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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공연기] 떠오르는 안무가 동동 - 박영애

 

Ⅰ. '낯익음의 음악적 선율이 관객의 귀가에 맴돌고‘
아카펠라의 듀엣곡이 흐른다. 무대 가운데 자리 잡은 느티나무위에 누군가가 소리친다. 잠시 후 무대에 조명이 꺼진다. 희미한 불빛아래 등장하는 여자무용수, 2/4박자의 흥겹고 발랄한 리듬의 곡이 나온다. Mixolydian스케일이 가지는 중성적인 모드 느낌과 조성의 느낌이 묘하게 결합된 곡이었으며 이 곡에 맞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꼬마야 꼬마야 등 여러 전통놀이를 선보였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시간이 끝난다. flute 선율이 아늑하게 들리고 마치 옛날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듯 조용하게 다시 시작된 곡은 느티나무를 희미하게 비추고 어린 시절의 티를 막 벗은 남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느티나무에 다가가자 앙상한 나뭇가지가 있는 눈이 내리는 영상이 보여 지며 무반주 첼로선율이 쓸쓸히 들려온다. 첼로곡이 minor에서 major로 바뀌면서 건반악기 첨가되고 영상이 사라진다. 곧이어 piano 아르페지오 부각되며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고목나무 서서히 움직인다. 조금 전에 나왔던 cello와 flute이 선율이 대위를 이루고 남녀무용수 2인무를 춘다. cello의 멜로디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며 빨라지고 여자 무용수가 고목 앞으로 다가갈 때 다음곡과 오버랩 된다. 뉴에이지의 마이너 발라드 곡이 여자 무용수 독무에 맞춰 흐르고 해금 솔로가 그 뒤에 멜로디로써 뒷받침해준다. 그 곡의 중반에는 고목나무위의 무용수 느린 춤사위가 합쳐져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다. 느린 춤사위 옆으로 나비를 쫓는 천진함과 행복함이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다. 그 곡이 끝나자 위에서 천이 내려오고 고목은 흔들린다. 북소리와 피리소리는 점점 빨라지고 타악기까지 더해져 긴장감을 더해주었으며 이는 곧 느티나무의 변화를 알게 해준다. 거문고의 저음이 짙게 깔리고 붉은 조명아래 춤사위만 어렴풋하게 느껴진다. 그 위를 받들고 있는 바이올린선율이 인상적이다. 그 선율을 받은 기타의 애잔한 발라드는 느티나무에게 애원을 하는 듯하며 무용수는 그 주위를 계속 맴돈다. 하얀색 천에 무언가 매달려 다시 내려왔다가 올라간다.


Ⅱ. '느티나무의 서정성이 추억에 닿아‘
국립무용단 동동의 ‘느티나무에게 안부를 묻다’ 는 옛 시골에서의 따뜻한 추억을 연상케 한 작품이었다. 소품의 등장이나 귀엽게 머리를 묶은 무용수들의 이미지, 어릴 절 귓가에 오글오글 대던 익숙한 음악들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법한 추억의 느티나무에 맺힌 우리들의 낯익음의 세계를 따뜻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느티나무에게 안부를 묻다’에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것을 토대로 만든 공연이기에 관객의 공감을 충분히 잘 얻어낼 수 있었다. 수몰될 위기의 마을은 어린 시절 동구 밖 느티나무 아래서 뛰놀던 추억과 그 추억을 먹고 자란 아이들의 마음 등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고 그 추억을 놀이문화로 이끌어내었다.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던 옛날 우리 전통 놀이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관객들을 향수에 젖게 했다. 철학적인 깊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친근하게 낯익음의 접근을 통해 무용이 대중과 소통하기 힘든 것이라는 관념을 깨고 우리주변에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잘 접목시켰다.
둘째, 느티나무라는 소재의 활용과 정서적 표현이 풍부한 작품이었다. 예로부터 느티나무는 신성한 나무로 보호를 받아왔다. 함부로 베지 못하고 늘 귀하게 여겨졌으며 특히 마을 밖 정자에서 마을주민의 으뜸가는 휴식처로 여겨지는 곳이 느티나무 아래이다. 시골 마을에서 느껴질 수 있는 정겨움과 포근함을 느티나무로 나타내었다. 그 느티나무의 인지적 공간을 무용수의 정서적 표현 방식이 잘 어우러져 관객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었다. 특히 느티나무 위의 무용수가 인상적이었다. 물에 잠겼을 때의 긴박함 속에 느티나무 위에서 느린 팔춤사위로 움직이는 모습은 더욱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무용수들의 귀여운 머리모양과 무복은 그에 어울리는 음악들과 서로 조화를 잘 이루었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하지만 연극적, 뮤지컬적인 요소가 합쳐져 관객들과의 소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작품이다.

psj1214@han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6년 11월 28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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