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산허구리’ 프레스콜이 지난 6일 오후 3시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렸다.

김윤철 예술감독이 고선웅 연출에 대해 ‘호르몬이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끔 목격했다는 고선웅 연출의 눈물이 김윤철 예술 감독에게 처음 보는 광경을 만들었다.

김윤철 예술감독은 “40년 동안 연출이 우는 것은 처음 봤다”며 “배우를 지휘하는 연출자가 ‘꺼억꺼억’ 울다니...오늘도 훌쩍거려서 감기 걸린 줄 알았다”고 폭로했다. 실제 고선웅 연출은 눈물 때문에 간담회에 앞서 양해를 구했다.

이어 김윤철 예술감독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겪는 픽션의 고통을 실제처럼 느끼고 아픔을 공유하는 마음 등이 고선웅 연극의 순수 미다. 작품을 통해 잘 전달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희곡 ‘산허구리’는 일제강점기, 서해안 어촌마을 어민들의 처절한 생존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상어에게 한쪽 다리를 내어 준 나이든 아버지와 반쯤 실성한 듯 보이는 어머니. 첫째 아들과 큰 사위는 이미 바다에서 잃었다. 둘째 아들 복조는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해 생사를 알 수 없다. 남편을 잃고 도적질로 연명하는 큰딸, 둘째 딸 복실, 셋째 아들 석이 앞엔 어쩔 수 없는 현실만이 존재한다.

희곡 ‘산허구리’는 함세덕 작가가 1936년, 21살의 나이에 발표한 첫 작품이다.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궁핍한 현실을 고발하고 현실을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작품은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으로 고선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희곡 ‘산허구리’는 10월 7일부터 3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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