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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국적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 국수호 디딤 무용단의 ‘월인-달의 사람들’

 

국수호 디딤 무용단의 ‘월인-달의 사람들’이 지난 4월 15일과 16일, 양일간에 걸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월인-달의 사람들’은 2009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뽑은 ‘Arko Partner 공연 선정작’으로서 달의 신비감과 우주의 기운을 온 몸에 담아 조화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총 7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각각 달이 변화되는 모습을 춤으로 극화시켰다. 국수호는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기의 순환을 때론 날카롭게, 때론 부드럽게 표현하여 한국적 정서를 무대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커다란 원형무대가 푸른빛 조명으로 인해 더 밝게 빛난다. 그 위에 등장한 광대는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관객들을 작품 안에 불러들인다. 무대는 시시각각 다채롭게 펼쳐진다. 푸른빛의 조명일 때는 활기찬 달의 기운을 뿜어냈고, 붉은색 조명일 땐 타오를 듯 한 움직임으로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대는 간단하다. 오로지 화려한 조명 빛과 세련된 무용수들의 몸짓으로만 모든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심플함은 달의 가진 신비한 매력 속으로 끊임없이 빨려들어 가게 한다.

작품에서 사용된 음악은 관악기와 현악기 모두 등장한다. 극 중 ‘월광검무’ 부분에서는 두 개의 검을 든 무용수가 나타나 요염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무용수의 춤은 활을 쏘는 듯 한 움직임으로 역동적인 칼 솜씨를 뽐낸다. 여기에서는 대금과 가야금으로 포인트를 주어 절도 있게 꾸몄다. ‘기의 편린’ 부분에서는 현악기들의 조화가 빛을 발한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무용수들은 도미노 형식으로 한 손을 길게 뻗어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또한 ‘기의 분출’ 역시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흠뻑 빠지게 한다. 남자 무용수가 손을 입으로 갔다대고 어깨를 움츠려 슬픈 몸짓을 표현할 때 잔잔한 피아노 멜로디가 가슴 속 깊숙이 파고든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바로 독특한 춤사위다. 전형적인 한국무용을 기본 바탕으로 하지만 그 위에 태극무늬의 절묘한 곡선을 덧입혔다. 태극무늬의 곡선은 전체를 통일하면서 각 부분들을 한 덩어리로 보이게 하는 형태적인 원형이다. 춤의 모양은 곡옥 형태로 나뉘어진 S자 모양처럼 부드럽게 치밀어간 곡선의 형태를 취한다. 특히 남자무용수들은 팔을 옆으로 펼치다가 가져올 때 호흡으로 어깨를 이용하여 모아 쥔다. 펼칠 때는 강하게, 가져올 때는 부드럽게 터치하여 섬세한 느낌을 강조한다. 또한 천천히 잡아채다가 뿌리칠 때도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낸다. 이렇듯 무용수들은 손동작 발동작 하나까지 힘 있게 나갔다가 부드럽게 감싸 쥐는 몸짓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이끈다.

의상에도 한국적인 색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흰색바탕의 의상에 아래 치마단에는 엷게 퍼진 검은색으로 포인트를 주며, 남자 무용수들의 머리에는 흰색 브리지로 신비감을 부여했다. ‘보름달의 사랑’과 ‘달의 노래’에선 모든 무용수들이 아랫부분에 항아리처럼 동그란 치마를 입고 등장한다. 여기에 남자무용수들은 상의를 벗은 채 몸의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는 의상을 통해 보름달의 에너지를 더욱더 충만하게 표현한 것이다. 또한 ‘블루문+적월’에서는 현재 ‘이원국 발레단’ 대표인 이원국과 댄스컴퍼니 ‘더 바디’ 대표 류석훈이 함께 한다. 이들은 의상을 입지 않은 채로 아름답게 잡혀진 근육을 드러내며 남자들만의 탄력 있는 움직임을 펼쳐나간다. 이들이 선보인 멋진 앙상블은 달이 가진 신비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국수호의 춤은 동양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여기에 우주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로인해 그의 춤은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한 차원 높게 날아오를 수 있었다. 그가 가진 춤의 세계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심어주며 앞으로도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이는 끊임없이 자연과 하나 되기 위한, 그리고 그것을 몸 안에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한국의 국수호이기에 그렇다.


글.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한용훈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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