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화혁명시대 국가전략을 말한다”
“한국은 이야기가 중시되는 감성사회로 가고 있다.”- 글로벌 문화 포럼 2007 서울

지난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2일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관광부(장관: 김명곤)와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해『글로벌 문화포럼 2007 서울』이 열렸다. ‘글로벌 컨버전스 시대의 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포럼은 롤프 옌센, 티모시 맥 등 세계적인 미래학자와, 데이비드 트로스비, 올리버 베네트 등 저명한 문화정책 전문가 및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 각국 정부의 문화정책 정부 고위 책임자들이 참석해 새로운 시대의 화두인 글로벌 컨버전스와 이로 인한 미래의 문화환경 변화에 대해 논의 하고 이에 부합하는 문화정책 방향에 관하여 토론하였다.
이날 포럼에서 국내외 석학들은 글로벌 컨버전스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변화는 문화정책환경을 근본적으로 변경시키는 동인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와 같은 환경변화 속에 문화정책의 초점을 문화의 다양성 확보와 세계화 속에 폐쇄적인 자국중심의 문화정체성이 아닌 새로운 의미의 열린 문화정체성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으며, 문화가 새로운 시대 경제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본 포럼을 통해 21세기 국가발전의 핵심동력인 문화에 대한 국제적 담론 형성을 주도하고 국제적 협력 및 교류를 증진하며 나아가 컨버전스라는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문화정책비전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본 신문사는 이 포럼에서 화두에 오른 토론에 대해 연재하고자 한다. 그 두 번째로 롤프옌센의 기조강연을 살펴보겠다. 그는 3월 28일 ‘미래는 문화다: 경험경제로의 길’라는 기조강연에서 “현 정보사회는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넘어서 이야기(stories)와 문화 콘텐츠에 가치를 두는 사회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프 옌센 대표는 이어 “한국도 이제는 물질주의시대에서 탈 물질주의 시대로, 즉 경험경제, 꿈의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경험경제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diversity), 원형(roots), 진실성(Authenticity)이라고 보았다. 또한 “한국기업도 이제는 저가의 노동력이나 낮은 생산비용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탈물질주의 시대에는 이제 GDP와 같은 물질척도가 아닌 일반행복지수(General Happiness Index: GHI)로 국가의 질을 측정해야 한다면서 한국정부는 공식적으로 GHI를 도입하여야 할 것”이라 조언하였다.

△ 원문

티모시 맥 - 세계미래회 회장

<제 1-1 주제 : 디지털 기술과 문화의 공존 -3>

문화를 통한 여행과 관광의 영향

전세계적인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요소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관광의 증가이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여행에 대한 인류의 가치관은 혁명적으로 변하였다. 한 때 파스칼은 인류가 태어난 곳에서 살기 싫어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회의적으로 말한 바 있지만 지금은 다르다. 예전의 인류가 극한의 환경 때문에 강제로 주거지를 떠났다면 현 인류는 환경에 굴복하기 보다는 잠시나마 환경을 바꾸어보려는 욕구가 있고 또한 바뀐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환경과 다른 곳의 사물, 경관, 관습, 문화에 관심이 있다. 이에 따라 점차 새로운 가치가 형성되었다. 즉, 낯섦이나 진귀한 것에 대한 것을 경험하고 감상하는 것이다. 예전에 인류가 여행을 두려워했다면 이제는 흥미를 가지고, 즐기는 것이다.

관광이 경제, 환경, 문화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반면, 이러한 영향에 대한 이해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관광에 대한 이론들조차 아직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다. 관광을 온갖 여러 가지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놀이문화의 형태, 제국주의, 낯선 이들과의 관계, 진정함에 대한 추구, 경제 발전의 결과, 이해와 세계 평화 증진을 위한 수단, 이데올로기와 공간의 개념을 허무는 포스트모더니즘적 현상 등등.

대부분의 관광은 여행사를 끼고, 호텔과 평준화된 숙식과 교통까지 포함한 패키지를 이용하는 대중관광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경우 여행객은 그들의 문화권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 관광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태관광(Ecotourism)의 경우, 그 정의를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시골, 문화 유적지, 자연, 탐험과 경험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친 빈곤 관광(Poverty Tourism * 여행 일정의 일부로써 빈곤한 지역을 방문하여 빈곤생활을 체험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 역자 주)의 경우에도 대중관광의 형태로 성장해오고 있다. 국제 생태관광 협회(The International Ecotourism Society)는 생태관광을 ‘주민의 안녕을 증진시키고 환경을 보전하는 자연에 대해 책임을 지는 관광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다른 눈에 띄는 관광 형태는 자주, 단기간을 이용하여,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여행하는 형태이다. 이 경우 거주지로부터 321.8km 내의 여행지를 이틀이나 사흘을 소요해 여행한다. 긴 여행 자체가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그들의 일상생활과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여행기간 동안 휴식과 안정을 찾는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녀, 그리고 부모를 동반해 여행을 나서고 있다.

현재 가장 큰, 그리고 앞으로 계속 증가가 기대되는 여행자 집단은 바로 노년층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여행객이 빠른 경제 성장에 힘입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유럽의 여행자 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결론

디지털 기술은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문화에 대해 파괴적으로, 혹은 건설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자명한 것은 분명 어느 쪽으로든 문화를 변화 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 새로운 경향, 새로운 능력, 새로운 관계, 새로운 정치적 네트워크와 동맹, 이 모든 것들이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경험하게 될 빠르게 변화하는 요소들이다. 점차 사라져가는 국경과 문화권을 대신해 뉴욕증권거리소, 전미 증권업협회(NASDAQ) 등이 인도, 도쿄, 런던의 증권 거래소 등과 합병하게 되어 소위 국제 증권 거래소들의 통합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견도 있다. 디지털 기술로 인해 힘입은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얼마나 새로운 것이 많은지에 대해 인류는 놀라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문화 변화의 역동성, 그로 인한 우리의 선택, 그리고 지도자들이 지키고 싶어하는 가치관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미래를 위해 내리는 결정들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종종 혁신, 그리고 상상을 통하여 발전하게 된다. 상상이라는 작업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전세계의 비즈니스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상황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란 종종 더디고, 현실과 동떨어지고, 시간이 해결해주는 작업으로 보일 수가 있다. 개방 시장시스템 혼자서는 이상적인 미래를 위한 충분한 설계와 형태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인류가 자유로운 소비 활동에도 부정적인 면은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있다. 즉, 사람들은 수입이 많아질수록 비교 수준을 상향조정하여 자신의 이력서에 더 많은 경험을 넣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교 기준이 높아지더라도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당첨 직후에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행복하더라도 9점 만점인 행복지수가 당첨 전 6.5에서 1년 후에는 6.8 정도로만 상승했다. 거꾸로 마비에 걸린 환자의 행복지수는 1년 후 6.5에서 6.0 정도로의 하락을 보여주었다.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수입이 생기면 훨씬 행복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행복지수에서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한 경제학자는 부와 경험, 성공의 한계 효용은 정점을 친 시점이 지나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과 기술이 병합하여 문화를 계속 변화시키면, 변화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만족을 느끼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점차 소비보다는 만족을 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더 많은 물건이나 돈 보다는 원하는 정도의 즐거움을 원하는 것이다. 문화의 움직임 속에는 물론 항상 서로 상충하는 것들이 있다. 예로, 지난 세기의 환경 단체인 ‘그린 무브먼트(Green movement)’는 고대 수행 덕목 중 하나인 ‘가능한 한 조금 소비하자’를 신조로 삼았지만 빈곤층의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해왔다. 개도국과 선진국을 망라해서 경제적 불평등과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려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이제 충분하다’라는 메시지는 허상일 뿐이다.

자 이제 우리는 기술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기술이 국가적, 세계적으로 문화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이해하였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변화를 이해하고 변화의 틀을 만들어나가는 능력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21세기의 도전과제는 점점 충돌해가는 문화들, 기술의 영향, 환경 보전에 대한 요구, 그리고 경제 성장을 어떻게 조화시켜나가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목표는 복잡한 영향 요소들을 파악하고 그것들이 새로운 미래를 형성해 나가는데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알아내고 이해하는 것이다.

편집부 / 김유리기자 yuri40021@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6월 22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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