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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관객평] SIDance2006 유니버설 발레단의 '컨템포러리 발레의 밤Ⅴ'과 함께하는 3인의 남성 안무가

 

■ 관객을 소리내서 웃으며 박수치게 만드는 한편의 뮤지컬 같은 무용,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 세븐 MINUS 7>

쉬는 시간부터 누군가가 막이 드리워진 무대 앞에 서서 춤을 추고 있다. 무대에 막이 오르고 공연은 시작되었지만 제자리에 서서 춤을 추고 있는 자는 춤을 멈추지 않을 뿐더러 객석의 불도 꺼지지 않는다. 검은 양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하나, 둘 씩 무대에 올라 각자의 자리에서 몸을 꼬며 춤을 추기 시작하고 어느새 무대에는 20여명의 무용수들이 올라와 춤을 추고 있다. 드디어 객석의 불이 꺼지고 무용수들의 춤은 어느덧 군무로 변해 무대를 장악한다. 무용수들이 하나 둘 무대에서 사라지고 처음부터 춤추던 무용수만이 홀로 무대에 남아 내려오는 막을 무시하고 계속 춤을 추지만 그도 결국 막 안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 버린다. 어두운 극장은 한동안 조용해진다.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반원형으로 배치된 의자 위에 자리한다. 장중한 음악과 함께 나레이션이 들려오고 의자 위의 무용수들은 춤추기 시작한다. 왼쪽 끝에는 한 무용수가 느린 발걸음으로 오른편에 위치한 빈 의자를 향해 걸어온다. 그 무용수가 자리에 앉자 춤은 더욱 격렬해지고 무용수들은 음악에 맞춰 자켓, 신발, 와이셔츠, 바지 순으로 옷을 벗기 시작한다. 필자의 머릿속에는 마더구스의 이야기 '누가 울새를 죽였나'를 떠올린다. 아, 어느 나라의 전사들을 위한 음악같기도 하다. 파란 무용복을 입은 6명의 무용수만이 무대에 남고 다른 무용수들은 벗은 옷들과 의자와 함께 사라진다. 좀전의 웅장한 음악과는 다르게 무대에는 미니멀리즘한 메트로놈 소리만 울려퍼진다. 7명의 무용수들은 그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막이 내린다.
다시 막이 오른 무대는 흥겹다. 다시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모자까지 쓴 20여명의 무용수들은 불이 켜진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들을 한명씩 데리고 무대로 올라온다. 객석으로 올라온 관객들은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하지만 곧 무용수들과 같이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한바탕 춤판이 벌어지고, 무대에는 한 관객만이 남아 무용수들과 같이 춤을 춘다. 춤이 끝난 후에도, 조명은 무대위에 남아 있는 무용수 대신 무대에서 자리로 돌아가는 관객만을 비춘다. 이 무대의 주인공은 '관객'인듯 싶다.
이제 마지막 막이다. 좀전까지 미친듯이 춤을 추던 무용수들은 갑자기 네줄로 나란히 서서 발레의 기본기를 보여준다. 발레단이 발레를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좀전의 그 춤들을 봐왔던 관객들에게는 이 모습이 당황스러우면서 재미있다. 20여명의 무용수들은 관객에게 차례로 인사를 하고 무대 왼편에서는 한 무용수가(쉬는시간부터 춤을 추던 그 무용수인듯 싶다) 손에 표지판을 들고 걸어나온다. 그 표지판을 뒤집자 '끝'이라는 글자가 크게 써있다. '끝'을 알렸음에도 한동안 무용수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 신체의 아름다움, 나초 두아토의 <두엔데 Duende>

파란색 무용복을 입은 12명의 무용수들이 음악과 어우러져 신체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포즈로 관객에게 선사했다.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의 무용수로 시작하여 현재 스페인 국립 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재직중인 나초 두아토의 <두엔데 Duende>에서는 드뷔시의 음악을 배경으로 요정같은 무용수들이 꿈에서 나오듯이 부드럽게 흘러내려와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사라졌다. 나초 두아토의 <두엔데 Duende>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의 신체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자세들을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었다.


■ 한국 현대무용계의 최연소 직업 안무가, 김판선의 <컨퓨전 Confusion>

<젊은 무용가의 밤>을 통해 매년 SIDance와 연을 이어오고 있던 LDP무용단의 김판선이 이번에는 유니버설 발레단과 함께 신작 <컨퓨전 Confusion>을 들고 SIDance2006에 등장하였다. 검은 옷을 입은 11명의 무용수들은 '벽'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명암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인간의 욕망과 내면의 본성, 그리고 또 다른 자아를 그려내었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가 발레를 전공한 무용수들을 상대로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면서 무대를 무거우면서 스타일리쉬하게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song2ta@gmail.com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6년 12월 22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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