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2.25 목 13:0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공정임 리뷰] 뮤지컬 <시스터소울> 기적, 그 옷매무새를 고쳐 입다.

 

뮤지컬 <시스터소울> 기적, 그 옷매무새를 고쳐 입다.
2007년 6월 30일, 서강대 메리홀
연출 왕용범
출연 김병춘, 신영숙, 서지영 외

뮤지컬 <시스터소울>은 영화 ‘시스터액트’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으로 2005년 독일의 알토나 극장에서 초연되어 최고의 찬사를 얻은 작품이다. 이에 2007년 국내 제작진에 의해 새롭게 한국 뮤지컬시장을 노크하였다.
클럽의 삼류가수 ‘조세핀’은 우연히 범죄현장을 목격해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하는 수 없이 시골의 성 소피아 수녀원으로 숨어 지내게 되면서 우연히 성가대의 지휘를 맡게 된다. 이 작품은 이렇듯 우연히 얻게 된 인생의 소중한 경험으로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매력적인 소울음악, 그리고 친구되기
이 작품의 음악은 오랫동안 시간의 세례를 받은 듯 우리와 친숙하다. 물론 영화 <시스터액트>의 영향도 큰 이유겠지만 성가대의 노래는 꼭 종교를 논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이 음악적 완성도는 뮤지컬 <시스터소울>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성당에서 펼쳐진 ‘합창미사’와 비행기 값을 벌기위한 수녀들의 ‘길거리 공연’의 장면은 그 특유의 흥겨움이 여기저기 튀어 오른다. 이 작품에서 많이 돋보인 음악적 형식은 조화로움이 가장 중요한 ‘돌림노래’이다. 이들의 ‘돌림노래’는 결코 어렵지 않으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지지도 않고 모두를 하나로 모으는 특별한 힘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여기에다 위트 넘치는 웃음을 더한다.
이들의 노래가 주는 선물이 하나 더 있다. 주인공 ‘조세핀’은 특유의 친근함과 음악적 재능으로 갑갑한 수녀원의 생활을 활기차게 바꾼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수녀원의 가족들은 어느새 친구가 되고 그러면서 어딘가 모자란 듯 모나고 아팠던 그들의 상처를 서로에게 기댄다. 이들에게 노래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자 두려움과 불안을 떨쳐버릴 수 있는 유일의 도구이다. ‘노래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어!’ 극 중 ‘조세핀’이 의기소침한 수녀들에게 하는 말이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노래, 그것을 통해 이들은 진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한다. 그러고 나니 이제 세상도 그들을 향해 마음을 연다.

- 특별한 유치함에 공감하기
이 작품에서 갈등의 해결은 사실 매우 작위적이다. 원장수녀가 말하는 ‘천사’가 가져다 준 ‘기적’의 힘을 관객들이 실재로 공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삶은 언제나 그 ‘유치함’과 함께 있다는 것이다. 묘하게도 이 비현실적인 사건들은 손가락이 닿을 듯 말듯 바로 우리 옆에 있는 것 같다. 나에게도 그리고 너에게도 항상 일어나고 있는 일, 그래서 ‘유치함’은 ‘누구나’라는 특별한 옷을 입는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그들이 객석으로 뛰어 들며 ‘I Will Follow him’을 부를 때 그들의 손을 잡지 않을 수 없다.

- 좀 더 채워야 할 몇 가지
탄탄한 스토리와 좋은 음악 등 이들이 가진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먼저, 전체적으로 조화로움은 있지만 폭발력은 부족했다. 흑인 음악은 온 몸으로 노래를 부르는 그 폭발력이 가장 돋보이는 장르인데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조금 부족한 듯 보였다. 배우들의 가창력은 좋았지만 그것이 작품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또한 극의 모든 에피소드가 마지막의 해피엔딩만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을 준다. 갈등의 원인과 결과가 잘 이어지지 못했다. 그 외 스텝진의 작은 실수들 또한 최상의 공연을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다. 하지만 이제 첫발을 내딛은 <시스터소울>의 한국 상륙은 그 가능성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

- 우린 네가 필요해
‘세상 끝에서 만난 하느님’은 절망이라는 긴 터널 속에서 더욱 간절하다. 이들의 신나는 노래는 그 간절함을 이면에 담고 있다. 마음에 입은 상처는 크고 작든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이겨내기가 힘에 겹다. 그래서 누구나 기적을 바라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기적’이란 단지 무엇이 짠!하고 이루어지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는 ‘기적’을 말한다. 그래서 ‘하느님은 어떤 기적을 주실까요?’라는 한숨 섞인 ‘원장수녀’의 물음에 관객들은 바로 답할 수 있다. 이미 너의 옆에서 그 ‘기적’이 시작되고 있다고..
마지막 장면, 떠나려는 ‘조세핀’에게 수녀들은 말한다. ‘우린 네가 필요해’. 무엇인가 이루어졌다면 그럴 수 있는 시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른다. 부서지고 패인 상처를 이들의 노래로 치유하고 ‘우리도 이 공연이 필요해’라고 말해 보자. 비가 온 뒤 모든 사물이 더욱 선명해지듯 한바탕 소나기 같은 우리의 아픔도 이들이 말하는 ‘기적’처럼 아물게 될 것이다.

공정임 kong2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7월 6일 기사입니다.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