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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로망 ‘뮤직 인 마이 하트’

 

희곡 작가인 민아는 농아라는 자신의 처지에 이미 초연한 인물이다. 통통하고 귀여운 외모의 그녀는 듣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 이외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자다. 그녀를 둘러싼 이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는 TV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같다. 아마 결론은 뻔하다며 욕하면서도 열심히 보게 되는 애청자들과 관객들의 성격까지도 닮았을 것이다.

소소한 아이디어, 빛을 내다
농아인 주인공이 어떻게 관객에게 대사를 전달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것이다. 그녀의 대사는 독백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녀의 심리를 가장 확실히 전달해 주는 것은 그녀의 상상 속에만 등장하는 네 친구들이다.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아마도 친구들과 둘러앉아 한껏 수다를 떨어대는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네 명의 친구들 또한 주인공만큼이나 일상에서 쉽게 대할 수 있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사실 민아의 말을 대신해 주는 매개체는 다양하다. 노트북이 되기도 하고 핸드폰이 되기도 하며 수화가 되기도 한다. 이 때 핸드폰 속에 들어간 한 친구가 그녀의 문자를 읽으며 재미를 주고, 그녀가 하는 수화는 춤이 된다. 이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는 아니다.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맛을 낸 기발한 연출이었다.

여성들의 감수성을 간파하다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여성들을 위한 뮤지컬이다. 짝사랑에 빠진 여자의 아픔, 알쏭달쏭한 남자의 태도, 해피엔딩 등 여성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때문에 한 번쯤 겪어 봤음직한 일이 눈앞에서 펼쳐질 때면 헛웃음이 나기도 한다.
평범한 그녀가 깜짝 놀랄 정도로 여성스럽게 변신한 장면도 누구든지 상상해 오던 일일 것이다. 그래서 꼭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듯 느껴지게 된다. 이렇게 이 작품은 마치 노래 가사처럼 말랑말랑한 소녀 감성을 자극한다.

아득한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무대구조
여러 개의 프레임으로 되어있는 무대 세트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게다가 배우들의 동선은 매우 수평적이다. 구도 자체의 큰 변화가 없으며 배우에게 격렬한 움직임도 없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점차적으로 극 속에 빠져드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는 스토리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 보인다. 관객들은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TV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자세로 작품에 임하게 된다. 생동감을 소극장의 큰 장점으로 꼽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장재혁의 역할은 무엇인가?
남자 주인공인 장재혁 역할은 로맨티스트이자 얼짱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역할을 맡은 정성운은 뮤지컬 배우라 하기에는 다소 어색함이 있다. 캐릭터를 설정하고 배우를 캐스팅한 것인지, 배우를 위해 캐릭터를 설정한 것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의 역할은 대사와 노래가 많지도 않다. 이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뮤지컬 소화력은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의 문제점의 심각성을 느끼게 했다. 여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흐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장재혁의 심리가 숨겨져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장재혁이라는 역할이 필요 없는 인물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뮤직 인 마이 하트’는 파스텔 색채의 로맨틱한 무대 위에서 많은 여성들의 로망을 재현해 준다. 게다가 평범한 여자와 멋진 남자의 러브 스토리는 여성 관객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여성들만이 아닌 사랑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격인 공연이다. 실제로 공연이 끝난 후 프로포즈를 하는 관객을 위해 훈훈한 시간도 마련해준다고 하니 아직도 고백하지 못한 연인들에게는 최고의 공연이 될 듯하다.



김유리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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