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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소 칼럼] 이상 - 불안은 소통의 날개를 원했다

 

거울 앞에 내가 섰다. 난 나를 볼 수 있는가. 거울에 서럽게 비쳐진 외피로써의 나와 대면한다. 맞다. 내 눈과 코가 저렇게 생겼었다. 저 옷을 입은 나는 저랬었다. 그렇다면 내 내부는. 무의식의 나를 만지작거려 본다. 보이지 않는다. 대충의 촉감으로 어렴풋하게 규정해볼 뿐이다. 넌 이렇게 생겼구나.

지금 내 앞에 보이는 이는 나를 규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냥 그렇게 듣고만 있다.
아무리 어루만지고 들여다봐도 쉽지 않은 일이 저 이 에게는 그렇게 쉬운 일이었던가. 내가 아는 나와 저 사람에게 알려진 나의 간극에서 아득한 멀미가 난다.

무의식과 의식 속에서 분열되어 있는 나, 사회가 원했던 나와 내가 원하는 나에 대한 갈등, 소통의 부재와 단절은 이상 문학의 저변을 형성한다. 그의 작품이 모던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시대정신이나, 담론적인 소재를 넘어선 실존하는 불안한 개인으로서의 나가 존재하며, 이러한 대상은 곧 현대인의 초상이기도 하다. 그러하여 이상의 작품은 개인적이며 쓸쓸하다. 그의 작품 날개를 보자. 날개의 주인공은 정체성에 혼돈을 느끼며, 사회적 규정의 억압을 거부하며 자신을 은폐하고 방관한 채 살아간다. 세상과 관계로부터 독립하여 철저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추구하지만 그는 무능력한 박제된 천재로 여인 연심에게 귀속되어 있다. 돈과 여인과의 사랑으로부터 무관심하게 독립되어 보이지만 본질은 독립이 아닌 고립이며, 화자는 누구보다도 돈과 여인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여인이 자신에게 건 낸 것이 아날린임을 알고 사회와 관계의 허상을 느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날개에 빗대어진 욕망은 사회 속으로 편입되어 소통하기를 원한다. 날개는 새로운 이상인 동시에 새로운 현실이며 독립된 나이면서도 사회적인 나를 상징하는 것이다. 날개에 드러나는 의식의 나는 달관한 듯, 무관심 한 듯하지만 무의식의 나는 뜨거운 욕망으로의 회귀를 원하고 있다. 비단 그것이 소설 속 주인공뿐이겠는가. 우리 모두는 원한다. 의식의 나와 너의 외피를 벗어던지고 무의식의 나와 너로 만나 끈끈하게 뒤엉켜 존재의 이유를 확인하기를... 우리가 사이좋은 사람들이라는 울타리에서 관음증과 노출증의 환자들이 되어 방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외롭다. 우리는 쓸쓸하다. 날개를 단다. 우리를 위하여 ...


글 · 김 미소 · 키네틱국악그룹 옌 연출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4월 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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