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다페 2009에서 선보인 안무가 김형남의 ‘아프다’는 일상적 동작의 안무화와 그 안에 변주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이야기를 무게 있으면서도 쉽게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한 명의 남자무용수와 세 명의 여자 무용수, 총 네 명에 의해 작품은 진행된다. 초반 각자 일상속의 모습을 묘사하던 네 명의 무용수들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최대한 주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네 명이었던 무용수가 남자와 여자, 단 두 명으로 집중된다. 서로를 옭아매고 강압적인 힘들로 잡아당기는 움직임이 주된 동작이다. 마치 밀어내려 해도 달라붙는 자석 같은 모습이다. 서로를 밀어내는 힘은 결국 서로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게 된다.
그러나 동작을 유심히 보면 서로를 밀어내고 괴롭히던 힘은 결국 서로를 지탱하는 지지대였음을 발견할 수 있다. 두 발을 온전히 내딛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서로의 몸이 얽혀 당기고 조이는 것은 결국 서로를 서있게 하는 힘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당기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것은 어쩌면 역설적으로 서로를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안무가 김형남은 작품 ‘아프다’에서 다양하고 많은 동작을 쓰되 무게감을 갖게 했고, 동선을 넓게 사용하되 산만하지 않은 연출을 보여줬다. 양팔을 안으로 접어 날개짓 하는듯한 동물의 형상을 표현한 점이나, 팔과 몸을 한 방향으로 함께 회전시키는 동작을 자주 사용하여 민첩하고 일치된 동작을 보였다. 또한 무채색의 편한 의상을 입은 네 명의 무용수들은 무대 전체를 둥글게 돌거나 사선으로 옮겨가며 동선을 넓게 사용, 서로를 옭아매는 에너지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작품의 주된 멜로디로 사용된 가수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스토리의 전반적인 메시지를 집약한다. 이 노래는 작품 중반에 접어들며 피아노 건반에 의해 연주되고, 뒤이어 두 명의 여자 무용수에 의해 직접 불려진다. 이 부분에서 여자무용수들이 노래를 직접 부르고, 그 감정과 가사, 음의 높낮이를 춤으로써 표현한 부분이 신선하다. 남녀무용수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뿐더러 움직임이 쉽고 간단한 점은 일상성을 더욱 강조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후 처음으로 돌아가 네 명의 무용수가 각자의 일상을 표현하는 동작이 리프라이즈(reprise)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누구에게나, 어디서든 존재하는 사랑이야기임을 피력하는 듯 보인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