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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인 러브 ‘판판판’

 

Ⅰ. 판을 벌여보자!
아샨 먹거리촌에는 나란히 위치한 한식이와 쭝식이, 일식이네 음식점이 있다. 그리고 한식이 옆에는 짧은 한국말을 간신히 해대는 미미가 늘 따라다닌다. 이 거리에선 그저 “죽여줘 맛갈비!”를 외치는 근면 성실한 한식이네 판이다. 철저한 고객관리로 북적이는 한식이네 손님들을 온갖 간사한 수단으로 빼돌리려던 쭝식이와 일식이는 결국 지들끼리 야비하다며 싸움이 터지곤 한다.
이렇게 경쾌하고 들뜬 분위기로 극의 서막이 올랐다. 역사에 얽힌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관계를 즐겁게 전하려는 이들에게 맘 편히 판을 벌여주고, 귀를 기울여 보자.

Ⅱ. 웃음 속에 자리 잡은 서글픈 역사왜곡 이야기
한밤중에 한식이네 간판을 쭝식이네로 바꿔버린 쭝식이는 이로써 한식이네 식당이 자기의 것이라고 어이없이 우겨댄다. 우습기 그지없는 행동에 그만 너털 웃음이 나고 만다. 게다가 미미는 자신의 사랑을 봐주지 않는 한식이에 대한 복수로 일식이와 손잡는다. 그들은 한식이네 장독대 밑의 보물을 훔치고 말뚝을 박아 좋은 기를 막아버릴 계략을 짠다.
왜 모두들 한식이를 가만히 두지 않는 것일까?
바로 말해서 왜 한국을 가만히 두지 않는 것일까? 뿌리 깊은 우리의 역사와 땅을 왜 그들은 자꾸 탐하려 드는 것일까?
관객에게 그 ‘왜’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이 뮤지컬의 목적이다. 그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듯 그들은 그들의 숙제를 재미를 통해 차근히 풀어 나가려 한다.

Ⅲ. 화합, 그리고 행복 - 아시아 인 러브
못된 계략을 짰던 일식이와 미미, 쭝식이까지 모두 정직의 투명함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 한식이는 모두를 용서하려 하지만 세상은 거짓된 자들을 응징하기 마련이다. 이 때 내내 조용했던 쭝식이 부인이 결국 터뜨리는 한마디.
“내 이럴줄 알았다...욕심 낼 것을 내야지...”
사실 이 말의 화자는 한,중,일 어느 누구도 아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자들이 내뱉는 보편적 잣대일 것이다.
사건이 해결되고, 한식이는 식당을 차압하러 폭풍처럼 들이닥친 사람들을 온 힘을 다해 막아선 직원들의 주인의식에 감격한다. 이를 통해 이 작품에선 우리 국민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타국들에 맞서 힘을 보여줘야 함을 말하려 하고 있다. 이렇듯 ‘판판판’은 국민들의 화합과 나아가 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행복을 꿈꾼다.

Ⅳ. 즐비한 비유의 향연 - 진지함에 대한 그리움
‘판판판’에는 중요한 의미를 담은 언어들이 넘쳐난다. 역사왜곡을 빗댄 쭝식이의 행동과 독도를 의미하는 한식이의 독대(장독대) 등 수많은 은유와 비유가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끔은 거칠고 직설적인 말들이 관객들의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국가적 논쟁들의 심각성을 외치기엔 비유와 은유는 힘이 약하다. 갖은 볼거리로 관객들에게 좀 더 다가서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정확하게 정곡을 짚어주는 한 가지가 무척이도 아쉬운 판이다.

Ⅴ. 판을 깨자!
한,중,일,미의 관계를 꼬집은 뮤지컬 ‘판판판’은 그 시도와 작품 곳곳의 섬세한 의도는 좋았지만, 반면 표현이나 구도면에 있어서 여러 가지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판을 깨보자. 아니 반드시 그 생각의 판을 깨야만 한다. 아무렴 어떠한가? 이러한 작품도 필요하지 않은가?
온갖 화려함과 상업성으로 무장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뮤지컬 시장에서 깊은 의미에 중심을 둔 ‘판판판’의 등장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이렇게 앞에 나서준 것이 고맙기도 하다. 부족함에 대한 보완은 그들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그저 멍석을 깔아주자. 그들이 흥에 겨워 더욱 신나게 큰 소리로 외칠 수 있도록 말이다. 이토록 단순한 것이 한국 창작 뮤지컬 시장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우리 민족을 지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하면 참으로 뿌듯하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yuri40021@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4월 9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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