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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뮤지컬을 통해 느끼는 한국뮤지컬 색깔 찾기

 

3년 전 ‘노트르담 드 파리’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 프랑스 뮤지컬은 그동안 영미뮤지컬에 익숙해 있던 한국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여세를 몰아 최근에도 ‘벽을뚫는남자’와 ‘십계’, ‘찬스’, '노트르담 드 파리‘ 등 프랑스 뮤지컬이 인기다. 프랑스 뮤지컬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송쓰루(song-through) 형식, 빠른 스토리전개 보다 감정과 이미지 중심의 극 전개 등 확연한 그들만의 색깔을 지녔다.
현재 우리나라도 우리만의 뮤지컬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예술에 꼭 그런 선을 그을 필요는 없겠지만 프랑스 뮤지컬처럼 우리만의 정체성이 담긴 양식을 찾아가는 과정과 결과는 꼭 필요하다. 외국에서 온 ‘뮤지컬’이라는 장르이지만 한국에서 탄생되는 만큼 그것에게서 우리 ‘자신’이 묻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_초연멤버로 현재 한국 투어공연중인 프랑스 뮤지컬 '십계')


- 프랑스의 문화적 자부심이 가져다 준 화려한 찬사

프랑스는 뮤지컬의 역사가 짧다. 뮤지컬의 불모지라고 할 만큼 1990년대 말까지는 프랑스에서의 뮤지컬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 취급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적 자부심은 프랑스 대표 뮤지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즉, 브로드웨이의 뮤지컬과는 다른 형식으로 변화 발전 시켰다. 이것에는 프랑스인의 고집이 단단히 한 몫 했다. 자부심과 자존감은 국수주의와는 다른 개념이다.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색깔을 찾는 것은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 프랑스 뮤지컬은 무엇이 다른가

프랑스 뮤지컬을 보다보면 여러 가지 색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큰 점이 음악적 특징이다. 라이브의 ·성향이 짙은 영미권 뮤지컬과는 달리 프랑스 뮤지컬은 현대적인 사운드가 결합된 MR(Music Recorded, 녹음된 반주)을 사용한다. 대극장용 작품에서 이 MR는 코러스까지 함께 녹음이 되어 있다. 사실, 공연 중에 녹음된 코러스를 듣는 것이 상상만으로는 무척 어색하다. 하지만 극 속에 묻힌 이들의 합창은 음악적인 임팩트나 역량으로서의 합창이 아니라 철저한 스토리 전개에 따른 극 전달의 과정일 뿐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음악으로 극을 전달하는 능력은 매우 탁월하다.

또 다른 특징으로, 노래를 하는 주역과 안무를 위주로 하는 앙상블의 역할과 위치가 독립적이며 대등하다는 점이 있다. 때문에 안무의 동작이 매우 디테일하고 전문적이며 댄스뮤지컬을 보는 듯 안무만으로도 꽉 차 있다. (‘십계’의 커튼콜 때는 특이하게도 댄서들만의 커튼콜 또한 이뤄진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성악가 출신의 배우들을 주연으로 쓰는 반면 프랑스는 그렇지 않다. 아메드 무이시(Ahmed Mouici), 파트릭 피오리(Patrick Fiori), 쥘리 제나티(Julie Zenatti) 등 가수 출신의 배우들이 많다. 작곡가 또한 파스칼 오비스포(Pascal Obispo), 끌로드 미쉘 쇤베르그(Claude Michel Sch nberg) 등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에서 전환한 경우가 많다. 프랑스의 뮤지컬 넘버는 대중가요의 느낌과 무척 흡사하다. 그만큼 대중음악과 뮤지컬은 유기적으로 상호 소통하고 있다. 유난히 프랑스 뮤지컬 콘서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또한 뮤지컬 넘버는 빠른 템포의 곡 보다는 운율감이 있는 프랑스어를 살려 샹송 같은 느낌으로 가사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화려함 보다는 조명과 미술적인 무대, 캐릭터의 정서와 감정 위주로 전개되어 상대적으로 느린 스토리 진행 또한 영미권 뮤지컬과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 배워서 재창조함으로써 우리도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야

우리나라는 영미권 뮤지컬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이제 한국의 관객들은 쏟아지는 라이선스 영미권 뮤지컬과 다른 무엇인가를 원한다. 쇼 위주의 에피소드, 비슷한 캐릭터와 음악,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방식 등의 특징은 그 작품이 그 작품 같다는 느낌을 주곤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 프랑스 뮤지컬은 신선한 단비 같은 존재다. 하지만 느끼고 향유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위 사항들이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프랑스 아티스트와 국민들의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것이다. 그들을 통해 우리의 자존심과 정신을 다시 한 번 정비할 때이다.

서양의 옷을 입었다고 해서 서양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복을 입었다고 해서 꼭 한국적이라고 말 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들고 누가 입었느냐이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옷을 입든 우리의 것이 되도록 그 주체를 세우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창작뮤지컬은 주로 소극장 무대를 통해 다양한 실험으로 변화 발전되고 있다. 이제 속속들이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크리에이터와 프로듀서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날로 관객의 눈은 정확해지고 있다. 새롭게 다가오는 프랑스 뮤지컬처럼 우리만의 뮤지컬 양식이 분명 있을 것이다. 2008년이 시작되는 지금, 더 이상 프랑스를 부러워하지 않는 한국 뮤지컬을 기대해 본다.


뉴스테이지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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