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영의 ‘0+(제로 플러스)’가 모다페 2009 마지막 국내초청작으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무대에서 공연됐다. 김경영의 이번 작품은 스토리텔링을 완전히 차단한 채 무대 위 1차원적인 효과와 무용수들의 움직임에만 집중하게끔 유도되었다.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조명 변화를 작품 전반에 걸쳐 사용했다. 주로 핀 라이트의 위치와 구조 변화를 통한 장면전환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쬐는 핀 라이트는 무대를 n등분으로 분할하며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다채로운 빛의 향연에 발레동작을 기초로 한 무용수들의 움직임, 리듬을 만들어내는 드럼 한 대가 김경영의 ‘0+(제로 플러스)’를 완성하는 요소다.
작품은 철저히 이분법적인 발상과 미니멀리즘에 주력한다. 빛이 비춰지는 경로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가시적인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 즉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그 차이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에 ‘0+(제로플러스)’는 빛의 근본적인 신비함에 대해 자연스러운 발견을 찾아낸다. 또한 더 넓혀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에 대한 두드림이기도 하다. 가시적인 부분을 제외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 속에 잠재된 무한함의 여파가 작품에서는 점점 늘어나는 무용수의 인원과 한 순간 변화하는 동선으로 표현됐다.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미학은 미니멀리즘이다. 모든 무용수들은 상‧하의 검은 타이즈로 의상을 간소화했으며, 배경이 되는 소리도 오로지 드럼 한 대 뿐이다. 드럼 역시 유려한 연주이기보다는 장면이 전화되는 신호탄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한다. 불필요한 오브제의 사용도 완벽하게 차단했다. 여기에 발레 동작을 기초로 한 간결하고 곧은 동작들의 반복은 작품 속 미니멀리즘을 극대화시킨다. 다만 넓은 동선 변경과 잦은 등‧퇴장으로 단조로움을 극복했다.
무용수와 음악, 세트, 안무의 미니멀리즘은 작품에서 강조한 빛의 사용을 좀 더 인상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에 작품에서 사용된 조명은 무대 뿐 아니라 객석을 향해 강하게 비춰지며 보다 공격적이고 다이나믹한 힘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지난해 시댄스에서 갈릴리무용단이 선보였던 작품 ‘머리 혹은 꼬리’나 ‘부디’에서 보여주었던 조명 연출을 떠오르게 한다. 조명과 그 구성 부분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물론 전체적으로 작품이 주는 메시지나 근본적인 구상 원인이 되는 시작점은 아예 다르다. 악기 구성 역시 다소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유사함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작품의 진행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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