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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리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운명!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누구하나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았던 성(性)교육이 지난 7월 30일 대학로 SM스타홀에서 시작됐다. 오는 9월 6일까지 이어지는 이 성교육의 주체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다. 자기 자신에게 금기시 했던 그 말, 버자이너! 배우 전수경은 이 단어를 홍길동에 비유한다. ‘버자이너’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서글픔을 닮아서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조금은 충격적인,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세 여배우의 입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무대에는 실제 배우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사진들이 액자에 끼워져 걸려있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공연의 막이 오를 때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한 액자다. 이 액자 속 그림은 ‘버자이너’를 상징한다. 1시간 40여분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은 유명 여배우인 전수경, 최정원, 이경미가 아니다. 다소 추상적이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밝게 빛나는 이 액자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픽션과 사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여성의 성(性)을 매개체로 관객과의 교감을 유도한다. 여성의 성(性)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배우들은 대사를 빌려 이야기한다.

여성의 성(性)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보수적인 양상을 띤다. 심지어 현대사회, 더욱이 한국사회에서는 성(性)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다. 이런 현상은 ‘버자이너’가 부끄럽고 추한 것이라고 어린 아이들에게 인식시키는 어른들의 그릇된 습관에서 비롯됐다. 자녀들이 보다 순수하게만 살았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똑같으나 성(性)에 대한 문제는 개방적인 접근을 통해서야 비로소 건전한 사고를 만들 수 있다고 극중 배우들은 말한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나이를 떠나, 성별을 떠나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여성의 성(性)은 사랑받아야 마땅하다고…. 외국에서 실제 실행됐던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각도로 여성의 성(性)을 살펴본 뒤 배우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여성들이여, 자신의 성(性)에게 말해줍시다. 참 아름답다고.” 이내 관객들은 자신에게 말해준다. 자신을 향해 한 번도 뱉어보지 못했던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관객들은 환호한다.

“나는 내가 무엇인가를 입지 않아도 그 자체로 다이아몬드보다 더 빛나는 존재이길 원합니다. 나는 내가 무엇인가를 말하지 않아도 내 절실한 소망이 모두에게 들려지기를 원합니다. 나는 내가 무엇인가를 원하는 것을 원합니다. 나는 그것을 원하고… 원하고… 원합니다.” 극중 배우 전수경의 대사다. 이것이 바로 ‘버자이너 모놀로그’다.


김수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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