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약초 김돈성 대표_최태은 기자

강원도 양양군이 농약을 치지 않은 깨끗한 산채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양양설악산그린푸드산채사업단’이 향토제품대전에서 프로슈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프로슈머 부문은 소비자들이 뽑은 제품에게 주는 상이다. ‘양양설악산그린푸드산채사업단’은 농약을 치지 않는 깨끗한 산채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양양군의 산채가 농약을 치지 않게 된 데는 기후적인 영향이 크다. 양양군은 설악산과 점봉산을 끼고 있으며 동해안을 마주보고 있다. 지리적 영향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양양군은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산채가 한참 자라는 4월에서 5월 다른 지역에 비해 벌레가 많이 생기지 않는다. 양양군에서 깨끗한 산채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산골약초’ 김돈성 대표를 만나보았다.

김돈성 대표는 50년이 넘게 농사일을 해오면서 굳건한 신념을 지켜온 듯 보였다. 그는 “아무리 기후가 좋아도 벌레가 없을 수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돈성 대표는 오로지 사람을 위해 산채 농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산채는 분명 건강에 좋은 음식이다. 하지만 온갖 비료와 농약을 치면서 키우는 산채는 그렇지 않다”며 “나는 사람을 위해 농약을 치지 않고 산채를 기른다”고 말했다.

무농약으로 짓는 산채 농사는 유독 힘들다.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아기 돌보듯 산채를 돌봐주어야 한다. 그는 산채가 자라나는 시즌이면 잠자고 밥 먹는 시간 외에는 하루 종일 밭에서 일과를 보내곤 한다.

▲산골약초 김돈성 대표_최태은 기자

김돈성 대표는 “산채는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름에 비가 잘 와도 봄 날씨가 나쁘면 그 해 농사는 망하기도 한다. 비가 너무 많이 와도 안 되고 비가 너무 적게 와도 안 된다”며 산채 농사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양양군은 지역 특성상 작은 농지들이 분산돼있다. 면적 특성상 산채 농사도 소량생산으로 진행된다. 넓은 면적에서 대량생산을 하는 지역은 기계를 이용해 손쉽게 농사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양군은 일일이 손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좁은 면적임에도 다양하게 분포돼있다보니 타 지역보다 일손은 2배, 3배 이상 필요하다. 그렇다고 일꾼을 쓸 수 있냐, 그것도 아니다. 농사를 도와줄 사람이 없을뿐더러 일꾼을 고용할 자금적인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힘들다고 해서 농사를 포기 할 생각은 없다. 힘들다고 안 하면 누가 농사를 하겠느냐. 요즘 사람들은 조금 편해지기 위해 농약을 뿌리고 온갖 비료를 사용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산채 농사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농사를 접고 노후를 즐겨야 할 나이에 무엇이 그를 힘차게 만드는 것일까. 그에게 농사를 하면서 좋았던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김돈성 대표는 “농사는 분명 힘들다. 하지만 즐겁다. 씨앗을 심고 나면 하루가 다르게 산채가 자란다. 그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며 인터뷰 이래 가장 행복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는 “내가 농사를 짓고, 내가 열심히 만든 산채를 누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것만큼 보람 찬 일은 없다”고 대답했다.

김돈성 대표는 오늘도 바쁘게 일한다. 더욱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 방법을 선택해도 아무도 그에게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더 깨끗하고 더 맛좋은 산채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바쁜 일상을 멈추지 않는다.
 

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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