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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멋진 남자들이 선사한 뜨겁고 화끈했던 가을 콘서트 - 프랑스 3대 뮤지컬 오리지널 캐스트 내한 공연

 

세계불꽃놀이축제가 열리던 날 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프랑스 3대 뮤지컬 오리지널 캐스트 내한 콘서트가 있었다. 그 콘서트 열기는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보다 수백 도 더 뜨거웠고 그 무대는 관객들이 기꺼이 무릎 꿇고 경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최고의 목소리를 가진 멋진 남자들이 최고의 곡들만 선별해서 불러주는 것을 듣는 즐거움이 어떤지는 다들 잘 알 것이다. 이번 공연이 바로 그랬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3대 뮤지컬인 「돈 주앙」「노트르담 드 파리」「십계」의 하이라이트들만을 모아 마치 베스트앨범처럼 꾸민 일종의 음악 콘서트였다. 흔히 갈라 콘서트라고 부른다. 갈라(gala)란 원래 이탈리아 전통 축제의 복장 갈라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이 프랑스에서 겔랑(gallant)으로 불리다가 미국에서 축제의, 특별한 행사의, 유쾌한, 화려한의 뜻을 가진 의미로 음악 콘서트에 사용된 것이다. 주로 특별한 무대나 복장을 생략한 채 주요 아리아나 중창들을 중심으로 연주되는 음악 콘서트를 일컫는다. 중창이나 합창이 포함돼 있어 독창회나 리사이틀과 구별된다.
이번 공연은 아주 특별한 갈라 콘서트였다. 뮤지컬의 네 가지 요소 중 세 가지인 연기, 춤, 무대효과를 절제하고 노래 하나만으로도 그 모든 요소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폭발적인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음을 증명한 공연이었다. 모두가 수긍하고 감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배우 각각의 성량과 카리스마가 뛰어났다.
좋은 공연은 잘 짜인 기, 승, 전, 결을 갖추고 있다는 이론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해버리고 처음부터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로 이어졌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오늘밤은 너무 짧다. 그래서 그들은 바로 별(star)의 가장 뜨거운 핵심(core)을 우리에게 보여주겠다는 식이다.
첫 곡이 시작되고 1분도 안 되어 관객들은 배우들에게 완전히 압도당하고 말았다. 인간이 부르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성량이 풍부한 7명 모두가 한꺼번에 나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를 불렀다. 천상의 소리란 이런 것일까? 마치 마법을 건 것처럼 고단했던 일상의 자잘한 고민과 우울했던 마음들은 싹 사라져버리고 온전한 ‘즐거움’으로 이끌려갔다.
특히 여자 관객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했을 것이다. 남자들은 시각적인 유혹에 약하고 여자들은 청각적인 유혹에 약하다. 그래서 남자들은 종종 애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늦은 밤 애인의 창가에서 세레나데를 부르곤 하는 게 아닌가. 이번 공연에서 7명의 멋지면서 놀 줄도 아는 남자들은 때로는 연인을 애무해주듯 부드럽게 때로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클라크 케이블이 비비안 리를 안고 성큼성큼 계단을 두 칸씩 올라가는 것처럼 남성적이면서도 박력 있게 때로는 지옥 끝까지라도 내려간 것처럼 영혼 저 깊이까지 울리는 음을 선사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괴물 꼽추 콰지모도 역을 맡은 맷 로랑(Matt Laurent)은 ‘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에서 죽음보다 더 사랑을 원한다는 것을 절규하듯 절절하게 부르며 관객의 영혼을 빨아들였다. 관객들 모두 그의 노래를 들으며 숨을 죽이거나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가 중간에 음을 끊고 헉헉 숨을 내쉬다가 다시 한 번 음을 토해낼 때는 모두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를 향한 박수와 찬사와 감탄이 자주 터져 나왔다.
「십계」 팀의 모세 역을 맡은 세르지오 모스케토(Sergio Moschetto)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하늘을 찌르는 고음을 선사해주었다. 날카로운 고음은 마치 에로스가 쏜 화살처럼 관객들의 심장에 꽂혔다. 그 다음은 화살을 맞은 자가 화살을 쏜 자를 쫓아다니며 사랑을 구걸할 수밖에. 그것이 정해진 운명이다. 그 운명을 거스를 수 있을까? 「십계」팀의 람세스 역을 맡은 아메르 무이시(Ahmed Mouici) 역시 관객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이 두 남자 세르지오 모스케토와 아메르 무이시는 앞에서 나왔던 놀 줄 아는 젊은 남자들의 매력과는 또 다른 성숙한 남자의 풍부한 성량을 제대로 들려주었다. 그리고 기쁜 소식 하나! 「십계」는 올해 연말에 오리지널 공연을 한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7명의 남자 배우들이 아주 작정을 한 듯 화끈한 팬 서비스를 해주었다. 마치 ‘오늘밤, 여자들, 너희들은 모두 죽었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들은 때론 장난을 치고, 과감하게 애정을 표현하고, 눈을 맞추고, 몸짓으로 표현하고, 섹시하게 노래하며 유혹했다. 음유시인처럼 멋진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는 1년 전 서울에 와서 직접 작사 작곡한 곡 ‘she said’를 맷 로랑과 함께 불러주었다. 그들은 마지막 공연의 아쉬움을 솔직하게 마음으로 전하기도 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관객들을 향해 던지기도 하고 선물이라면서 약간 서툰 한국어로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불러주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여자들은 모두 ‘까악~’ 자지러질 수밖에 없다. 반쯤 혼수상태.
또한 비틀즈의 「헤이 쥬드」를 불러주어서 관객들에게 ‘아니 팝송까지 불러준단 말이야’라는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했다. 맨 마지막 앙코르 공연에서는 1층 관객 입구에서 무대까지 배우들이 걸어가면서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까지 하며 「거위의 꿈」을 약간 서툰 한국어로 불러주었다. 배우가 관객에게 아주 가깝게 다가왔던 공연이었다.
관객들은 그야말로 스탠딩 콘서트에 온 것처럼 흥분했고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디카와 핸드폰을 꺼내 ‘번쩍’ 플래시를 터뜨리고 ‘찰칵’ 소리를 내며 그 감동들을 저장하기 바빴다. 근데 배우들 역시 관객들의 그런 모습을 자신들의 디카에 담아갔다. 그들도 관객들의 반응에 흡족했고 관객들이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뮤지컬 배우들은 자신의 역량과 매력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냈다. 그리고 관객들과 함께 즐겼다. 그래서 더 즐거운 무대였다. 무대의 막이 내려오고 나서도 그 여운은 오래 남았다. 관객들은 쉽게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래 서성거렸다.
빛나는 별들은 내부에 용광로처럼 뜨거운 그 무언가를 품고 있다. 뜨거운 그 무언가를 품고 있지 않은 것들은 빛나지 못한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에서 저마다 가슴속에 담아두었지만 묻어두기만 했던 뜨거운 그 무언가에 작은 불씨를 하나씩 붙이고 돌아갔을 것이다. 오늘밤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만 아름다웠던 기억을 남기는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은 전적으로 여자 관객들을 위한 뮤지컬 갈라 콘서트였다. 요즈음 야채가게도 여자 고객들을 겨냥한 ‘총각네 야채가게’가 있는데 뮤지컬에서도 여자 관객들을 위한 ‘7명 남자의 멋진 콘서트’가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근데 그럼 그 여자 관객들과 함께 온 남자 관객들은? 그들은 여자 친구나 애인이 행복해하는 것을 봤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분명 애정 애버리지가 ‘팍팍’ 올라가 있을 것이다.




안현주 bread-wi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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