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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은의 퍼포먼스 뮤직 1] 공연예술과 현대음악

 

흔히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공연예술에 있어 극의 공간을 구현하는 가장 큰 요소는 미술과 더불어 음악일 것이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구조, 시각적 정보와 메시지, 그에 더해 또 다른 감각적 배경(청각-사운드)이 보다 심도 깊은 의미화 작업에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화 작업에 대한 분석은 영화 쪽에서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왔다.

음악이 없으면 가장 중요한 것도 간과될 수 있으며, 음악이 있으면 진부한 것도 의미를 갖게 된다

저명한 영화음악 평론가 한스 크리스찬 슈미트의 말이다. 영상의 다양한 실험과 더불어 사운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더 부각되고, 기술의 발전으로 음악의 기법이 다양화되면서 관객의 의식 속에서 음악이 보다 많은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며, 여러 각도에서 그 긍정적 기능들이 연구되어 왔다.

공연예술의 영역에서는, 특히 음악이 핵심적인 대본이라 할 수 있는 장르에서도 음악의 중요성에 대한 동의와 정서적 효과에 대한 관심을 떠나 음악의 개입 방식, 내포적 의미 생산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접근이 생각보다 더디게 이루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극장을 지배하는 것은 대사보다 음악’이라고 한 총체극 이론의 주창자 리하르트 바그너의 언급도 있었지만, 이 맥락 역시 바로크 음악의 기반 위에서 거대한 볼거리로서의 극음악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나름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하겠다.

20세기로 들어서며 다른 예술 장르와 마찬가지로 공연예술 또한 전통을 잇는 한 편에서 전위와 재전복의 다양한 실험을 거치며 변화해왔다. 이러한 현대 공연예술에 있어 음악의 영향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이 ‘현대음악’의 영역이다. 60년대 ‘예술가 연극(Artist’s Theatre)’이 현대음악가 존 케이지의 영향 하에서 생겨난 것이었고, 80년대 아방가르드 공연을 선도한 로버트 윌슨 역시 현대음악가 필립 글래스와의 협업을 통해 작품세계를 완성해갔다. 필립 글래스를 위시해 스티브 라이히와 테디 라일리, 라 몬테 영 등 미니멀리즘 음악은 현대무용 공연에서 가장 사랑받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이들과 더불어 현대 공연예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음악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들 또한 슈톡하우젠과 쇤베르크 등의 현대음악가들이다. 결국 다양한 장르의 현대 공연예술을 즐기는 데 있어 현대음악에 대한 이해가 전체 텍스트를 보다 깊이 이해하도록 하는 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몇 회에 걸쳐 현대음악을 개괄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탈 중심과 다양성의 이 시대, 공연예술과 현대음악이 긴밀한 상호작용 속에서 더욱 가치 있게 실험되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_고희은 alma9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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