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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무의 대형변화 - 기호학으로 춤 읽기 5

 

2.처용무의 통시적 구조
시간적 진행에 따른 의미변화 구조에 대한 고찰은 처용무의 대형의 변화에 따른 의미전환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앞서 이야기하였다시피 처용무에서의 의미의 전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대형구조의 변화에 있다고 생각되므로 주된 의미구조를 밝히는데 용이하리라 사료된다. 편이상 처용무에서의 청, 홍, 황, 흑, 백의 다섯 처용의 배치에서 오는 시각적 디자인을 대형이라 규정하자. 또한 여기서 우리는 음양오행적 원리에 의한 의미들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음양오행원리는 처용무 곳곳에 널려있는 기호들을 조직하는 주요 코드로 사용되고 있다. 반복하여 말하지만 작품 속에서 다섯 무용수들은 각자의 역할이 나누어져 처용의 역할, 또는 역신으로 분하여 서사의 전개를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일한 기호체로서 등장하여 무용수의 대형을 상생과 상극이라는 음양오행적 코드로 조작함으로써 서사의 전환을 끌어오고 있다. 즉, 처용무가 표현하고자하는 주제는 설화의 전개에 그 의미의 근간을 두고 있으나, 그 의미와 움직임 기표들을 결합시키는데 있어서는 음양오행적 코드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있으므로 처용무에 함축된 메타의미들을 밝히기 위해서는 음양오행적 코드에 의해 생성되는 의미들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의미 해석에 있어 태극에서 생성된 두 개의 대립되는 개념인 음양의 개념의 도입은 소쉬르가 현실체를 이원항으로 지각하고자 하는 방식과 일치하는 동양적 지각원리로 이해 할 수 있다.
대형의 구성을 순차적으로 나열해보면 일렬작대, 사방작대, 좌선회무, 오방작대, 우선회무, 퇴장의 순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물론 대형 변화의 중간 중간에 일렬작대가 들어가기는 하나 그것은 또 다른 대형을 만들기 위한 준비대열로 이해하기로 하고 의미의 전환 부분에서는 간소화하여 대비되는 대형의 변화만을 언급하도록 하겠다. 일렬작대는 공시적 구조에서 밝힌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의들을 담고 있다. 또 일렬작대에서 각 다섯 처용의 관계는 서로 간의 양의 관계를 이룸으로써 전체 무리의 상생관계 의미를 지향한다. 즉, 양의 개념으로서 역신이라는 음의 개념을 물리치자는 주술적인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사방작대에서는 황을 중심으로 정방형의 디자인을 보여줌으로써 폐쇄적이고 단결된 이미지로서의 의미를 제공한다. 또한 다섯 처용의 관계는 각기 대면하고 있는 처용과 상극의 관계를 유지하고 대무함으로써 대립과 갈등의 양상을 드러낸다. 사방작대는 이로써 처용과 역신의 대치상황이라는 기의를 내포하고 있는 기호로 존재하게 된다. 이어지는 좌선회무는 좌측으로 회무하며 원형적 디자인을 유지함으로써 사각구도에서의 대치상황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제공한다. 회전이 제공하는 시각적 이미지는, 실행되는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어진 상황을 극으로 몰아가 역동성을 부여하며, 급진과 과격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좌측이라는 방향성 역시 갈등구조의 의미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좌측으로의 회무에 대한 연구견해를 살펴보면 기존의 우리나라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의 경우 대부분 우측으로의 회전이 통상적인데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돌았다는 파격만으로도 충분히 불안정과 갈등상태를 잘 표방하고 있다 하였다. 또한 처용들 간의 관계 역시 백과 흑을 제외한 나머지들의 상극관계를 유지시킴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오방작대는 다시 사각구도인 다이아몬드형으로 전환하는 구도로 앞서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의미와 더불어 각각의 처용을 상생관계로 배치시킴으로써 극에 달하던 대립구도를 이완시키고 있다. 앞서 행하여졌던 사방작대와는 동일하게 사각구도를 하고 있음에도 처용 간의 상생구조를 이룸으로써 의미의 대전환이 일어나는데, 이로써 조화와 내적인 결속, 화합을 도모하고자하는 기호로써의 함축적 의미를 생성해 낸다. 우선회무는 우측으로 회무하며 원형적 디자인을 유지함으로써 오방작대에 의해 생성된 상생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역시 회전이 제공하는 상승효과로 상생구도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으며, 오른쪽이라는 방향성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처용은 처음의 일렬작대로 서서 무대를 태극형태로 가로지르며 퇴장하는데 태극이 지니고 있는 조화라는 의미와 더불어 처용의 상생배열은 모든 갈등이 해소되었다는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대각선으로 무대를 질러나가는 것은 신속하면서도 가장 폭넓게 무대를 훑고 지나갈 수 있는 경제적인 동선이며 액을 말끔히 쓸어내 버리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결과들을 종합하여 보면 처용무가 지니는 의미구조는 음양오행원리가 제공하는 태극, 음/양과 상극/상생이라는 의미코드와 좌측과 우측이라는 방향성과 회전이 제공하는 의미코드, 직선과 사각형/원형이라는 상징기호들이 제공하는 의미코드에 의해 처용무의 많은 기호들과 함축적 의미들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생구조에서 상극구조, 다시 상생구조로 가는, 처용과 역신의 갈등이 궁극적인 화합으로 전개되는 변증법적 의미전개의 발전구조를 보여준다.


이지선(서경대 강사)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1월 11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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