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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7인의 천사> 리뷰

 

 

우리의 인생이 너무 묽은 것은 아닌가?

이 공연은 우리가 잊고 지내던 지상의 모든 웃음과 눈물, 그 삶의 퍼덕거림을 한꺼번에 쏟아낸다. 고난이 축복이라.. 그 낯선 발상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곧 그 ‘고난’과 ‘축복’의 기막힌 어울림이 시작된다. 관객들은 천사들의 그 이야기에 열광했다. 정말 우리들도 지금의 삶 이전엔 천사였을까?? 극의 그 싱그러운 상상력은 구름위에 걸터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기분 좋은 울렁거림을 준다. 그렇게 있다 보면 꼭 천사였던 예전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발칙한 상상에 피식하고 웃음이 난다. 이 작품은 그런 낯선 설레임에 둘러싸여 있다.

첫 장면, 곧 태어날 아기가 있다. 신기하게도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부모와 함께 웃고 즐긴다. 자장가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는 마치 아이가 닥칠 일생을 다독이는 것 같다. 복선의 의미일까? 관객들은 그 목소리가 괜히 슬프다. 그 후 7명의 천사들이 등장한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천사들, 자신들의 꿈과 되고 싶은 것들을 다채로운 노래로 나열한다. “고난이 축복이야”라는 노랫말이 관객들에게 각인되고 그 이유가 점점 궁금해지는 찰나, 천사들이 곧 태어날 아기 ‘럭키’에게 줄 선물상자를 내놓는다. 그것은 바로 럭키가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닥치게 될 ’고난‘들이다. 이제 극은 그들의 선물, 아니 ’고난‘ 퍼레이드로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이 극은 ‘따뜻함’과 ‘편안함’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조명으로 나뉜 인간과 천사들의 공간, 특히 천사들의 공간은 매우 예쁘고 신비스럽다. 그들은 천사이지만 매우 인간스러운 따뜻함을 지녔다. 그리고 모두가 흰색이다. 무대와 배우들의 의상과 그리고 그들이 쏟아내는 웃음까지. 정말 천사가 있다면 바로 저들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 그 따뜻함이 황색 조명과 어울려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그리고 계단과 사다리 등 무대 구석구석이 모두 효과적으로 쓰이며, 1층과 2층으로 나눠진 무대는 특히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7명인 등장인물은 각자 혹은 함께하면서 적절한 공간 활용을 통해 무대 곳곳을 누빈다. 그 꽉 찬 듯한 느낌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수평의 기운을 함께 준다. 또한, 파랑 같은 인생사를 무난히 소화해 내는 주인공과 각자의 캐릭터가 정확히 드러나는 6명의 천사들의 그 연기력 또한 매우 뛰어나다. 이것이 극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다채로운 음악이 결합해 매우 생동감 넘치는 진행을 보여준다. 하지만 라이브로 연주된 반주가 출연자들의 목소리와 잘 융합되지 못했던 점이 무척 아쉽다.

극의 마지막, 자신들의 고난을 둘러 본 럭키는 매우 절망하고 급기야 태어나기를 거부한다. 천사들은 관객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자, 그래도 태어나겠습니까? 관객들이 글쎄..라는 표정을 지을 때,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태어나야 할 이유가 등장한다.

참 신기하다. 그 마지막 한 장면은 럭키의 그간의 고통을 다 삼키게 한다. 극은 관객들을 그렇게 큰 공감 속으로 밀어 넣으면서 그 ‘고난‘들을 축복으로 여기는데 동참하자고 한다. 물론 관객들은 그 동참에 스스럼없이 빠져든다. 왜일까? 그것은 바로 이 극에서 잡고 있는 고난에 앞선 ’축복‘에 있다. 생각해보면 고난은 결코 혼자 오지 않았다. 사랑했기에 실연의 아픔이 생겼으며, 만났기에 헤어짐의 아픔이 생긴 것. 관객들도 말로하지 않았지만 그 ’고난‘ 의미를 알고 있었다.
<7人의 천사>, 그러고 보니 제목에서부터 그 천사들은 이미 ‘인간’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너와 내가 바로 천사임을 일러준다.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이 공연을 보고 자신의 고난을 축복으로 여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공연 내내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행복해했고, 천사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렇게 극의 다양한 에피소드는 관객들을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눈물로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무대 위 커다란 거울은 관객을 비추고 천사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이 축복임을 노래한다. “이 순간 여기 있는 것을 축하해!”라고 말이다.


편집부 공정임 / kong2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2월 1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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