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계에도 김수로같은 캐릭터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계산과 자연스러움의 경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타며 위트와 진정성이 함께 공존하는 배우, 김수로. 그는 ‘유쾌살벌통쾌’가 늘 통하는 통 큰 배우다. 김수로가 예능에 떴다하면 ‘대박’이다. 그 ‘대박’이 지금 방송에선 ‘패밀리가 떴다’, 영화에선 ‘울학교 이티’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 하고 있다. 영화 ‘울학교 이티’에서 원조교제 하는 남자를 패는 장면이나 존재감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 장면, 시장 바닥에서 학부모의 찬거리를 몰래 사주는 마음,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뻥― 차는 모습이 영화가 아니라 그냥 김수로가 세상을 살아가는 그 자체인 것처럼 보인다. 그 진정성을 바탕으로 감정이입의 지나침과 모자람 없고 호흡 조절이 탁월한 배우가 바로 김수로이다.
김수로 하면 위트다. 김수로의 위트는 ‘공감성’, ‘커뮤니케이션’, ‘진정성’ 이 3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김수로의 ‘공감성’에는 경험적 사실을 바탕으로 시작해서 듣는 사람이 한번쯤 뜯어 먹어보고 싶은 이미지로 맛깔스럽게 포장해서 마무리 한다. 잘 익은 육포처럼 그의 이야기에는 낯익음과 이미지가 잔뜩 있다. 뜯어먹으면 뜯어먹을수록 단맛이 나는 이야기가 늘 가득하다. 재미가 있어서 공감이 가는 것이 아니라 질겅질겅한 ‘공감’ 때문에 재미가 있다. 개그같은 위트를 해도 결코 가식스럽거나 인위적으로 포장된 느낌을 전혀 전달하지 않는 묘한 매력의 위트가 있다.
김수로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위트의 소통이 있다.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나 눈으로 들려다보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려 모습을 늘 보여준다. 예능이든 영화든, 액션과 리액션에 항상 적극적이다. ‘패밀리는 떴다’에서 카메라 중심이 아닐 때도 옆 사람의 이야기를 열심히 경청하고 호흡하려고 한다. 이 ‘커뮤니케이션’은 들여다보는 자를 편안하게 해주고 캐릭터의 친근함을 배가 시켜주는 동기를 제공한다.
김수로의 ‘진정성’은 자기 정체성과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분명한 경계와 영역을 제 3자들에게 제공한다. ‘패밀리는 떴다’에서 ‘천데렐라’를 개울창물에 자빠뜨리고 고추밭에 홀로 남겨두고, 구박이란 구박을 말총처럼 총총 쏘아대며서도 ‘천데렐라’의 존재감을 인정해주고 아껴주는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 보인다. 그 모습이 내 친구 혹은 내 연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못해 공유하고픈 욕구를 준다.
김수로의 위트가 지금 대학로 바닥에 절실하다. 혜화 로타리에 철거된 고가도로나 그 고가도로 밑에 한 여름의 지독한 쓰레기 냄새가 사라진 것처럼 대학로 공연계 불황을 걷어낼 적임자가 김수로같은 배우가 아닐까? 대중성과 진정성이 상호 소통되는 배우 김수로, 그가 대학로를 주름잡으면 얼마나 좋을까?
편집부 이수근 sugun11@hanmail.net
(사진출처 김수로 홈페이지 http://kimsuro.sidushq.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