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판례는 『예술과 저작권』에서 발췌한 것입니다.『예술과 저작권』은 기초예술 창작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저작권법에 보장되어 있는 창작자의 권리를 명확히 하여 예술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도록 아르코지원컨설팅센터에서 2007년에 제작 발간한 자료집입니다. 아르코지원컨설팅센터(http://online.arko.or.kr)를 방문하시면 예술과 저작권에 대한 보다 상세한 자료를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원고는 만화 ‘바람의 나라’만화작가이고 피고는 TV 드라마의 작가인 바, 이 사건 분쟁은 드라마가 방송되기 이전 제작발표회에서 발표한 시놉시스(synopsis)와 관련된 것으로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만화에 의거하여 드라마 시놉시스를 작성하였고 양 작품 사이에 ‘부분적 · 문언적 유사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만화의 근본적인 본질 또는 구조인 사신을 의인화하여 누구인가의 수호신으로 설정하고 각각의 사신캐릭터들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독특하게 개발된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의 상관관계를 통해 부도 또는 신시를 지향한다는 이야기 패턴 및 기타 에피소드 등을 차용하여 원고의 만화와 포괄적 · 비문언적 유사성이 있는 드라마를 발표함으로써 원고가 만화에 대하여 가지는 저작인격권 중 성명표시권 및 동일성유지권과 저작재산권인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법원은 침해의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의거’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하더라도 만화가 잡지에 연재된 이래, 22권의 단행본으로 발간되고 뮤지컬로도 공연되었으며 소설로도 발간되었으므로 피고가 ‘접근기회’를 가졌다고 보아 의거관계를 추인하였다. 그러나 ‘실질적 유사성’과 관련하여서는 원고와 피고의 저작물은 고구려라는 역사적 배경, 사신 · 부도 · 신시라는 신화적 소재, 영토 확장이나 국가적 이상의 추구라는 주제 등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요소를 공통으로 할 뿐, 그 등장인물이나 주변인물과의 관계설정, 사건전개 등 저작권에 의하여 보호받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어서는 만화와 드라마 시놉시스에 내재하는 예술의 존재양식 및 표현기법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바람의 나라’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아이디어 · 표현 이분법은 저작권법의 특성을 드러내는 기본원칙으로 설화나 신화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공공의 영역’에 위치하는 ‘아이디어’라는데 다툼이 없고, 실제로 설화를 소재로 하여 다양한 저작물이 생산되고 있다. 시놉시스가 아이디어인가 표현인가는 일률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는 문제이지만 시놉시스가 주제를 간략하게 밝히 것으로서 일반적인 설화를 서술하고 있을 뿐이라면 아이디어 영역에 있을 것이나, 시놉시스에 캐릭터가 구체화되어 있고 설화에서 발전한 이야기 구조가 뚜렷하다면 표현이라고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법원도 피고의 시놉시스가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각 등장인물들의 상호관계, 대략적인 줄거리, 에피소드 등을 포함하고 있어 그 자체가 저작물로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소재나 주제 등에 있어 실질적인 유사성 판단을 하면서 원 · 피고의 저작물이 역사적 배경, 소재 및 주제, 표현기법 등을 공통으로 한 결과 전체적인 관념이나 느낌에 있어서 유사성이 감지된다고 하면서도 이 유사성은 아이디어를 공통으로 한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결국 ‘실질적 유사성(substantial similarity)’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년 7월 13일 선고 2006나16757 판결)

[자료출처: 예술과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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