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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원형중심에 광대가 있다 -6

 

광대를 아십니까
장재백 명창 무덤은 있는가②


광대들은 죽어도 무덤을 만들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대한 어떤 규정이 별도로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제도적 면에서 기본적으로 토지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분 제도가 유지된 조선시대까지도 공․사의 노비들이나 악공, 기생, 무당, 각종 장인(匠人)들은 제도적으로 토지를 소유할 수 없었다. 광대는 이중 악공과 같은 부류이기에 역시 토지를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송흥록도 살아서는 가왕(歌王)으로 일컬어졌고, 사후에도 그의 소리가 동생인 송광록, 송광록의 아들 송우룡, 송우룡의 아들인 근대 5명창의 하나인 송만갑, 송만갑의 아들 송기덕에까지 이어졌지만, 그의 무덤은 없다. 판소리 전성 시절 전기 8명창이니, 후기 8명창이니 하는 그 유명했던 명창들도 오늘날 어디에도 그들의 무덤은 없다.
조선시대 말까지 제도적인 면에서 기본적으로 토지를 가질 수 없었던 이들 광대를 비롯한 천민들은, 죽어도 무덤을 가질 수 없는 것은 물론 막상 죽음에 이르러서는 죽음 그 자체도 한동안 숨겨야 했을 것이다. 그들의 장례는 아무도 몰래 땅에 묻는 암장(暗葬)이기에 그들의 죽음이 알려지면 근처의 산주인들이 자기들의 땅에 그 시신이 묻힐까 하여 더욱 삼엄한 감시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광대보다도 더 비참한 장례 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집단도 있었다. 떠돌이 예인 집단인 사당패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강에다 시신을 넣는 천장(川葬)을 했다. 오늘날 경기도 안성의 전설적인 사당이었던 바우덕이의 무덤이 안성 청룡사 근처에 만들어져 있지만, 이것은 근래에 만든 것으로 사실은 그녀의 시신은 그 무덤 바로 앞에 있는 하천에 넣어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사당패의 천장보다 광대를 비롯한 천민들의 암장이 더 절망적으로 여겨진다. 사당패의 천장은 그래도 불교적 차원에서 강물에 넣어진 시신의 영혼이 부처의 나라인 ‘바다’로 간다는 한가닥 염원이라도 가질 수 있었지만, 이들의 암장은 죽음과 함께 그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판소리 명창 장재백은 고종 황제 부부에게 광대도 무덤을 가질 수 있게 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고종은 그의 소원을 들어 이제는 광대들도 무덤을 가질 수 있게 하라고 했다 한다. 고종은 1897년 황제가 되었고, 장재백은 1907년에 죽었으므로 이것은 사실상 1894년 갑오경장으로 신분 제도가 철폐되어 광대들도 광대 신분에서 벗어난 이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당시로는 사실상 광대들도 얼마든지 토지를 가질 수 있어 그에 따라 무덤도 가질 수 있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사실이 그러했더라도 당분간은 광대들이 무덤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장자백은, ‘광대들이 양반들의 시비로 사후에 시체를 묻되 봉을 지을 수 없고 평장을 해야 한다’(남원지)고 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이제 광대들도 무덤을 가질 수 있었으나 실제적 관례는 이것이 아직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광대들도 무덤을 갖게 해 달라고 고종에게 호소했다는 이야기가 장재백 명창과 관련되어 성립되었을까? 그것은 1907년 그가 죽었을 때, 광대들은 무덤을 가질 수 없다는 당시 일반인들의 통념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무덤을 가졌기 때문에 그랬을 수 있다. 그러면 장재백 명창의 무덤은 있는가? 장재백 명창의 무덤은 있다. 남원의 판소리 연구가 김용근씨(45세)가 오랜 노력 끝에 장재백 명창의 호적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후손들을 찾아서 남원에 있는 그의 무덤을 찾아냈다. 오늘날 남아 있는 이 장재백 명창의 무덤은 아마도 전통 사회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광대의 무덤이 아닌가 한다.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6년 12월 6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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