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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바드로의 ‘그녀에게’를 뒤척거리며
영화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필연적으로 섹슈얼한 이미지들을 주로 차용하는 페드로 알모바드로 감독에게 서정적인 서사구조를 띈 첫 영화라 할 수 있는 ‘그녀에게’는 타임지 선정 2002최고의 영화로 뽑히기도 했다.
페드로 알모바드로의 ‘그녀에게’는 서로의 상처 때문에 만남이 더 애틋했던 마르코와 리디아,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발레리나를 무모 하리 만치 헌신적으로 4년이나 돌보는 베니그노 와 알리샤, 이 두 커플의 사랑이야기다.
신파와 보편성, 작위적인 결말들을 예견하게 되는 이 플롯들은 그러나 통속적이면서 결코 통속성에 지배되지 않는 아주 독특한 멜로드라마다. 이 두 커플의 보이지 않는 인물들 간의 관계 고리는 결코 간단치 않다.
리디와와 마르코는 서로 사랑했지만 마르코의 기억 속에는 10년 동안 사랑했던 한자가 있었다. 리디아는 마르코에게 그 여자의 자리를 잊으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과거 애인과의 관계를 말끔히 청산하지 않는다.
리디아는 투우 경기 중 의 사고로 식물인간 되고 마르코는 리디아의 곁을 지키면서 그녀가 식물인간이 되기 전보다 더 축소되어있다. 이미 리디아의 곁에는 그녀를 지키겠다고 돌아온 리디아의 전 애인이 함께하고 있었다.
한편 마르코와 극렬하게 대비되는 또 다른 한 커플 베니그노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새로운 국면으로 몰아간다. 알리샤 또한 식물인간으로 나오고 베니그노 그녀의 곁을 간호하면서 행복해 한다.
베니그노는 자신의 어머니를 15년 간 간호했었고 지금은 알리샤를 4년 동안 간호하고 있다. 이러한 베니그노의 의식세계를 들여다보면, 늘 일방향적인 상황이 여성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이며 수단이었다.
‘그녀에게’의 수동적이거나 피동적인 두 가지 모습의 여성은 그 시작과 결말에서 극적인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을 당혹케 한다. 투우사였던 리디아의 역동성은 그녀의 죽음으로 귀결되고 코마상태였던 알리샤는 다시 춤을 춘다. 이 기막힌 이야기 구조의 알레그로는 운명으로 묶여 있다.
이 영화의 열린 결말은 멜로드라마의 통속성을 깨트리고 인간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에 대한, 사랑 없이 살 수 없고 사랑으로 연명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단 한 순간의 앞일이 예상되지 않는 인간의 삶에서 여전히 인간을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사랑 밖에 없다고 느끼게 만든 영화이다.
흔히 멜로드라마에서 빠지기 쉬운 감정의 자가당착이나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페드로 알모바드로 감독만의 독특한 플롯을 풀어냈다.
무용극 까페 뮐러, 흑백무성영화나 피나바우쉬의 작품 등 영상 그 자체의 힘만이 아니고 다양한 장르 끌어들여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감정들을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화법으로 풀어냈다. 또한 영화 내내 몽환적이고 아련한 분위기의 색감이 4주인공들의 사랑을 더욱더 아련하게 느끼도록 했다.


양원 likemagnolia@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6년 12월 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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