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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나에게 있어 끊임없는 화두는 바로, ‘몸’”

 

유럽진출의 교두보가 된 요코하마댄스컬렉션
“다들 우리 몸이 진화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8년엔 더욱 다양하게 관객과 만날 예정


지난 2월 6일부터 11일까지 열린 2008 요코하마댄스 컬렉션에서 심사위원상을 탄 박영준을 만났다. 박영준은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 대표이며 2007년 SPAF의 제 1회 서울댄스컬렉션에서 인정주와 함께 안무한 ‘Transforming View’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제 곧 유럽에서 공연을 하고 국내에서도 바쁜 활동을 펼칠 박영준은 어디서든 편안하게 앉아 자신의 얘기를 조용히 풀어나갈 줄 아는 사람 같아 보였다. 그는 때론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지만 가끔씩 농담도 던지며 일본에서의 수상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수상보다 더 큰 수확, 유럽 무대로의 진출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은 올해 12회째를 맞는 국제안무대회이다. 그룹 부문에서는 박홍기와 함께 한국 최초로 심사위원상을 탄 그의 소감은 남달랐다. “저희 단체가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일단 너무 좋습니다. 또한 일본에서 저희 작품이 기존과 많이 다른 편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유럽의 심사위원들이 저희 작품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을 해외에서 저희 작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생각하고 참가했는데 상까지 받아서 기쁩니다.”
유독 유럽의 댄스 디렉터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박영준의 작품은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을 통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 열린 쇼 케이스에서 주최 측인 일본보다 유럽의 많은 해외 페스티벌 디렉터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죠. 그래서 스페인과 핀란드의 에스토니아로 초청이 됐어요. 수상보다 더 큰 수확이죠.”


수상작 ‘꿈꾸는 몸(Dreaming Bodies)’

박영준이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 수상한 작품은 ‘꿈꾸는 몸(Dreaming Bodies)’은 작년 MODAFE에서 공연했던 작품이다. “‘꿈꾸는 몸’은 준비는 제 작년 7,8개월 정도 준비기간을 가졌고 4명의 남자무용수와 영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작품이에요.”
작품의 제목처럼 박영준과 그의 무용단의 화두는 바로 ‘몸’이다. “‘꿈꾸는 몸’에서는 저희는 개인적인 몸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네 남자들이 몸을 탐험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과 그 와중에 찾아지는 것들을 무대에 올렸죠. 영상은 ‘존 권’이라는 영화감독과 함께 작업했어요.”


각자의 경험과 기억이 담긴 ‘몸’

박영준이 생각하는 몸에 관한 얘기를 좀 더 깊게 들어보았다. 그는 몸을 일상과 삶의 역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는 각자의 경험과 기억이 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계기로 몸을 움직이다보면 그 몸에 역사처럼 남는 게 있는데 머리와 가슴에 있는 기억과는 달라요. 이번 저희 작품 ‘꿈꾸는 몸’도 그런 것들을 찾아내는 작업이었어요. 답을 정해놓고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니라 몸이라는 화두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하며 만든 작업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찾다 보니까 원래 자기의 몸으로 되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죠.”

박영준은 우리의 삶이 우리의 ‘몸’을 퇴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일상의 삶과 사회적인 부딪침으로 우리 몸에는 많은 행위와 기억 같은 것들이 섞여 버렸어요. 하지만 몸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몸 자체’가 아닐까요. 다들 우리 몸이 진화한다고 하지만 저는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을 통해 원래 자기 몸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을 찾았어요. 사실 사람들의 생김새는 다르지만 몸의 구조는 다 똑같아요. 그런 것들이 저희 작품을 통해 아마 관객들도 상상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상 뒷이야기, 의외의 반응들

박영준은 작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1회 SPAF 댄스 컬렉션에서는 ‘Transforming View’ 로 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는 그 작품이 예심에서 떨어졌다고 했다. “저희가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 ‘꿈꾸는 몸(Dreaming Bodies)’과 ‘Transforming View’ 두 작품을 신청했어요. 그런데 ‘Transforming View’가 떨어지고 ‘꿈꾸는 몸(Dreaming Bodies)’으로 상을 받았죠. 대신 쇼 케이스 때 ‘Transforming View’를 했는데 수상작 보다 오히려 반응이 더 좋아 놀랐어요.(웃음).

박영준이 전하는 수상 뒷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꿈꾸는 몸’을 공연할 때는 전 개인적으로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었어요. 특히 유럽에서 온 친구들은 너무 좋아하고 일본 친구들은 알 수 없다는 반응이었죠. 저희가 꼭 유럽을 겨냥해서 작품을 만든 건 아닌데 작년 SPAF에서도, 이번 요코하마에서도 이상하게 그런 반응이 나왔어요. 수상이 기쁘기도 했지만 그 부분은 숙제로 남은 것 같아요. 앞으로는 더욱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박영준의 바쁜 2008년

무용을 한 지 약 15년 정도 되었다는 박영준은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이라 한꺼번에 많은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2008년 스케줄은 국내외의 공연 때문에 꽉 차 있었다. “4월에 즉흥 춤 페스티벌을 하게 되었고 MODAFE 참가하고 그게 끝나면 독일과 벨기에에서 공연이 있어요. 또 SPAF도 있네요. 또한 12월 연말에 올해 3회째를 맞는 ‘댄스 콘서트’도 해야 해요. 그 전에 MODAFE에 출품할 작품까지 두 개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번에도 다른 단체와 공동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소리하시는 이자람씨, 인정주씨와 함께 셋이 작업을 해요. 아마도 소리하는 사람과 몸을 움직이는 사람으로 만나서 작업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관객과 몸으로 호흡하기 위해 열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노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박영준. 그는 멈추지 않고 항상 새로운 작업을 선보일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예술가였다. 그래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정도로 그의 2008년의 빡빡한 스케줄은 앞으로 더욱 넓은 곳으로 뻗어갈 준비기간과도 같았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정효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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