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3.2 화 19:17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기획특집]무용의 산업화가 공연산업의 경쟁력이다

 

최근 공연예술의 산업화가 급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뮤지컬 장르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년에 쏟아지는 작품이 이미 영화보다 앞선 뮤지컬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빠르게 성장궤도에 올랐다.

현재 뮤지컬은 공연 산업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거품론과 위기론이라는 거시적 담론이 형성될 만큼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뮤지컬의 성장이 적절한 수순을 이탈하고 덩치 불리기에만 치우쳤던 것이 아닌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뮤지컬 공연 중 가장 돋보이는 장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넌버벌 퍼포먼스다. 1997년부터 시작한 뮤지컬 ‘난타’와 2002년에 출발한 ‘점프’는 현재 한국의 관광 상품이 될 정도로 안정적인 장기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점프’의 경우는 한국을 넘어 브로드웨이에 전용극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그 위치도 대단하다.

또 올해 8월, 세계인들이 모두 모인 에든버러 축제에서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와 ‘스핀 오디세이’가 최고 점수인 5개의 별점을 받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제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는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런데 넌버벌 퍼포먼스는 극을 몸의 움직임으로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무용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낸 무용 작품을 꼽자면 그것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다. 근육질의 남자 백조가 등장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현대적인 춤으로 새롭게 각색하여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2년 째 전 세계를 투어하고 있는 매튜 본의 뉴어드밴처스무용단은 올해도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매진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이제는 누구나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가 댄스 뮤지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댄스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넌버벌 퍼포먼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라는 것도 쉽게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장르는 각 국의 사람들에게 언어라는 장벽을 허물고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례를 통해 댄스와 뮤지컬의 결합은 가히 폭발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에 대해 가늠해 보게 한다.

그러나 분명 댄스 뮤지컬과 넌버벌 퍼포먼스의 차이점은 있다. 그것은 움직임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었느냐와 쇼를 만들었느냐의 차이다.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뮤지컬은 볼거리와 예술적 감흥을 결합한 무게 있는 극에 대한 필요성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소리 없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무용공연의 행보가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무용의 산업화가 이루어진다면 거대한 공연산업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자못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왜 무용의 산업화가 중요한 화두인가? 그것은 같은 선상에 선 무용과 뮤지컬이 한국의 공연산업을 더욱 강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부터 예술이 산업화 된다는 것 자체에 모순이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이런 논쟁을 안고 출발한 ‘예술경영학’이라는 학문도 이제는 여러 대학의 인기 학과로 부상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술의 순수성이라는 보수적인 논리도 이제는 통하기 어려운 시대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띄게 흥행에 성공한 무용 공연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지난 7월 발레리나 강수진이 예술 감독으로 데뷔한 ‘2007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이다. 이 공연은 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온라인 신문 등 50여개의 매체에서 다뤄졌으며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 결과 7월 25, 26, 27일에는 총 1,103석 중 89.21%, 93.20%, 93.38%의 점유율을 보였고, 28일에는 총 616석이 모두 매진되었다. 30일은 총 1,444석 중 94.67%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5일 평균 객석 점유율 94%라는 상당한 수치다.  

또 8월 16일부터 30일까지 있었던 ‘광주국제공연예술제’는 18개의 공연에 15,012명이 관람하고 76.9%의 객석 점유율이 집계되었다. 그 중 1,712석의 대극장에서 펼쳐진 무용공연은 안은미 컴퍼니가 1,693명, 모스크바 국립 그젤 무용단이 1,340명, 창작발레 ‘춘향’이 1,563명, 임지형현대무용단&청호현대무용단이 1,084명이 관람하였다.
총 7개의 무용공연 관람객의 합계는 8,358명이며, 유효좌석 수 11,984석 중 약 80%의 객석 점유율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공연산업에서 객석 점유율 80%는 작품 흥행이 성공적이라는 결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앞서 밝힌 무용공연의 성공은 무용의 산업화 가능성에 긍정적 메시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저 순수무용으로서의 산업화는 위험하다. 산업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중성을 지녀야 함이 부득이한 것이다.

사실 국내 무용의 대중적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12월 안무가 이정희 씨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호두까기 인형’에 비보이들의 춤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8월 유니버설발레단에서는 한국 최초의 발레 뮤지컬 ‘심청’을 초연한 바 있다. 이러한 무용계의 시도는 대중예술이 되기 위한 좋은 예이다. 그러나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스펙터클함과 타 장르와의 자연스런 결합에 대해서는 더욱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뮤지컬은 무용이 가진 정확한 테크닉과 간결한 동선, 움직임이 가진 의미에 대해 눈여겨봐야 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경우 저명한 작곡가에 버금가는 우수한 안무가들이 함께 작업함으로써 대작을 만들어낸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뮤지컬의 거품론은 기초예술의 도입을 통해 보강될 수 있다.

무용의 산업화는 공연산업의 필수요소다. 서로 다른 장르의 결합은 예술의 순수성을 해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발전인 것이다. 이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서울국제무용축제(SIDance)’가 기다리고 있다. 이 두 행사에 속한 무용작품의 결과가 과연 무용공연 산업화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해 볼만 하다.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