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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재의 힙합론 3] 태아론 (태아부터 시작되는 자유로운 춤, 힙합)

 

흐르는 음악과 어울리면서도 무질서함, 무질서함 속에서도 압도적인 움직임 그 자체만으로도 음악이 느껴지게 추는 것이 힙합 춤의 정점이다.

힙합은 정신에 의해 탄생된 춤이다. 그리고 그 정신의 흐름을 윤활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브레이크 댄스 역시 음악의 ‘비트’에 의해 만들어진 춤이다. 그래서 ‘비보이(b-boy)’를 ‘비트 보이(beat boy)’의 줄임말이라고도 한다. 즉, 힙합 춤은 음악과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러나 이 말은 힙합이 음악에 종속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힙합, 그 움직이는 신체 자체가 악기이자 곧 음악이라는 것이다.

가령 무無음악에서 춤을 춘다고 하여도 그 댄서의 마음에는 자신만의 리듬이 살아있고 움직이는 신체는 악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힙합 속에 진행되는 무의식의 흐름이다. 음악과 신체는 본능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불가분의 관계성을 띤다. 이번 연재에서는 음악과 신체가 본능적으로 결합하게 된 최초의 순간을 밝히고자 한다.

인간은 태어남으로부터 죽음까지 ‘삶’의 과정을 이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상록을 보면 ‘살아 있는 것은 움직인다’라는 단순하고도 경쾌한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고 즉 어떠한 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죽어있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소리의 존재가 상실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음악가 ‘존 케이지’는 ‘모든 소리는 음악’이라고 하였으며, 무용 안무가인 ‘머스 커닝험’은 ‘모든 움직임은 춤’이라고 얘기하였다. 이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하자면 살아있다는 것은 음악을 하며 춤을 춘다는 것이며, 죽어있다는 것은 음악과 춤 모두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탄생. 모든 것의 시작은 탄생이다. 어미의 뱃속에서부터 세계의 외면으로 나타나는 세속의 출발점. 이 출발점에서 우리는 역시 춤과 음악을 발견한다.

(앞으로 전개 될 필자의 설명은 직관일 수도 있고, 지각일 수도 있다.) 갓 태어난 태아를 보면 머리가 먼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움직임을 먼저 볼 것이며, 이마와 눈, 코를 거쳐 입이 나오는 순간 울음소리와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무의식 적으로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춤과 음악이 시작되는 시발점이다.

그리고 그 태아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울음소리와 움직임이 결코 분리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음과 동시에 손과 발의 미세한 움직임, 그 정박과 엇박의 교차는 무의식적으로 춤과 음악을 받아드리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태아기의 무의식적이던 동작이 성장되어진 것뿐이다. 그 예로 말(언어)과 제스처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대화중에 손과 발의 제스처를 강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이러한 말과 제스처의 관계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어느덧 말의 박자를 맞추며 제스처가 표현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말은 음악이 되고 제스처는 춤이 되는 것이다! 태아의 울음과 그 움직임이 정박과 엇박의 교차라면, 말과 제스처는 대부분 정박과 정박의 상호작용이다.

필자가 태아의 울음과 말과 제스처를 운운하는 것은 춤과 음악은 인간의 최초 본능이며 욕망이라는 것을 말하고자함이다. 또한 태아부터 성인까지, 인간의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춤과 음악은 내면의 존재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다. 필자는 이러한 욕망이 현대적인 방식으로 부흥하는 춤이 바로 힙합 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음악과 한 존재의 춤, 춤 자체로서의 음악, 음악으로서의 춤, 그것이 바로 힙합 춤이다. 그리고 힙합은 인간의 본능이 상실되지 않은 진정한 의미로써의 현대 무용이다.



글_이우재 up_rock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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