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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컨페션’, 즐거운 편지처럼 당신께 내 마음을 보냅니다

 

지난 11월 초부터 관객들과 다시 조우하고 있는 뮤지컬 ‘컨페션’, 지난 해 초연되어 '들리지 않는 사랑고백'의 아련함을 수채화 같은 감성과 위트있는 대사, 세련된 무대연출로 풀어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시즌 2는 줄거리 전개의 개연성을 높이고 풍부한 감성을 담은 뮤지컬 넘버를 추가하는 등 작품 전체의 정서적 깊이를 더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감수성 예민했던 지난날을 기억하게 해주는 이야기, 작고 아담한 내 마음과도 비슷한 이야기, 깊은 감성언어가 돋보이는 이야기, 바로 뮤지컬 ‘컨페션’이다.

- 어떻게 알았을까? 세밀한 여자의 감성
작품은 매우 세밀한 여성의 언어를 담고 있어 관객들을 무대 저 안쪽까지 당기는 느낌이다. 주현(김우형)을 짝사랑을 하는 태연(윤공주), 그녀가 곧 ‘관객’이었고 관객이 곧 그녀였다. 사랑이 가득 차 있는 태연과, 상처로 가득 차 있는 주현은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상큼한 봄의 냄새와 깊이 있는 가을의 냄새가 공존하는 것 같다. 서로 다른 그들이 동화되어가는 그 느낌이 참으로 평온하다.
짝사랑하는 여성의 감성을 어떻게 알았을까. 작가(성재준)의 표현력이 매우 섬세하다. 그만큼 태연의 캐릭터는 아주 큰 힘을 갖고 있다. 태연이 예뻐 보이는 이유는 그녀가 가진 리얼리티에 있다. 너무나도 친근하고 사랑스럽다. 자기마음하나 숨길 줄 모르는 그 어수룩함이 바로 그녀의 매력이다. 물론, 배우(윤공주)의 능청스럽고 편안한 연기력도 한 몫 했다. 그 덕분에 관객이 느끼는 공감(共感)이라는 힘이 아주 커졌다.

- 음악, 착 안기는 그 느낌이 좋아
'컨페션'의 전체적인 느낌은, 목관 5중주(플룻,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호른의 악기로 구성된 음악)의 소나타 한 곡 같다. 목관악기의 크지 않은 음량과 부드럽고 온화한 음색이 이 작품과 매우 잘 어울린다. 특히, 편안하고 명쾌한 클라리넷 음색을 지닌 태연과 그녀를 완벽하게 뒷받침해주는 주조연들의 조화가 매우 돋보인다. 관객들을 따뜻하게 폭 감싸는 ‘깊은 소리’, 그 말이 딱 어울린다.
태연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극의 진행에 맞게 음악 또한 그녀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극 중 작곡가인 주현의 테마는 그가 가진 아픔을 깊게 드러낸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들리지만 배우들에게는 쉽지 않은 멜로디이다. 음악은 태연과 주현의 속마음처럼 다 드러내지도, 그렇다고 다 숨기지도 않는다. 그 감정의 수위조절이 무척 관객에게 가깝다.
그밖에도 주현과 혜미(문지원)의 깜짝 ‘베토벤’씬, 태연의 ‘스타가 될꺼야’, ‘칵테일 쇼’ 등 신나는 리듬의 음악도 그들의 극 진행처럼 빈틈이 없다.

- 시간과 공간의 조율, 마치 영화 처럼..
작품은 중반부부터 주현이 가지고 있던 ‘추억’이 드러나면서 태연의 감정 표현에 더욱 중점을 둔다. 주현의 추억은 과거의 것인데도 현재에도 존재하는 듯 하다. 이런 과거와 현재의 공존은 연출(왕용범)의 감각적 표현으로 스펙터클한 특수 장치나 상상력 없이도 극의 밀고 당김을 이끈다.

-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조화로움'
이 작품은 배우, 캐릭터, 극, 음악, 무대, 연출, 이 모든 것이 유기성을 지니고 있다. 태연이 주현의 추억에 손을 내미는 과정, 즉 스토리의 원인과 결과가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 된다. 그래서 원인만 돋보이지도, 결과만 돋보이지도 않는다. 관객이 웃어야 할 때, 울어야 할 때, 감상에 젖어야 할 때가 작품의 의도와 맞아떨어진다. 이들은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즉, 관객에게 꼭 무엇을 전하려고 ‘애쓰지’ 않았다는 말이다. 감정의 강요만큼 힘든 일은 없는 법. 이 작품은 무엇이든 자연스럽고 모두가 조화롭다.
또한 주조연들의 캐릭터가 명확하다. 이것은 배우들의 영향이 크다. 이제 완숙한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우형과 윤공주뿐만 아니라 혜미(문지원), 사장(문성혁), 미정(임은영) 역 또한 각자의 캐릭터 표현에 부족함이 없다. 손에 잡힐 것 같은 이들은 그들만의 '능숙함'으로 관객에게 말을 걸지 않고도 대화를 나눈다.

-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멈춰있는 사랑
주현에게 ‘추억’은 수평선을 지운 바다안개와도 같았다.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낮고 넓게 바다를 지배하는 안개의 힘처럼 그에게 추억은 강했다. 마지막, 태연의 ‘들리지 않는 고백’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관객은 태연의 그 애틋함을 만지는 느낌이다. ‘저 마음 내가 알지’ 하며 함께 눈물짓는 관객은 다 알 것이다. 끝이면서 시작인 곳, 바로 내 마음인 것을 말이다.
현재 우리는, 우리가 수없이 만들고 없애는 사랑에 스스로가 지쳐있다. 그럴수록 나의 진부했던 옛사랑이 더욱 그립다. 오래된 책장을 넘기는 느낌, 유명화가의 알려지지 않은 그림을 보는 느낌, 음악과 사랑이 닮아있는 곳, 나의 숨어있던 고백이 더욱 저릿하게 다가오는 이야기, 바로 뮤지컬 ‘컨페션’이다.

(2008. 2. 3일까지 충무아트홀)


관람일_12월 1일 공연
제작_충무아트홀, 쇼틱커뮤니케이션즈
연출_왕용범
cast_김우형,윤공주,문지원, 문성혁, 임은영

공정임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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