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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크박스 뮤지컬 전성시대, 우리는 지금 가요愛 빠졌다

 

지금 대한민국의 3~40대는 우리나라 가요의 전성기 때에 가장 많은 감수성을 가진 사춘기를 보낸 세대다. 그 노래에 울고 웃었던 기억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지배한다. 물론 지금의 우리 가요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이전의 가요와는 조금 다른 차이가 있다. 지금의 가요가 우리를 ‘들썩이게’ 한다면, 그때의 가요는 우리를 ‘눈물짓게’ 한다고나 할까.

요즘 우리 뮤지컬 시장에 심심치 않게 들리는 가요들이 많다. 바로 주크박스 뮤지컬인데, 이것은 기존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요를 가지고 제작한 뮤지컬 작품을 말한다. 최근 들어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 ‘신 행진 와이키키’ ‘돌아온 고교얄개’ ‘달고나’ ‘젊음의 행진’ ‘온에어’ ‘화장을 고치고’ 등 많은 작품에서 지나간 우리 가요를 들을 수 있다. 예전에도 이런 주크박스 뮤지컬은 있어왔지만 요즘 따라 특히 더 두드러지는 경향은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큰 소비의 주체인 3~40대와의 깊은 감성을 공유하는 작품이 특히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뮤지컬 무대에서 들리는 가요의 향연은 왠지 무척 반갑다. 요즘 10대들은 모르는, 언니들만 아는 ‘오빠부대’도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우쭐해지기까지 한다. 2008년 가을 우리의 곁을 찾아온 창작뮤지컬, 그 속에 주크박스 뮤지컬을 파헤쳐 보자!(_메인사진 : 젊음의 행진 중 한 장면)

주크박스 뮤지컬에는 ‘창작의 고통’이 없다? 천만에!!!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이 원래 있던 것이라면, 언뜻 생각하기에 뮤지컬 제작이 훨씬 수월할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다르다. 뮤지컬에서 또 중요한 것은 그 음악과 극과의 조화다. 때문에 극 상황에 맞는 가요를 찾았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조화롭게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고민이 창작의 고통 그 이상이다. 그런 고민 없이는 그야말로 ‘생뚱맞은’ 노래 퍼레이드가 되기 십상이다.

물론, 뮤지컬에서 반드시 극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보다 쇼나 웃음이 중점이 되는 작품도 충분히 그 존재적 가치가 충분하다. 한국에서는 특히 지나치게 스토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쇼와 스토리 둘 다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크박스 뮤지컬제작 시 가장 고심해야 될 부분이다. 관객들은 작품을 통해 꼭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발견’ 혹은, ‘기억’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요는 추억을 품고 있잖아요!”

지금 우리는 2000년대의 음악은 비교적 가깝게 접할 수 있었지만 7~90년대의 음악은 사실 지금 찾아보기 힘들다. 그 시절의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이라 하더라도 우리 가요의 첫 번째 전성기를 다시 함께 누려보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매우 신선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 중 ‘달고나(12월 20일부터)’와 ‘돌아온 고교얄개’는 7080세대의 노래들 다루었고, ‘젊음의 행진’은 8090세대, ‘온에어2’는 2000년대의 가요를 주로 다루고 있다. 반면, ‘화장을 고치고’는 가수 왁스의 히트곡과 창작곡을 적절히 배합해 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 뮤지컬에서 가요가 가진 장점을 잘 사용한 주크박스 뮤지컬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로 속속들이 등장하는 작품은 우리 창작뮤지컬과 함께 많이 성장한 느낌이다. 이전의 작품들을 업그레이드 한 작품 또한 완성도가 높다. 억지로 끼워 맞춘 듯 한 부분은 많은 부분 사라졌고, 익숙한 가요의 노래를 적절히 배합해 관객을 이끈다. 뮤지컬 속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다’는 장점은 복고의 바람을 타고 관객과 함께 동요시킨다. 바로 이 점에서 가요의 매력과 뮤지컬의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고 있다.



맘마미아 & 위윌락유, 그들의 이유 있는 롱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하면 ‘맘마미아’를 들 수 있다. 얼마 전 메릴스트립 주연의 영화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맘마미아는 알려진 대로 전설의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들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맘마미아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유쾌하고도 가슴 찡한 스토리와 아바의 음악과의 조화다. 이 작품에서 아바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극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분명 서로 다른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그들의 음악은 작품의 중심으로 묶는 힘이 있다. 이것이 이 뮤지컬 작품의 핵심이다.

또 하나 우리에게 익숙한 영국의 세계적인 록 그룹 ‘퀸’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위윌락유’도 있다. 이 작품은 사실 드라마보다는 실제 퀸 음악의 부활에 중점을 두고 관객과 실컷 록음악의 정수를 공유할 수 있는 무대다. 때문에 록 음악에 맞는 무대 비주얼과 만화적인 상상력, 그리고 음악에 중심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초연 당시 관객들과 웃고 즐기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작품의 원래 의도와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때문에 이 작품은 곳곳에 어이없는(?) 웃음의 요소가 삽입되어 있다. 이런 이들의 색다른 발상전환은 그 곳의 관객들을 매우 유쾌하게 한다.

물론 이들의 인기는 원곡의 세계적인 명성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음악과 스토리, 그리고 작품의 시대성, 작품의 의도가 적절히 배합되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요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우리만의 추억을 갖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그 감성적인 면을 잘 소화해 낸다면, 우리만의 귀한 주크박스 뮤지컬 탄생도 먼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이제 우리도 이만큼 성장했으니, 창작 뮤지컬의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 가요를 선택해 ‘잘’ 만드는 일도 시간문제라는 말이다.


내 사랑 ‘올드 루키(Old Rookie)’

원래 있던 콘텐츠를 재창작하는 것은 이제 우리 문화계에 익숙한 일이 되었다. 우리 뮤지컬도 고속성장 후 돌아온 안정감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감성을 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꼭 글로벌한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우리 가까이서 숨 쉬고 있는 우리만의 작품, 관객들은 그것을 원한다.
특히 우리 가요를 아끼고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서 이 뮤지컬들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우리의 8~90년대는 다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색색의 알약 같은 노래들이 우리를 웃겼다 울렸다하며 다가오는 겨울 우리를 꼭 안아주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공정임 전문기자 kong24@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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