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 현북면 홍성욱 농가 내외_최태은 기자

 양양군 현북면의 홍성욱 농가가 산채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홍성욱 농가는 ‘양양설악산그린푸드산채사업단’의 일원이다. ‘양양설악산그린푸드산채사업단’은 양양군의 산채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으로 선정돼 결성했다. 양양군은 산채 개발을 위해 오는 2017년까지 국비를 포함해 총 30억 원을 투자한다. ‘양양설악산그린푸드산채사업단’은 현재 산채 가공식품 개발, 아카데미 교육, 홍보 및 유통활성화, 가공제품 생산시설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양군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산채 농사를 짓는 농가가 적었다. 대부분의 농가들은 산채 대신 콩, 조, 수수 등의 농사를 지었다. 양양군은 산채가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새로운 작물을 시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양양군 현북면의 홍성욱 농가는 달랐다. 홍성욱 농가는 “처음 산채를 시작할 때만 해도 마을에 산채 농사를 짓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어떻게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일을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일까. 홍성욱 농가를 만나보았다.  

홍성욱 농가는 올해로 10년째 산채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산채 농사를 시작하면서 매일같이 주변 농가에게 산채 농사를 권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지만 그의 끈질긴 노력 끝에 그가 사는 마을에도 산채 농사를 짓는 농가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농가가 산채 농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는 “농사를 짓는 분들은 대게 노인이다. 몸이 불편하고 운전도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새롭게 판로를 개척해야한다는 두려움도 크고 어릴 때부터 해오던 농사를 다른 작물로 전향하는 것을 낯설어 한다”고 말했다.

홍성욱 농가는 산채 농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산채는 쌀, 보리, 수수 보다 농사 짓기가 더욱 힘들다. 하지만 소득은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힘든 만큼의 보람이 있다. 산채 농사를 시작한 농가들은 지금도 꾸준히 산채를 하고 있다. 산채는 앞으로도 더 나아갈 수 있는 분야다”라고 말했다.

▲홍성욱 농가 누룩치 꽃_최태은 기자

그는 소규모로 산채 농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2천 평 규모의 산채 농사를 짓고 있다. 누룩치, 취나물, 곰취, 산마늘 등 재배하는 산채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에게 산채 농사의 힘든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홍성욱 농가는 “산채마다 재배법이 다르다. 한 번 씨를 뿌리면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산채도 있고 농사법이 굉장히 까다로운 산채도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누룩치다. 누룩치는 햇볕도 정확해야하고 습도도 맞아야한다. 조금만 틀려도 모두 죽는다. 다른 산채들은 한 번 씨를 뿌리면 10년 동안 계속 키울 수 있는데 누룩치는 아니다. 3년만 되면 죽어서 매년 새로 심고 있다”며 “산채 농가 중에서 누룩치를 하는 농가는 거의 없다. 그만큼 고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고된 일인데 왜 그는 누룩치를 고집하는 것일까, 그에게 물었다. 그는 “누룩치는 소화기 계통에 매우 좋은 음식이다. 누룩치의 효능은 동의보감에도 실려있다. 누룩치는 고되긴 해도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작물이다. 다른 산채에 비해 더 좋은 수입을 얻는다”고 말했다.

홍성욱 농가는 “누룩치는 어디서 자라느냐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오대산에서 자라는 누룩치는 잎이 잘고 수량이 적다. 그래서 나는 울릉도에서 자라는 누룩치를 심는다”고 말했다. 그가 산채 농사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산채 비법을 공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듯 보였다. 산채 농사를 시작할 때도 그랬고, 누룩치 농사를 할 때도 그랬다. 그는 ‘실패하는 게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농사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 성공할 때가 있으면 실패할 때도 있는 법이다”며 너털스럽게 웃었다. 그의 웃음이 있기에 홍성욱 농가가 만들어내는 산채가 더욱 기대가 됐다. 

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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