세’를 이끈 창작진이 대거 합류했다.

Q. 리차드 3세 흥행 이후 함께 하게 된 배경?

서재형 연출: 전 작품 연습 과정에서 황정민 배우의 생각과 연습을 가깝게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운이 닿으면 비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하고 있었다. 운명처럼 전작과 비슷한 시기에 오이디푸스를 하게 됐다. 리차드3세 때 기억이 있어서 주변 방해와 관계없이 작업을 밀게 됐다.

황정민: 관객이 다행스럽게도 작품을 좋아해 주셨다. 어떻게 보면 최고의 흥행작이 돼버렸다. 그러면 모든 관계가 좋아진다. 나쁜 것도 좋아진다. 좋은 장점이 제 머리에 있기에 이 작품도 제작사와 작가 등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분들과 친해지려면 또 작품이 잘돼야한다. (웃음)

Q.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에 관해 이야기한다.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이라고 하셨는데 운명 안에서 살아야 하나?

서재형 연출: 운명의 휩쓸려 살아가는 게 인생일까, 어렵지만 딛고 일어나는 것이 인간이지 않을까. 그가 운명을 이기고 잘 됐을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인간으로서 힘듦을 이겨내는 것을 두껍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싶다. 그 순간을 담담하게 그려보려는 것이 목적이다.

Q. 특별한 연출방안이 있나?

서재형 연출: 스태프를 괴롭히는 연출가다. 벌써 수십 장의 뭔가를 받아내고 반복, 칭찬 등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 배우들과 열심히 한 결과로 관객을 만나겠다.

Q. 연습실에서 못한 말이 있나?

연출: 연출가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각 파트에서 잘하는 배우들을 제가 조련해서 관객에게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복이지만 제 잘못된 선택으로 모두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다. 잘 끝나서 오랫동안 보고 싶다.

Q. 남명렬 배우는 무대와 떨어트려 생각할 수 없다. 연극이란 뭘까?

남명렬: 1995년도에 ‘오이디푸스’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이오카스테 역이었다. 다른 장르는 변주가 되어 새롭게 제작되는 것이 흔치 않다. 연극은 새롭게 재공연된다. 예술가들이 자기 방식대로 해석한다. 나이가 드니까 이오카스테 역을 맡을 나이는 아니다. 고전은 나이 들어도 다른 역을 섭렵할 수 있다. 연극은 오로지 무대 위에서 스스로 편집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준비한다. 그만큼 어렵지만, 더 큰 희열이 있어서 계속하고 있다.

Q. 황정민과 배해선, 학교 선후배 관계?

배해선: 황정민은 존경하는 학교 선배다. 과거 뮤지컬 ‘의형제’에서 만났다. 저의 뮤지컬 첫 작품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를 많이 아껴주고 알려주고 성장 과정을 지켜봐 주셨다. 잊을 수 없는 제 인생의 큰 그림자다. 이번에 작품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긴장되고 기대된다. 제가 얼마만큼 최선을 다해 몰입하고 작품에 뛰어들 수 있을지가 모험이고 걱정된다. 선배가 버텨주니까 연극무대에서 자주 뵙는 것이 좋다. 기대된다.

Q. 리차드3세 이후 달라진 점?

정은혜: 지난해에 대극장에서 한 달 동안 연극을 하는 것은 제 인생에 처음이었다. ‘1억 배우’를 만나 침 튀기며 대사를 주고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꿈같은 일이었다. 1년 만에 다시 뵙게 됐다. ‘리차드3세’를 보면서 매 순간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 명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좋은 양분을 받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큰 영광이다. 제가 한 달 전 출산을 해서 인생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데도 배우로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 모든 걸 내어놓고 무대에서 살겠다.

Q. 출산 전후 차이가 있나?

정은혜: 연출님과 처음 뵌 건 창극 ‘메디아’였다. 연극을 통해 배우라는 직함을 받게 되었을 때 작위를 받은 것처럼 큰 무게로 다가왔다. 황정민 배우와 말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구나. 끈끈한 팀워크가 생긴 것 같다. 연극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서로 믿으며 상호 유대관계에서 범접할 수 없는 팀워크가 일어날 것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보필하고 잘 쓰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출산하고 나니 대본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아기 울음소리, 버려진 아이 등 지문 하나에도 가슴이 미어진다. 눈먼 예언자 역이지만 운명의 굴레 안에 벗어날 수 없었던 동정 연민이 와 닿는다. 작품 안에 잘 녹여 풀어내고 싶다.

Q. 연출에게 바라는 점?

최수형: 연출님과는 ‘주홍글씨’라는 작품에서 만났다. 그때 기억이 좋고 연출님께 너무 많이 배웠다. ‘오이디푸스’는 소문만 무성하게 들은 작품인데 대 선배님들과 같이하게 되어 기대하는 게 많다. 좋은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박은석: 제가 여기서 막내다. 연출님과 27살 때 만나서 지금까지 연이 되었다. 스승님 같은 분이고 아버지 같다. 어릴 때 많이 혼났지만, 지금은 너무 신뢰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연습이 편하지 않겠지만 얻어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연출님께 무한 신뢰를 하고 있다.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신다. 놀라울 때가 많아 기대되고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에 좋은 배우들이 공연하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Q. 배우들에게 혹독하게 하는 이유?

연출: 직급이 부장인 평범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마음으로 공연을 본다. 어쩌다 공연을 보러 와서 별로면 돈 아깝다고 한다. 돈이 안 아깝고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내는 관객을 위한 것이다. 관객이 싫어하는 배우들의 버릇이나 습관 등을 미리 제거한다. 그 과정에서 저만의 뭔가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지나면 관객이 편하게 본다.

Q. 관객이 꼭 봐야 하는 이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연출: 이 작품은 관객의 첫 번째 비극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또한, 황정민의 비극은 처음이니 꼭 봐 달라.

황정민: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돈이 안 아깝구나, 제 연기를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연기구나’를 느꼈으면 좋겠다. 제가 왜 열정적으로 배우의 삶을 사는지 연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관객이 모든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황정민의 ‘오이디푸스’가 각인되어 나중에 후손들에게도 너무 훌륭했다고 회자했으면 좋겠다. 견줄 게 없다고 말할 만큼 하고 싶다.

Q. 연기 경지에 올랐는데 연극 무대는 어떻게 다른가?

황정민: 제가 ‘리차드 3세’에서 느낀 것이 있다. 평소 관객의 감사함을 늘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늘 하는 말버릇이 돼버렸다. 연극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공연 에너지와 관객 에너지가 합쳐졌을 때 너무 행복한 나를 봤다. 감사함을 더 절실히 느꼈다. 공연과 영화가 다른 부분이다.

Q. 연극 연출 계획은?

황정민: 없다.

Q. 전작과 달라진 점은?

황정민: 연출님의 말이 빨라서 잘 못 알아들었다. 요즘은 알아듣는다. 대본을 체크할 때도 못 따라 갔는데 지금은 잘한다.

연출: 신뢰가 생긴 게 분명하다. 정은혜는 국창에 가까운 소리꾼이다. 황정민은 국민 배우다. 저한테 100% 보여준다. 연출가로서 저도 보여줘야 하는데 내가 충실히 준비했나 생각한다. 배우들의 최대치의 혼을 뽑아서라도 내놔야하는 부담이 있다. 막을 올리는 막잡이로서 내놓아야하는 부담을 두 분이 알고 있는 것 같아 고맙다. 아직은 서로 마음 안 잡힌 게 보일까봐 눈도 못 보고 있지만 각자 서로 잘하겠지라고 믿고 있다.

Q. 1년에 한 작품을 볼 수 있을까? 원 캐스트 고집했는데 해보니 어땠나?

황정민: 스케줄을 맞출 수 있다면 1년에 한 작품 연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원 캐스트는 결과적으로 너무 행복했다. 공연 시작과 끝이 흐트러짐 없는 팀워크였다. 단단한 바위가 그대로 에너지를 가지고 간 느낌이다. 배우끼리도 얘기하면서 같은 반응이었다. 이번에도 원 캐스트를 원했다. 저 뿐만이 아니다. 첫 시작의 에너지가 끝까지 가려고 노력했다. 원 캐스트가 힘들 거라 예상하는데 많은 배우와 맞추는 것이 더 힘들다. 원 캐스트는 서로 잘 알기 때문에 눈빛으로만 에너지를 교환해도 상대방을 알 수 있다. 다른 사람과 또 단단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원 캐스트가 주는 분명한 힘이 있다.

Q. 운명에 대해 어떤 것을 느끼는가? 연습하면서 울림 있는 대사는?

황정민: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오이디푸스를 통해 나는 어떤 운명이기에 배우 직업을 떨치지 못하고 수많은 못된 댓글 속에서 배우답게 사냐고 질문하기도 하고 좋은 배우인가, 잘하고 있나 자문자답한다. 인간이 운명에 의해서 간사하게 움직여지는가. 굳건히 딛고 일어나는 사람은 누구인가. 머리 위에서 맴돈다.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 대사는 마지막에 ‘나는 사랑했고 그래서 고통스러웠다’라는 대사가 있다. 처음 리딩 때 연출님이 중요하다고 해주셨다. 가슴에 꽂혀서 그 질문을 풀어나가려 한다.

Q. 배우가 느끼는 작품의 매력과 색깔은?

남명렬: ‘오이디푸스’ 경우 2500년 전에 그리스 작가에 의해 쓰였다. 이후 여러 연출가가 작품을 올렸다. 그리스 역사, 신화가 비극 속에 그려져 있어 역사를 모르고 읽으면 어렵다. 하지만 이 작품은 명확하다. 어떤 것 때문에 이 사람에 비극적 운명에 놓였는지 명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런 면에서 다른 작품과 차별점이 있을 것이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 원작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아 버려졌지만 아무리 벗어나려 애써도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오이디푸스의 삶을 그렸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2019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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