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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생을 외쳐, ‘빙고!’ 라고

 

 

혹시,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지루한 시간을 틈타 선생님 몰래 하던 ‘빙고게임’을 기억하는가?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소소한 이 게임이 뮤지컬로 태어났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우리가 쉽게 즐기던 빙고게임과는 조금 다르다. 빙고게임은 1778년 최초의 기록이 있으며 미국에서는 19세기 초에 나타나 그 후 전 세계에 빠르게 전파되었다. 미국에서 빙고는 ‘빙고 게임장’에서 빙고꾼들이 하는 게임이다. 뮤지컬 ‘빙고’는 이 작은 게임장에서 이루어지는 네 친구의 세월을 넘은 우정과 사랑을 소극장 호흡으로 그려내고 있다.

- 배우들의 세련된 노련미, 우리는 이런 배우를 원했다
이 작품의 캐릭터는 빙고게임을 진행하는 ‘샘’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다. 중년의 ‘아줌마부대’를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의 배우들은 그래서 조금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앳되고 예쁘장하기만 한 여배우들이 아니다. 인생의 중반까지 살아온 역할을 소화하기엔 여기 이 배우들이 적격이다. 바로 한국 뮤지컬계가 바라고 있는 여기 이 배우들의 세련된 노련미는 세월과 경험에서 더욱 빛난다. 그녀들의 파워는 이 작품 속 한 대사가 정리해준다. “웬만한 사내 녀석들 보다 강해!”

- 빙고, 이런 게임이었어?
우선, ‘빙고 게임장’이라는 장소 자체도 생소하다. ‘무슨, 빙고를 하러 게임장엘 가?’라고 생각하는 관객이 있다면 이 작품 속에 그려진 다양한 빙고 게임에 놀라게 될 것이다. 네모난 게임 판에 숫자를 쓰고 가로, 세로, 대각선을 먼저 만드는 그 단순한 게임이 다양하게 변신한다.
이 작품에서 관객이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단연코 관객과 함께 빙고게임을 하는 장면이다. 미리 준비된 게임용지에 빙고 칸을 채워나가는 관객들은 알게 모르게 경쟁심이 붙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이 소극장 뮤지컬에서 관객과의 이런 인터랙티브는 필연적 존재인 듯 보인다. 왜냐하면 게임에서 발휘한 관객의 집중력은 작품 내내 객석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작은 무대, “잘 봐요!”
이들의 과거와 현재는 무대의 막 하나로 이루어진다. 그 간단한 무대연출로 15년 전과 현재의 상황이 전개 된다. 그들이 과거를 얘기 할 때는 관객에게 귓속말을 하듯 객석에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이들의 ‘과거 재연’은 작품에서 아주 중요한 듯 보인다. 그것은 이 극 속 그녀들의 상황이 사건의 발단과 전개 그리고 해결이 그들의 ‘15년 전 과거’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관객에게 그들의 과거를 아주 상세히 전달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 사이에 분명한 경계를 두는 것은 아니다. 과거가 현재 같고 현재가 과거 같은 느낌이다. 세월이 흘러도 그들의 사랑과 우정이 변함없음을 말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

- 극과 환상적 호흡을 보이는 춤과 노래
뮤지컬에서 중요한 것은 음악이라고 하지만 사실 전문가들은 음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극과의 조화라고 얘기한다. 그렇기에 그것이 무척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것을 극복한 듯 보인다.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음악이 이 작품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라이선스 작품인데도 노랫말과 멜로디의 전달은 소극장용 뮤지컬에 무척 적합하다.
이 작품의 음악적 완성도가 가장 극대화 된 부분은 ‘줄리아’의 딸 ‘엘리슨’이 어떤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극중극 형태의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앙상블과 ‘엘리슨(오소연 배우 분)’역의 배우 역량은 최고다. 극에서 유일하게 20대 여자인 ‘엘리슨’의 캐릭터는 엄마를 위해 빙고판에 뛰어든 무척 밝은 성격의 소녀다. 그녀가 가진 음색의 특색, 매우 매력적이고 리드미컬하면서 세련된 화성 진행이 그녀만의 색깔로 무척 잘 표현되었다. 특히 뮤지컬 속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밖에도 작품 전체적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멜로디와 빠르지 않은 호흡은 음악과 대사의 조화를 가져오고 그에 따른 극 전달력이 매우 좋다.

- “빙고게임 이상의 뭔가가 있어!”
오랜 친구인 이 네 명의 아줌마들은 ‘빙고’게임으로 인생을 알게 된다. 그렇게 오래 함께 해왔음에도 서로가 오해하고 있어 털어놓지 못한 그들의 아픔이 있었다. 그렇게 인생을 알아가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다 고통이 따르는 법인가 보다. 이 작품에서 이들이 서로간의 오해를 이해로 푸는 방법은 무척 ‘아줌마’스럽다. 그렇게 하나둘씩 그 오해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각자의 인생의 의미를 찾을 때 관객들은 그녀들의 그 ‘아줌마’스러움에 적극 공감한다. 그리고 그녀들처럼 인생의 중간까지 살아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 관객들에게 던져진다. 바로 ‘줄리아’의 명언(?), “인생 뭐 없단다, 얘야”이다.

12월 31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뮤지컬 빙고_ 10월 31일 공연
연출_이종오
캐스트_한지연, 김현진, 이정용, 오소연 등


공정임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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