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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 스토리

 

2006년 한국 뮤지컬 대상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가 재공연에 들어갔다. 다시 공연할 때마다 조금씩 각색되어 색다르게 연출한다고 정평이 나 있다. 오랜 시간동안 다듬어지면서 공연을 해 온 것이 벌써 5차 팀의 공연에 이르렀다. 좀 더 치밀한 연출을 위해서 노력하고 관객 한 명까지의 감동을 생각하는 뮤지컬이기에 이 공연을 본 관객은 색다른 느낌과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우리의 이야기
이 병원의 환자들은 제각각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간병인으로 온 김정연조차도 실연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 환자 중 반신불수인 최병호가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병호를 찾기 위해 새로 부임한 베드로 신부는 병원의 다른 환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 환자들은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서로를 어루만져주고 그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어쩌면 우리도 현대인의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가끔은 뒤로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 익숙한 멜로디, 하지만 색다른 음악적 연출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로 구성된 악기는 언뜻 빈약해 보이지만 실제 공연을 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스케일과 단2도의 음정으로 시작된 첫 곡은 약간 현대적인 느낌을 풍긴다. 하지만 바로 바이올린의 애잔한 선율이 나오면서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이것을 시작으로 다양성 있는 음악이 계속 선보인다. 특히 이 뮤지컬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데, 6.25 장면일 때는 5음계를 사용하고 집배원이 바다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빠른 패시지의 피아노를 사용한다. 이와 같이 시종일관 같은 형식의 음악을 선보이지 않는다. 신부님이 집무실에서 전화통화를 할 때 통화내용 자체를 노래로 바꾸어 목소리 음색을 달리한 것도 독특한 아이디어다. 긴 장면이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신부님의 위트 있는 대사와 함께 선율로써 한 장면을 만들어내었다. 그뿐 아니라 의성어인 ‘쑥덕쑥덕’을 이용하여 새로운 곡을 만든 것도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주제로 한 뮤지컬에서 이런 음악들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사용한 뻔한 음악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것에서 조금 옆으로 비켜섬으로써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어 지루하지 않고 색다른 맛을 연출해내었다. 집배원이 객석 바로 앞에서 꽃가루를 뿌리는 것도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것을 보며 감동할 소수 관객을 위한 섬세한 연출 또한 돋보였다.

- 가족이 무엇일까요? 사랑이 무엇일까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 보이는 별빛은 마치 다른 세계로 가기전의 관문처럼 느껴진다. 암전이 될 때도 무대세트는 열심히 바뀌는데, 관객은 무대에서 반짝이는 별을 쳐다보며 다음 장면을 기다리기에 무대가 바뀌는 줄 미처 모른다. 이 뮤지컬은 가족이 무엇이냐고, 사랑이 무엇이냐고 그냥 묻지 않는다. 다른 공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말하고 있지만 결코 진부하지 않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배우들은 끊임없이 변신한다. 치매노인 이길례 할머니는 전쟁당시에 남편과 이별하는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50년대의 풋사랑의 한 장면을 연기했다. 숙자 또한 현재의 알코올 중독자와 과거의 멋진 댄서의 캐릭터성을 잘 보여주었다. 병실에서 외톨이였던 최병호가 딸과 재회하게 되고, 병실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실을 나가게 된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진 병호를 가족과 이웃이 감싸 안아줌으로써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병호가 나간 후 병원이 어수선해지지만, 최병호는 마지막에 마침내 가족과 재회하게 된다. 이렇듯 이 뮤지컬은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우리 곁으로 가지고 왔다. 별다를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이지만 이 극의 곳곳에 숨겨진 작은 그들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가슴에 따뜻하게 남는다. 그 따뜻함을 가지고 돌아간 관객들도 그들 주위를 둘러보고 따스한 눈길을 줄 수 있는 그런 9월의 크리스마스가 되었을 것이다.


백수진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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