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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파사무용단의 ‘앵콜 2009 숭어(崇魚)의 하늘’ 자연과 무용이 빚어낸 최상의 숨결!

 

파사무용단의 ‘앵콜 2009 숭어(崇魚)의 하늘’이 지난 3월 25일과 26일, 양일간에 걸쳐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됐다. ‘숭어의 하늘’은 지난 2006년에 처음 초연되어 환경문제를 색다른 무대어법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올해는 지난 번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시각적인 무대 연출에 깔끔한 춤의 언어를 덧입혀 조화롭게 이끌어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숭어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명과 음악,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조명으로 비춰진 커다란 시계모양과 강렬한 천둥소리는 시간의 움직임을 담아내고, 그 안에서 길게 늘어선 채 꿈틀거리는 무용수들은 이제 막 깨어난 탄생의 신비를 맛보게 했다. 무용수들은 하나의 연결고리처럼 응집되어 있다가 서서히 풀려나면서부터 ‘숭어의 모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여기서 조명과 영상은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무대 뒤편에 설치된 벽에는 푸른색의 조명과 출렁거리는 바다 영상도 함께 쓰여진다. 그 벽을 타고 내려오는 무용수들은 마치 강가에 잠재되어 있다가 쏜살같이 물을 헤치고 질주하는 숭어 떼들을 연상시킨다. 그들의 움직임은 넘실거리는 푸른 조명 빛을 받아 화려했으며 보다 역동적이었다. 또한 무용수들은 무대 위에 드리워진 3개의 긴 조명 빛 사이를 넘나들면서 정적인 동작을 끊임없이 펼쳐나갔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춤을 추다가 조명 빛 사이를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그들에게서 활기찬 기운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렇듯 무대에 사용된 조명과 영상은 작품에 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전체적으로 안무는 통일성과 일체감을 중요시했다. 극 초반에는 무용수들의 시선처리와 움직임을 하나로 모았다. 바다로 흘러들어온 무용수들은 처음에 고개를 들고 천천히 다리를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정적인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그러다 극 중간에 다다랐을 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낯선 환경에서 비롯된 의사소통의 단절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여기서는 동적인 움직임으로 극의 흐름상 차별화를 둔 점이 돋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은 ‘숭어’라는 생명체를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강하게 내비쳤다. 극 중 두 명의 남자 무용수와 한명의 여자 무용수는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난 살색 타이즈를 입고 등장했다. 그들은 서로의 몸을 에워싸고 부대끼며 강하게 밀착시켰다. 그 가운데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 각종 폐수, 죽어가는 물고기떼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영상으로 낱낱이 드러냈다. 더불어 꽃과, 곤충 등 생명체에 대한 영상도 보여주면서 환경의 소중함도 동시에 일깨워주었다. 무대 위 무용수들이 펼치는 고통스런 몸부림은 환경오염에 대한 영상과 함께 어우러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여실히 드러냈다.

극 중 무용수들이 입고 나온 의상들은 작품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공연이 시작할 즈음 무용수들이 검은색과 붉은색 톤의 어두운 계열을 입고 등장했다면, 공연 후반부에는 맑고 깨끗한 파란색 의상으로 변화를 주었다. 실제 숭어의 배는 회색이며, 등줄기는 청색 빛을 띠고 있다. 이는 물위를 세차게 뛰어다니는 활기찬 숭어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렇게 의상은 맑고 청아한 숭어의 모습을 부각시켜주며 그의 앞날에 희망찬 염원을 실어준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안무는 복잡한 구도를 벗어나 깔끔한 움직임을 보이며 무대와 하나 되게 했다. 영상과 조명,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미리 정해 놓은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백의 미를 남겨두었다. 무용수들은 여기 저기 흩어져서 춤추기보다 대부분 동선을 따라 통일감 있게 움직였다. 또한 2개의 영상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 한쪽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다른 한쪽엔 빈 공간으로 작품의 안정감을 주었다. 작품은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곳곳에 여지를 만들어놓았다. 이는 안무가 황미숙이 추구한 소통의 방식으로 극 중 어렵고 난해한 모습까지 커버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준다. 파사무용단의 ‘앵콜 2009 숭어(崇魚)의 하늘’은 안무가가 지닌 감각적인 연출력과 움직임의 미학이 살아 숨 쉬는 고귀한 작품이었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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