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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찾아, 김종욱 찾아 삼만리

 

사랑하고 싶은 계절 가을에 뮤지컬 한 편으로 위로를 받고 싶다면 ‘김종욱 찾기’가 좋을 듯싶다. ‘운명은 바로 옆에 있는 것’이라며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설탕을 굽고 있는 듯 달콤한 향이 감돈다. 파도치듯 극적인 드라마는 아닐지라도 작은 에피소드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핸드폰 회사에 다니다 잘린 박동하, 종군기자 안 시켜줬다고 성질부리다 잘린 김지현. 이 두 인물이 만나기까지 수많은 엇갈림이 존재한다. 여기서 진정한 인연은 골목 모퉁이를 돌자마자 마주치는 것이 아닌 미로처럼 헤매다 운명처럼 마주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때문에 그들의 엇갈림이 매우 익숙하다. 그곳에 있는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고, 경험 중에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본명을 사용하여 사실감을 더했다. 배우들 자신의 성격이 문득문득 배어 나오는 것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보는 이들은 미묘한 긴장감에 빠지게 된다. 그들이 연기를 하는 것인지, 연기를 통한 속마음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마 작가는 이러한 관객의 감정을 적절히 이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두 공간을 슬라이딩 하듯 횡단하는 주인공들에게서 긴장감 보다는 편안하고 즐거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의 가벼운 분위기는 해결하지 못한 듯하다. 김지현의 속내가 밝혀지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도 심심함을 금치 못한다. 아마 전체적으로 음향이 작아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래, 연기, 극의 구성이 매우 완만하다. 빠른 전개를 위한 극의 흐름은 자주 끊겨 호흡이 가빴으며, 멜로디와 가사는 상투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허전함에는 무대가 더 힘을 실어 준다. 병풍처럼 된 무대 뒤쪽의 세트 외에는 별다른 장치가 없다. 공간이 허전하다. 좌우로만 이동하는 병풍과 중간 중간 보여지는 영상만이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배우들의 동선도 무대의 움직임도 매우 정적이기 때문에 박동하가 멋지게 돌아주는 턴도 이 극에선 어색하기만 하다.

작품 내내 김종욱을 찾아, 또는 도망치느라 헤맸던 김지현은 진짜 김종욱을 만났는데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추억은 추억일 뿐 힘이 없다’는 TV 드라마의 대사처럼 김종욱 보다는 사랑을 싹틔우는 과정을 함께한 박동하와 맺어진다. 물론 박동하 역시 스쳐지나갔던 인연이었다고 에필로그를 통해 주제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박동하와 김종욱의 역할은 1인 2역이다. 그래서 추억 속 김종욱과 현재의 박동하는 큰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왜 굳이 1인 2역으로 설정을 했을까? 그것은 김지현의 눈으로 본 김종욱과 박동하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김종욱’은 특정 인물인 김종욱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게 될 인연’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아닐까?


공연일자 : 2007.11.09.
캐스트 : 박동하, 김지현, 임기홍
프로덕션 : CJ 엔터테인먼트, 뮤지컬 해븐
연출 : 김지연
공연장 : 예술마당 1관


김유리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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