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방옥의 연극론집, ‘21세기를 여는 연극·몸퍼포먼스·해체’ 라는 책은 2008년 동시성의 패러다임 속에서도 여전히 소통된다.
" 연극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비평적 글이 연극현상과 유리되거나, 혹은 그것을 크게 앞질러서 시대를 이끄는 나침반이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비평이 기왕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뒤쫓아가며 명분을 부여하거나 해설을 하거나 하는 뒤치닥거리나 하고 있을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나의 경우 비평적 글을 쓴다는 것은 연극과 함께 물 속에 빠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로는 흙탕물 속에 함께 잠기고 소용돌이 속에 같이 휩쓸리기도 하며, 때로는 행복하게 더불어 헤엄치면서, 그러나 가끔씩은 정신을 차려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고, 문득 스치는 신선한 상념이나 아주 가끔은 환하게 떠오르는 예감들로 방향을 잡아, 조금 먼저, 그러나 연극과 함께 유영하는 것… 이것 비슷한 것이 아닐까."
낮출수록 더 높아지는 김방옥 교수의 연극과 비평적 글쓰기에 관한 정신세계는 송수권 시의 ‘산정묘지’처럼 견고하면서 자유로워 보인다.
"이 책에서 주목한 바, 이처럼 세기의 경계를 넘어가고 있는 연극의 탈 근대적 화두들은 몸, 퍼포먼스, 해체, 물질 등이다.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그간의 이성과 정신 위주의 서구 근대극에 대한 반발이며 대안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1부의 논문 들 뿐 아니라 2, 3, 4부의 길고 짧은 리뷰에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배어있음을 알 수 있다. "
김방옥의 연극론집, ‘21세기를 여는 연극·몸퍼포먼스·해체’ 라는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Ⅰ부 ‘몸, 퍼포먼스, 물질’에는 주로 연기와 무대 공간에 관한 논문을 실었다. 어떤 이들은 나보고 왜 자신의 세부 전공이 아닌 글들을 쓰냐고 한다. 우선 연기 논문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연극을 오래 보다 보면 역시 연기가 연극예술의 핵심임을 다시 깨닫게 되는데 우리 극계에 연기에 대한 논문이 너무 부족한 형편이다. 연기 현장은 실제와 개념 상의 혼돈 속에서 계속 변해가고 있는데 이를 어떤 관점에서건 정리하고 모색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래서 부족하나마 감히 시도해 본 것이다. 무대에 관한 논문도 마찬가지다. 다만 무대 쪽은 나의 대학 시절 전공이 미술이었던 덕에 조금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양자 모두 국내에 선행논문들이 거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정리하며 쓰다보니 논의에 있어 원론적이며 개론적인 언급들이 많아진 면이 있다.
Ⅱ부 ‘새세기의 문턱에 서서’는 시론적 성격의 다소 긴 글들로 지난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희곡, 비평, 공연 상의 현상과 문제점들을 짚어 보았다. 특히 격변해 가는 연극환경 속에서 비평가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있는데 아직도 그 해결점은 혼돈 속에 있는 것 같다.
Ⅲ부 ‘문턱을 넘는 연극, 연극인’은 작가론 및 작품론의 성격을 띤 길고 짧은 글들이다. 지난 세기에서 빛나는 업적을 쌓은 후 21세기로까지 진입하는 오태석과 이윤택, 지난 세기 말에 새롭게 등장해서 새세기로 힘차게 진입하는 박근형, 김명화, 김광보, 조광화, 장진, 그밖에 혜화동 일번지 2기 동인들의 연극세계를 다루었다.
Ⅳ부는 이 책에 넣을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잔정을 생각해 넣은 짧은 리뷰들이다. 어떤 명확한 객관적 기준은 없지만 당시로서 눈길을 끌었고, 또 인연이 닿아 리뷰를 쓰게된 작품이다. 단평들이나마 후에 어떤 기억의 실마리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유하며 그때 그때 써낸 글들이지만 그래도 그 아래에 어느 정도 일관된 흐름을 이루고 있는 것이 있다면 앞서 말한 탈 근대의 경향이 아닐까 한다.”
본 신문사는 김방옥의 연극론집, ‘21세기를 여는 연극·몸퍼포먼스·해체’ 책의 일부를 연재하여 공연문화를 탐구하는 이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편집부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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