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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녀, 그녀가 ‘진정한 배우’라고 불리는 이유

 

 

최근 한국 공연계에 연륜과 실력을 갖춘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 중 모노뮤지컬 ‘벽속의 요정’으로 다시 돌아온 김성녀를 만나고 왔다. 토요일 낮 공연이 끝나고 팬들로 붐비는 대기실에서 만난 그녀에게는 강한 어머니의 모습도 있었지만 아주 앳된 소녀의 모습이 더 컸다. 아직도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며 ‘배우’의 이름을 확고히 하고 있는 김성녀, ‘벽속의 요정’은 그녀의 폭넓은 연기 경력과 다양한 모습을 한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명품 모노드라마다. 지난 2005년 6월 초연되었으며 이후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친 앙코르 공연과 지방순회공연을 이어오며 전회 기립박수라는 대기록과 함께 관객과 평단의 폭발적인 지지와 끊임없는 재공연 요청을 받아왔다.

첫 대극장 무대, 에너지가 몇 배로 늘어나
그동안 소극장에서 공연되어져 관객들과 가까웠던 이 작품은 이번이 첫 대극장 진출이다. “아무래도 에너지가 소극장에서 보다는 몇 배로 더 들어요. 그나마 아르코 극장이 대극장이지만 무대가 오므라져 있어서 좀 더 가까이 즐길 수 있어요.”
그녀는 같은 작품이라도 소극장과 대극장이 많이 다르다고 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소극장에서는 숨소리까지 다 전달이 되니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지만 그 대신 관객들까지 긴장을 해요. 큰 극장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관객들이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벽속의 요정’ 공연의 메카 대학로 입성
이번 ‘벽속의 요정’의 대학로 공연은 아르코예술극장과 함께 공동기획, 제작을 통했다. 기존의 대관 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수준 높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방식으로 변화하며 가장 먼저 선택한 기획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대학로에 와서 관객들을 만나니까 친근해요. 여기는 대학로니까 연극을 많이 즐기시는 분들을 만나서 너무 좋아요.”

외로운 모노드라마, “무대 위에서 나를 가장 많이 도와주는 사람은 관객”
김성녀 씨는 극 중에서 50여 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홀로 1인 32역을 소화한다. “물론 무대 위에서는 저 혼자지만 조명부터 음향까지 20명 정도 스텝이 무대 뒤에서 저와 함께 합니다. 그래서 늘 고맙죠. 하지만 사실은 가장 중요한건 관객입니다. 같이 웃고 박수쳐주고 동화 되어 즐기는 그분들의 기운이 저를 굉장히 도와주고 있습니다.”

모노드라마, 마치 마라톤 같아
“관객들이 좋아해주는 것만큼 저의 체력소진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김성녀 씨는 공연 후 다음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력이 없다가도 또, 종이 울리고 무대에 올라서서 관객들을 바라보면 에너지가 충전된다며 무대에서 영원하고 싶은 그녀의 진짜 모습을 이야기 했다. “그래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 초연 때 제가 10년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지금 4년째인데 열심히 해서 나머지 6년도 채워야죠(웃음).”

대사가 너무 많아, “대사나 가사를 조금씩 틀리기도 해요(웃음)”
그녀는 공연이 매일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연이라는 것이 일회성, 현재성, 현장성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공연도 매일 달라져요. 관객의 반응에 따라도 많은 차이가 있죠. 그리고 특히 이 공연은 혼자 하는데다 대사가 하도 많아서 조금씩 틀리곤 합니다”라며 오늘 공연도 대사가 틀린 곳이 있다며 아는 사람만 안다고 큰 웃음을 보였다.

객석에 뛰어드는 장면은 관객을 위한 배려
극 중 ‘어머니’가 생계유지를 위해 달걀을 파는 장면이 있는데 김성녀는 그때 직접 바구니를 들고 객석으로 뛰어들어 가짜 달걀을 관객들에게 판다. “관객을 위해 숨구멍을 열어주는 거예요. 이 작품은 너무 사실은 소재가 어두운 소재라 그런 감상을 피하고 싶었어요. 또 2시간 넘는 시간을 너무 배우만 바라보고 있으니 break time을 한번 주며 환기시키는 그런 장치적인 거죠.”
이 장면에서 관객과의 특별한 에피소드도 많다고. “저번에 어떤 수녀님이 달걀을 달라고 손짓을 해서 갔더니 책을 하나 주시더라고요. 가짜 달걀 팔고 진짜 책을 받았다고 좋아했는데 그 분이 이혜인 수녀님이시더라고요. 그밖에도 어떤 분은 돈도 주시고, 수표도 주세요(웃음).”

1인 32역, “변신이라는 게 장기자랑이나 성대모사가 되어서는 안돼요”
“제가 나이가 60이 다되었는데, 첫 씬에서 5살짜리 아이연기를 합니다. 관객들이 어색하게 본다거나 무안하지 않을까 싶지만 관객 분들이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한 무대서 32역을 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변신이라는 게 장기자랑이나 성대모사가 되어서는 안돼요. 인물의 특징을 살려 살아있는 인물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 가장 어렵죠. 같은 인물이라도 40년간의 성장하는 속도만큼 캐릭터의 변화도 있어야 해요. 그런 것들을 계산을 잘 해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더라고요(웃음)”
캐릭터 하나를 잡는데도 힘든데 몇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해낸 그녀의 저력이 놀랍다. 과연 명품 배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김성녀의 이 작품은 모노드라마의 전형으로 많은 학교에서 영상을 가져다 교재로 쓴다고 한다. “배로 힘이 들고 제가 또 소진되는 것만큼 인정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 공짜가 없더라고요(웃음).”

기초가 탄탄하지 않고는 만리장성을 쌓을 수가 없다
또한 그녀는 기초예술인 연극을 특별히 아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연극이 자기를 갈고 닦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다면 그 위에 쌓인 것은 모래탑 일 뿐이에요. 모든 배우들이 마라톤 주자처럼 장거리로 달렸으면 해요. 특히 후배들이 연극 무대를 돈 안 되고 시간만 뺏긴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연극무대는 자기를 채워 넣는 공간, 학문의 공간, 도를 닦는 도장 같은 곳입니다.”

'가족' 그리고, ‘어머니’가 강한나라, 한국
극 중 어머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세상의 역경을 이겨낸다. 실로 어머니가 강하다는 것이 증명이 되는데 “우리의 이야기, 우리 엄마, 아빠의 이야기,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보시는 사람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우리 집에 저런 사람 있었어!’ 하고 말하십니다. 그렇게 함께 공감하시고 같이 웃고, 울고, 즐기는 작품입니다(웃음).”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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