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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재의 힙합론 7] 예술로 다가가는 힙합!

 

우선 필자의 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의 극단적이며 저돌적이고 생소한 얘기를 뒷받침해줄 ‘니체’의 말로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나의 입은-민중의 입이다. 앙고라토끼(빈약한 내용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자)에게 이야기하기에는 나의 말투는 너무도 거칠고 진지하다. 그리고 나의 말은 글을 쓰는 여우들(잔재주만 피우는 문필가, 무용이론가, 저널리스트)에게는 더욱더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력의 영에 대하여」

힙합춤이 유행이나 인기로 그 시대의 지나가는 하나의 문화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면과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아야 그 생명력이 길어지며,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고 인간 문화의 영원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힙합이 예술로 다가서기 위해 예술의 여러 가지 성향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권위적이며 보수주적인 예술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얘기를 펼쳐나가 보겠다. 따라서 이번 연재에서는 여러 예술 중에서도 힙합춤이 현재와 가장 가까운 과거 미술사의 팝 아트의 예술성향과 비슷한 면을 갖고 있으며, 팝 아트가 어떻게 예술로써 그 가치성을 인정받는 지를 분석하고 힙합춤이 필요로 하는 팝 아트의 특성을 살펴 볼 것이다.

보수주의적 예술비판 1부

지인들이나 예술계 사람들에게 힙합춤 공연을 보여주고, 토론해 보면 외면적으로는 힙합춤의 장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솔직한 속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본인은 특히 중요하게 물어 보는 부분이 있다. “힙합춤이 예술인가? 아닌가?”에 대하여 자세하게 물어보는 편인데, 대부분은 “예술보다는 아직은 거리문화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얘기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우스운 점은 극장에서 내용과 형식이 있는 힙합춤 공연을 보아 놓고도
거리의 문화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오페라 대극장이 거리란 말인가! 물론 미래에는 언젠가는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본인은 이미 예술이 되어 가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거리의 문화라고 보는 관점은 아마 예전부터 보아오던, 거리에서 배우지 못하고, 질 좋지 못한 아이들이 추는 춤 문화라고 선입견적으로 인식된 이유이기도 하다. 예술은 배움보다는 욕망에서 오는 본능과 직관에서 나오는 것인데도 말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빈민가에서 발전한 춤인 것은 자명하지만, 탄생이 꼭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것도 그런 것만은 절대적으로 아니다. 재즈 음악은 빈민가의 창녀촌 주변에서 만들어진 음악이고, 현대무용의 창시자 ‘이사도라 던컨’도 거리나 클럽에서 춤을 추며 극장의 춤으로 발전시켜오면서 예술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다고 현재에는 재즈 음악이나 현대무용이 보편적으로 거리나 저질적인 문화로 인식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대의 순수예술로써 제도권의 자리나, 고급성을 인정받고 있다.

‘박성봉’ 저서의 『대중예술의 미학』이란 책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이탈리아의 대중적 예술이라 할 수 있는 오페라와 미국의 전형적인 재즈는 서로 장소를 바꾸면서 고급(순수)예술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한 갈래는 그러한 문화를 극장에서 이루었으며, 역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상류층의 부유한 지인과 함께하는 공연 문화로써 자리 잡으며, 지적인 교류를 통해 예술이라는 고급된 인식에 다가 서게 된 것이다. 이렇듯 대중보다는 그 시대의 사회 고위층이나 지식인이라는 편재적인 관객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그리고 그러한 이유는 예술가 자신의 생계유지와 명성을 얻기 위한 것이리라.

대중과 함께하면 예술이 될 수 없는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순수무용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고도 직장이 없고, 별다르게 할 일이 없는 것이다. 대학이란 큰 수단만 가지고 있을 뿐 목적은 빈 수레와 같다. 순수공연만으로는 관객수입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용단이란 직업단체에 들어가도 월급도 못 받거나, 받아도 고등학생 용돈 수준만 받는 것이다. 그저 국가의 지원금만을 원하고 있고 공연으로 관객수입(상업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회성 없는 그들의 만족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그 이유는 대중과 멀리 있고 대중성을 대체로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을 고려한다 해도 고전적 순수예술의 이념을 불문율적으로 고스란히 이어받은 탓에 그러한 관념들의 틀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상업성이 있다면 예술이 아니라는 틀). 그러한 예술적 고집을 넘어서서 순수예술을 지향하면서 대중과의 원활한 매체가 된 팝 아트의 예술적 성향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대중성(상업성)과 순수를 적절히 절충 시킨 신선한 대중 속의 순수예술로써 말이다.

예술은 보통 대중예술과 순수(고급)예술로 나눠지지만, 현대에는 이러한 관념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아니 완전히 무너졌다고도 할 수 있다. 보수주의적 이론가를 제외하고는… 그러한 관례는 모더니즘이후 포스트모더니즘과 만나면서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모더니즘시대에 예술계에 ‘다다이즘’이라는 운동이 있었다. 다다이스트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는 ‘마르샬 뒤샹’을 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1917년 ‘샘’이라는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예술계의 대 혼란을 일으켰다. 남자의 소변기를 미술품 전시장에 고스란히 전시시킨 것이다. 그는 그렇게 전시 미술이라는 장르를 유행시키고, 예술의 구분성을 파괴 시켜버렸다.


그 후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또 한명의 미국 남성 예술가에 의해 예술계에 또 다시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 1964년 ‘앤디 워홀’이란 디자이너가 뉴욕의 스테이블 갤러리에 인쇄된 나무 상자인 ‘브릴로 박스’라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박스를 고스란히 미술품 전시장에 전시시킴으로써 예술계의 정체성을 뒤흔든 것이다. 여기서 ‘아서 단토’라는 미학자는 헤겔이후 ‘예술의 종말’이라는 슬로건을 보임으로써 새로운 예술시대의 출발을 알리기도 하였다. 이 두 작품은 특히 예술에 대한 정체성을 무너트림으로써 예술에 대한 절대적 편견을 변화 시킨 중대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화장실에서 아무생각 없이 쓰는 소변기와 슈퍼마켓에서 남아도는 박스를 고급예술을 지향하는 미술관에 전시시켰다는 것은, 평범한 것도 고급한 자리에서는 고급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얘기와 함께 평범한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어떠한 새로운 관점의 시발점을 행동으로써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로 인하여 미술은 대중에게 좀 더 친근히 다가서게 되어 상업성도 가지게 되었고 자신들 만의 순수한 예술적 가치도 지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뒤샹의 용어로는 ‘레디메이드’, 앤디 워홀의 용어로는 ‘팝 아트’로 표현 되었다. 물론 팝 아트는 워홀이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도록 인식 시켜준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레디메이드란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기성품도 의미부여에 따라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예술 사조이다. 레디메이드의 영향이 팝 아트에 영양을 미쳤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레디메이드에서 더욱 발전한 팝 아트는 순수와 대중 예술의 가식을 허물고 미술이라는 예술을 일반인들까지 생활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게 해준 새로운 예술이기도 하다. 힙합 예술가들은 이러한 면을 받아 들여 힙합 예술의 양면적 가치를 지양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아는 고전적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보았다면 기가 막혔을 것이다. 이루 말하기가 힘든 만큼 많은 위대한 화가와 평론가가 있겠지만 현대의 미술을 본다면 까무러치거나 미술이 아니라고 까지 반박할 것이다. 진보적인 정신이 있다면 새로운 예술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전자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나 비평가들이 바로 보수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이다. 어떻든 간에 현대에는 이런 종류의 미술이 위대한 예술적 가치를 받고 있으며 과거미술의 값어치를 능가하는 선호를 낳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예술의 가치 변화를 힙합춤극 즉, ‘유무극(遊舞劇)’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새로운 공연예술로서의 가치성을 가지게 되는 가를 살펴보겠다.

현대의 힙합춤극을 예술로 보지 않는 사람들은 고정관념의 인식의 오류에 갇힌 보수주의들 일 것이다. 화장실의 소변기나, 슈퍼마켓의 종이상자도 미술갤러리에 전시되면 예술이 되는데, 왜 힙합춤이 극장에 올라가면 예술이 될 수 없는 것인지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힙합춤이 소변기나 종이상자 보다 못하다는 것인가. 소변기와 종이상자의 무대는 바로 미술 갤러리고, 힙합춤극(유무극)의 무대는 바로 순수 공연예술가들과 함께 사용하는 극장인데 말이다.

예술은 주술, 유희, 노동에서 탄생하였다고 예술사에서 말하고 있다. 이 중 유무극은 바로 유희적인 면에 해당 된다. 관객과 무대의 배우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공간. 관객들의 대부분은 지친 일상에서 떠나 그들의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잊거나, 줄여줄 의도로 즐거움을 찾아 공연장을 오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 순수무용예술은 자기들만의 난해함과 알 수 없는 고뇌와 고통 몸짓을 표현하며 카타르시스를 아무리 느껴봤자 많은 관객은 공연을 이해하기는커녕 지루해 하며 소박한 잠을 청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나올 때 한숨을 쉬며 뭘 본거야, 내가 무식해서 이해를 못하는 건가 자책하며 스트레스만 더 쌓이게 되는 것이다(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며,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에는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고집적 틀은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다).

관객의 지성이 있어야 지만 순수 예술을 이해 할 수 있다는 관념은 19세기 시인 ‘보들레르’로부터 시작한 모더니즘 시대의 소산이며 그런 예술적 이념으로 현재의 관객을 끌어 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의 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고 있으며 고 소득층 만이 아닌 중, 저 소득층들도 공연을 보러 가기 때문이다. 이 말은 20세기 초까지는 관객이 주로 상류층이나 권력층, 지식인들이기에 그들의 기호에 맞혀갖지만 현재에는 관객의 폭이 넓어 졌기에 대중에게 맞혀가야 진정한 예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순수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지녀야 현시대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묵은 진리는 과감히 던져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에 비해 힙합인들은 현재를 인식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일 줄 아는 예술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춤으로 인한 대중과 상업성은 알지만 순수예술적인 면은 부족하다. 하지만 그들은 제도적 틀의 가르침보다는 본능적 우연으로 순수예술적인 면을 표현하게 된다. 그들의 극은 추상과 난해함 보다는 유희자체로 내용을 전개해 간다. 관객과 배우가 함께 놀고 즐길 수 있는 공연 공간, 이것이 현대의 공연예술문화이다. 최소한 현시대의 예술에서 상업성은 공연 단체와 공연자의 생계유지이며 대중에 대한 필수 조건이다. 재밌고 즐겁다고 그것이 예술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바로 고전적인 묵은 예술관에 매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관객의 지성에 관계없이 극을 보고 이해하며 즐거워할 수 있어야 된다. 그런 점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유무극이다. 신체의 유희 속에 들어나는 현란함은 힙합춤극의 최고의 장점이며 어떤 타 예술도 따라 오기 힘든 점을 가지고 있다. 움직임이 매체를 통해 대중화 되어 있어 난해하게 풀어가도 움직임 자체가 시각적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들도 무조건적으로 가벼운 것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것도 절충해서 표현하고 있다.

힙합춤극의 이러한 점들은 팝 아트와 비슷한 면을 보이고 있다. 워홀의 팝 아트는 순수예술을 하는 동시에 그것을 상업적이며 대중적이게 만든 선구자이다. 그는 “돈은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돈이다.”라는 솔직한 아포리즘으로 예술의 가치 변화를 추구했던 인물이며, 힙합 예술 또한 워홀의 예술 성향과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워홀은 대학에서 디자인이라는 상업적 예술을 전공하였으며, 힙합인들은 솔직한 생활이 묻어있고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힙합춤을 직업으로 삼았다.

현재 힙합에 관련된 대학은 점차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 까지는 보편화 되어 있지는 안다, 그런 힙합 예술가들은 그들에 맞는 대학이 없어 예술전공대학은 다니지 않았지만, 춤으로 표현되는 예술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 못지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이 틀에 갇히지 않고 그들만의 대중성과 상업성, 예술성을 창조하게 된 것이다.




글_이우재 up_rock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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