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인은 학벌(소위 명문대)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학벌이 그 자체가 되어가는 것에 푸념을 들어 놓는 것이다. (푸념도 아니고 진실도 아니고 상상에서 나온 헛소리 정도로 판단된 다면 나의 글쓰기를 그냥 춤에 대한 판타지 소설로 보아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예술 중에서도 가장 위대하고, 어렵고, 즐거운 예술인 춤이 학벌에 감싸져 진실을 드러내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춤 예술의 발전과 인식에 큰 문제로 작용되고 있다.
힙합계에는 학벌에 따른 춤 판단기준이 없지만, 한국의 무용계는 춤추는 것보다 학벌이 부차적인 듯 하면서도 본질적인 위치에 다가서고 있다. 아니 다가섰다. 즉 춤을 보기도 전에 출신학교를 보고 그 무용수의 춤을 판단하는 것은 큰 착오와 함께 발전적이지 못한 춤의 판단 성향을 지닐 것이다. 본인은 이것을 푸념으로서 풀어 갈 것이다. 물론 비판하는 것 같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극단적 푸념이나 판타지 소설이다. 그러한 면에 혹자는 흥분하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진정한 단점을 지적하면 발끈하고 흥분하기 마련이다.)
나는 시인 기형도의 시 ‘오래된 서적’이란 글을 참 좋아한다.
그 글 중에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구절을 읽을 때 마다 나를 처음으로 그리고 그때의 강한 열정으로 몰아넣는다. 이뤄낸 경력보다는 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난 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을 불어 넣기도 한다. 잃을 것 없는 도전으로 말이다.
본인은 공연 프로필 중 학력 기재란에 학력을 쓰지 않는다. 학력기재에 ‘출생뿐’이라고 쓰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얼마 전 부터인데 그러한 이유는 학력으로 인한 선입견으로 춤의 감상과 판단을 흐려놓고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향은 특히 무용계가 심하다. 무용은 서로의 춤도 보지 않고 출신학교만 물어 보고 댄서의 춤을 판단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물론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콩쿠르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다. 그 춤꾼의 춤을 출신학교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인의 말이 옳지 않다고 말할 무용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있다면 나에게 연락주시길……. 그리고 어디학교 출신인지부터 밝히시길……. 그러면 나의 춤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으로 임명하겠다.) 왜냐면 무용계는 이렇게 학벌로 춤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수 이상이 그렇다.)
하지만 힙합계는 다르다. 힙합은 그들의 학벌은 아무 소용이 없다. (혹자는 힙합 무용수는 대학에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못가는 것이 아니라 안 가는 것이다. 그들의 재능을 받쳐주는 대학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에 학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전문적으로 양성 되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무대에서의 춤이다. 그가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힙합 댄서들은 서로의 춤을 보고 그들의 춤을 판단한다. 그들에게 어디학교 출신인가는 전혀 상관없다. 그들은 춤만으로 댄서를 판단하고 그들에 대해 얘기한다. 만약 댄서가 댄서를 모욕할 경우 나이, 학벌, 사회적 지위 등은 필요 없게 된다. 그들은 춤으로 베틀을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구이든 춤을 모욕하려면 춤으로 모욕하라는 암묵적인 약속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학벌로 춤을 감싸지 않는다. 춤의 대결로 인해 그 자리에서 모욕과 인정이 뒤따른다.
무용의 문제는 학벌로 춤을 감싸기 때문에 춤의 발전이 더딘 것이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며 이는 부분적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무용수들도 춤보다는 출신 학교를 우선 알아본다.) 한국에 외국무용이 들어 온지 대략 50년이 되어 가는데 세계어디에서도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무용을 제외하고) 제일 문제인 것 중 하나는 한국의 무용수들이 학벌로 춤추고 제도권 교육에 너무 학습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얘기해도 그들의 습관에 배어 있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자기가 어느 학교출신이며 이러한 춤을 배웠다라고 아무리 피력해봐야 욕만 먹는다. 외국인들은 한마디로 부탁하며 춤을 결정할 것이다. 당신 “춤춰 봐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느 학교 출신이야”(설상 묻지는 않더라도 알아본다. 그리고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무용계는 학벌로 추는 춤을 없애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을 것을 인지하고 고쳐야 되겠지만 가장 쉽고 개인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환경에서는 우선적으로 프로필에 학력을 기재하지 말아야하며 최소한 경력만을 기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력이 미미하거나 춤에 자신이 없을수록 학력만을 내세운다. 반대로 학교가 좋지 않으면 학력 기재를 기피 한다. 그 자체가 학력으로 인한 춤 판단의 선입견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 위주의 춤이 아니라 프로단체의 춤 위주로 무용계가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프로단체가 학교에 종속된 단체라면 문제는 더욱더 커지는 것이다. 무용은 바로 헤어날 수 없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판타지 소설적으로 말하자면 벌써 빠졌다. 춤은 평등 속에서 차이점이 드러나야 더욱더 빛나 보인다. 즉 개성이 짱이다! 한국의 힙합처럼 무용계도 학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개성의 춤을 내세우는 쪽으로 성향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본인이 너무 간결하고 극단적으로 얘기했지만 이러한 문제점은 무용계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이 무용을 하고 힙합을 하면서 제일 어처구니없는 부분이 이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춤은 학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재능과 개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확연한 “정신의 눈”이 필요하다.
“무엇을 배웠느냐 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히틀러

글_이우재 up_rock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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