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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 Art]뮤지컬 안무에 후렴이 있다면?

 

뮤지컬 안무에서 주요동작은 작품의 이미지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서 허리를 숙이고 고양이와 같은 스텝을 밟는 것이라든지(이 때 손가락으로 ‘딱’소리를 내며 제스처를 취한다), ‘싱잉인더레인’에서 비를 맞으며 추는 탭댄스는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최근 피겨스타 김연아의 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박쥐’ 안무 중 귀에 손을 갖다 댄 후 투스텝을 밟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왈츠를 추는 것도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창작뮤지컬에서는 안타깝게도 기억에 남는 안무가 많지 않다. 있다 하더라도 극과의 연계성이 떨어져 작품에 걸맞은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안무에 주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춤에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무용적 관점이 아니다. 춤에 통일감을 주는 주요동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시와 음악에는 후렴이 있다. 물론 안무에도 작품의 후렴이 되는 주요동작들이 있다. 많은 안무가들이 처음 안무를 할 때 주요동작을 먼저 고민하는 이유는 적절한 반복을 이루는 춤이 그 작품의 지배적 인상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뮤지컬을 보고 난 후 멜로디가 기억에 남는 것과 같다. 대중가요에서도 몇 소절을 두 번 이상 사용하거나 클라이맥스로 설정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곡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안무가로 꼽히는 ‘밥 파시’의 안무를 보면 반복의 중요성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다. ‘밥 파시’의 안무는 대체적으로 기본 동작이 주를 이룬다. 그 안에서 변형이 일어나며 이내 다시 기본동작으로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그의 안무는 움직임의 범위가 적고, 끊어지는 동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그는 반복되는 동작을 더욱 눈에 띄게 하기 위해 포인트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검은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골반을 튕기는 춤이 주요 동작이라면 흰 장갑을 낀 손이 어김없이 골반에 올려져 있다. 이는 동작의 범위를 극대화 시키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그것은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주요동작의 특징을 보면 누구나 ‘밥 파시’의 안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거기다 더해진 포인트는 작품의 지배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작품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아메리카’라는 곡에 맞춰 추는 안무도 반복적인 동작을 사용한다. 바로 가사 속에서 ‘아메리카’라는 각운에 맞춰 발을 힘껏 구르는 춤이다. 반복적인 리듬과 반복적인 가사, 그리고 반복적인 춤으로 탄탄하게 구성된 ‘아메리카’는 오래도록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창작뮤지컬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무에 있어서도 점점 더 세련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작품 = 이미지’의 공식은 배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배우는 매번 같을 수는 없다. 이제는 작품만의 고정화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창작뮤지컬은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숙제가 남아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바로 관객들이 멜로디를 기억하듯 움직임과 이미지를 기억할 수 있는 작품의 구성력 아닐까?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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