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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리뷰] 에에자나이카

 

로비에서 신명나는 한판이 벌어졌다. 북을 치고, 태평소를 부는 연주자를 둘러싼 사람들 사이에서 한번 신나게 놀았다. 공연 시작 직전인데도 배우들이 객석에서 눈에 띤다.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객석을 돌아다닌다. 다른 쪽에서는 낙타(모형)가 객석을 가로지르며 등장을 하고 아까 인사를 한 배우가 무대에서 ‘이마무라 쇼헤이’감독이 객석에 와있다며 농을 건넨다.

미친 듯 돌아가는 마지막 에도시대의 혼란스러운 때를 역사적 배경으로 한 ‘에에자나이카’는 전체적인 구성이 평소에 접하던 다른 뮤지컬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일본의 역사적배경과 한국 ‘바람곶’의 전통음악, 아주 대조적인 이 두 가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극을 이끌어갔다. ‘바람곶’은 일본의 ‘가부키’처럼 오른쪽에 위치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으며, 죽은 사람의 혼을 집에 모셔놓는 풍습 등 일본의 전통의 모습이 곳곳에 많이 보였다.

‘바람곶’의 음악은 모든 악기가 각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아코디언의 멜로디는 특히 막부시대 마지막의 혼란스러움을 잘 나타내 주었다. 특히 주인공 ‘겐지’가 미국에서 돌아와 자신의 아내인 ‘이네’를 팔았다고 옥신각신하는 장면은 북의 장단과 트레몰로를 가지고 격한 감정을 충실히 표현해 주었다. 바람곶 외에 배우들이 직접 일본 전통악기를 맨 상태로 옛 일본 노래를 부르는 듯 특유의 목소리를 내며 군무를 추었고 여기에 장구 등의 리듬이 더해져 완벽한 퓨전화를 이루었다. 한국 관객을 위한 배려였는지 장윤정의 트로트까지 선보여 즐거움을 주었다. 그 트로트와 연상이 되는 소금의 멜로디, 흥겹고 가벼운 피리로 시작한 2부의 음악과 농민 봉기의 장면을 웅장한 스케일로 그려낸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저기서 독특한 다른 연극적 모습이 보인다. 힘들게 생활하는 서민의 모습과는 달리 환락가인 ‘료고쿠’에서는 늘 활기가 넘친다. 이런 신명나는 곳에서 생활하는 이네는 7년만에 만나는 남편, 겐지가 돌아가자고 하여도 처음에는 거절을 할 정도이니 말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딸을 환락가에 판 아버지의 모습, 농민 봉기로 얻는 땅을 경작하기 위해 겐지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들이닥친 갱단에게 칼에 맞아 목숨을 잃는 장면, 아버지의 죽은 시신 앞에서의 성행위 장면은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게 하였고 관객의 입장에서 깊이 생각하게 하였다. 하지만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넘치지 않는 바람곶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 극을 탄탄하게 하였다. 또한 객석과 무대의 특별한 경계 없이 객석의 중간을 비워두면서까지 배우들이 극장 전체를 무대로 사용하는 무대연출은 관객이 이 연극과 함께 호흡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에에자나이카’를 서툰 한국어로 번안하여 부른 장면은 한국팬들을 위한 마지막 서비스인 듯했다.

‘에에자나이카!’ 겐지는 마지막에 이렇게 외쳤다. 또한 마지막 민중봉기에서 총에 맞으면서 다시 일어나고, 또다시 쓰러지고, 그렇게 그들이 죽어가면서도 끊임없이 외치는 ‘에에자나이카’가 계속 귓가에 울린다.


psj121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4월 17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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