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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포커스] '오픈런', 공연의 독인가? 꿀인가?
196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 막을 올린 뮤지컬 ‘판타스틱’은 42년간 한 극장에서 1만7162번 공연돼 기네스북에 ‘단일 극장 최장 공연’으로 기록됐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22년째, ‘오페라의 유령’은 21년째 쉬지 않고 매일 밤 막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엄청나게 긴 '오픈런'이 가능한 이유는 계속해서 티켓이 팔려 나가기 때문이다. 좋은 공연이니 관객이 계속 오고, 관객이 계속 오니 상영이 지속되는 것이다.
'오픈런'이란 종영일을 따로 정하지 않고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공연 기간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일반 공연과 다른 점은 단순히 오래 상연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시장의 수요에 따라 상연 기간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뮤지컬 무대에도 이러한 '오픈런' 바람이 일고 있다. ‘난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사랑을 비를 타고’, ‘뮤직 인 마이하트’, ‘루나틱’,  ‘점프’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유행처럼 퍼지는 '오픈런' 공연 열풍에 제작사 측에서는 새 공연을 수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오픈런'으로 벌이고 보는 경향이 있다. 관객들이 '오픈런'이라 하면 무조건 공연이 잘 돼서 장기 상연하는 것이라 판단해 매표수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얄팍한 상술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뮤지컬 공연 문화 자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지금 겁 없이 '오픈런' 공연을 남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흥행이 될 때 장기 공연하는 것도 '오픈런'이지만, 흥행이 안 되면 공연을 끝내는 것도 '오픈런'인 것이다. 실제로 무술을 비롯해 국악, 비보이, 뮤지컬 등을 혼합해 만든 한 창작 공연의 경우 지난 5월 초연하면서부터 ‘오픈런’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객석 점유에 실패한 이 공연은 이달 말에 막을 내린다. 검증받지 못한 공연에 '오픈런'은 독이 되었던 것이다.  
'오픈런'은 뮤지컬 공연이 활성화된 해외에서 시장적 시스템이 한층 강화됨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 제작에 있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점을 잘 살리면 공연시장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만 준비 과정도 없이 무조건 '오픈런'으로 시작한다면 그처럼 위험한 것도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정해진 공연 기간을 가진 다음 적절한 휴지기를 가지면서 작품의 질과 흥행성을 검증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오픈런'을 독이 아닌 달콤한 꿀로 바꿀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편집부/신모아 ilovernb@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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