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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뷰티풀 게임’, 기다려온 만큼 실망시키지 않은 웨버의 작품

 

넓은 그라운드가 LG아트센터로 옮겨왔다. 무대는 축구를 응원하는 열기로 가득 찼다. 뮤지컬 ‘뷰티풀 게임’은 뮤지컬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최신작으로 웨버가 그토록 원했던 영국의 비평가상을 안겨주었다. 축구에서 정말 멋진 경기를 일컫는 ‘뷰티풀 게임’은 펠레의 자서전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축구팀의 실화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영국에서도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한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 축구계 최고의 스타를 꿈꾸는 존으로 뮤지컬에 복귀한 박건형
박건형이 3년 만에 뮤지컬복귀로 선택한 작품이었기에 처음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모든 안무와 노래를 나름대로 잘 소화했다. 순진하고 축구밖에 모르는 존의 역할도 그에게 잘 어울렸다. 하지만 노래, 연기와 더불어서 대극장을 휘어잡고 호령할 왠지 모를 카리스마가 아쉬웠다. 김도현은 비열하고 비뚤어진 독립정신을 가진 토마스를 잘 표현했고, 오히려 파워풀하고 열정적인 그의 노래는 극장을 가득 채워주었다.

- 역시 웨버의 음악, 사커댄스에 변화무쌍한 무대세트까지
서곡은 이 뮤지컬의 전반적인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었다. 낮고 긴장감 있는 저음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무대가 밝혀지면서 북아일랜드 축구팀이 등장해서 부르는 첫 합창은 그야말로 활기찼고, 그 음악을 듣는 객석에서는 실제 그라운드의 열기가 느껴졌다. 특히 첫 곡의 베이스 진행은 간단한 라인이지만 공연 이후에도 계속 뇌리에 남을 정도로 강렬했다. 축구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기에 전반적으로 4박자의 경쾌한 리듬을 유지했다. 그 반면에 2부에서의 감미로운 멜로디는 축구밖에 모르는 순진한 존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그가 사랑한 메리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잘 그렸다. 그런 뻔하고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는 웨버의 손을 거치면서 유치하지 않고 고급스러운 멜로디로 다시 태어났다. 또한 그들은 무대에서 실제로 공을 가지고 묘기도 보여주고 객석을 향해 공을 날려주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국과 아일랜드팀의 결승에서 보여준 사커댄스는 뮤지컬 ‘뷰티풀 게임’의 하이라이트였다. 실제 축구에서 볼 수 있는 태클, 골을 넣는 것,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 등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안무로 태어난 것이다. 그러한 안무가 비록 약속된 동작이지만 그들은 마치 실제 축구 경기를 보는 듯하게 무대에서 현란하게 움직였고, 게임에 불과한 축구는 이 무대에서 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또한 존이 그의 절친한 친구 토마스의 계략으로 감옥에 갇혔을 때 죄수들이 보여준 안무도 독특했다. 각각 독방에 갇힌 12명의 죄수들은 서로 다른 몸짓을 선보였다. 무대가 열리면서 무대를 가득 채운 감옥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늘 변화가 있는 무대였지만 관객의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은 것도 이 뮤지컬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주로 해피엔딩을 봐왔던 관객, 이번에는?
이 작품은 유럽의 한국이라고 불리는 아일랜드에 관한 이야기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소재로 한 뮤지컬들은 흥행코드가 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실제적으로 흥행이 되고 있는 많은 뮤지컬의 소재는 현실적이지 않지만 내가 꿈꿔온 사랑이야기들이 즐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흥행코드 공식을 불식시키며 관객과 여러 평론가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어쨌든 뮤지컬 ‘뷰티풀 게임’은 영국과 아일랜드의 민감한 사회적 문제를 큰 뿌리로 두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남자들의 의리, 그들의 사랑,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인 축구라는 것을 함께 도입하여 민감한 문제에만 관객이 집중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관객들은 이 뮤지컬을 보면서 공연 곳곳에 놓인 즐거움 속에서 사회적 문제도 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 뮤지컬 ‘뷰티풀 게임’의 음악, 안무, 시나리오는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잘 잡힌 웰메이드 작품이다.


백수진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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