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6.8.27 목 10:3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강수진’은 ‘강수진’ 이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에서 프리마발레리나 강수진이 열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11월 18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그녀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전막으로 공연하는 것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기에 많은 관객들이 관심을 가졌다. 티켓은 일찍 동이 났고, 공연시작 전에는 암표상까지 북적댔다.

공연시작 일주일 전, 강수진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여 무대 밖에서의 발레리나에 대한 진솔한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런 모습 또한 이번 공연에 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러한 관심 속에 17일 ‘로미오와 줄리엣’의 첫 공연이 시작되었다. ‘강수진’은 불혹의 나이가 무색하게 느껴질 만큼 완벽한 14세의 줄리엣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녀가 왜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인지, 프리마 발레리나의 공연이 어떤 것인지, 발레리나의 몸짓과 표정의 극점을 보여주었다. 로미오를 비롯하여 모든 슈투트가르트 발레단도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로맨틱하게, 때로는 파워풀한 드라마를 아낌없이 선보였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는 생각의 무늬를 지울 수가 없었다. ‘뛰어난 주연이 있다고 뛰어난 공연’이 될 수 있을까? 뛰어난 주연을 받쳐주는 뛰어난 조연 역시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 더군다나 무용극에서 언어를 대신하는 음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미처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대해 한번 짚어 보고 싶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너무나 궁색했다는 것이다. 프로코피에프의 발레조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음정과 프레이징은 아주 불안했고, 음악을 통하여 느낄 수 있는 감흥은 아예 기대할 수 없었다.

특히 vip좌석의 가격은 25만 원이나 되었다. 이 공연이 그 비싼 값을 지불한 관객들에 맞는 공연이었을까? 관객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 정도의 티켓 값을 지불할 만큼의 퀄러티였는지 다시금 묻고 싶다.

이제 한국에서 세계적인 공연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클래식, 뮤지컬, 발레까지 세계적인 단체들이 앞 다투어 한국관객을 찾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은 요즘, 다양한 공연을 접한 관객도 꽤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많은 기대를 하고 와서 실망을 안고 돌아간다면 그들을 다시 공연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질 높은 공연이 꼭 세계적인 스타가 출연을 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공연 그자체가 세계적인 공연이어야만 관객들은 수긍할 것이다. 이번에 방한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강수진이라는 세계적인 스타와 세계적인 무용수만 있었고, 오케스트라는 없었다. 다시 말해  수준 높은 음악이 받쳐주었다면 더 질 높은 공연이 되엇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창출의 제 1과제는 공연의 질이다. 공연 요소들의 짜임새와 하모닉을 바탕으로 질 높은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여야 한다. 그것이 지금, 가장 절박한 공연계의 현실이다.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